얼마 전 세차장 이용을 위해 2천 원을 500원 동전으로 바꾸면서 예전의 나의 모습과 엄마의 모습이 떠올랐다.
어릴 적 엄마는 시골에 조그마한 미용실 원장이셨다. 원장이자 직원인 1인 미용사였다.
내가 떠오른 엄마의 모습은 항상 미용 앞치마를 두르고, 아주머니들의 머리를 파마하는 모습이 선명하다.
초등학교가 끝나고 학원 가기 전 미용실에 들러, 손님분들에게 씩씩하게‘ 안녕하세요, 다녀왔습니다.’라고 말하며 엄마한테는 ‘엄마, 나 500원만 아이스크림 사 먹으려고, 오락실 갔다가 학원 갈게’라고 했다.
손님이 많은 날이면 목소리는 더욱 씩씩해졌다. 그래야 엄마가 500원을 더 쉽게 줄 것 같았다.
그 500원을 가지고 문방구 앞에 앉아 300원짜리 불량식품을 먹고, 100원은 뽑기하고, 100원은 오락실에서 게임을 했다.
얼마 전, 퇴근 후 미용실 원장님과 통화하는데 옆에서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 5 00원, 500원 하던 놈이 지금 몇 살이라고?’ ‘결혼하고 아이도 있다고? 아따 시간 빠르네잉’이라는 정겨운 소리가 들렸다.
미용실 단골손님의 목소리였다. 20여 년이 훌쩍 지났지만, 손님은 여전히 엄마의 미용실에 다니셨고, 여전히 미용실 집 아들내미를 기억하고 계셨다.
아직 엄마는 시골의 미용실 원장이다.
하루라도 찾아오는 손님이 헛걸음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지금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같은 자리를 지키고 계신다. 내 마음속에는 아직 500원을 주시는 엄마의 모습이 선명한데 20여 년이 훌쩍 지난 엄마의 모습을 보면 괜스레 마음이 저릿하고 뭉클하다. 한동안, 자동차에 있는 500원을 보면 미용실에서 파마를 하던 손님의 모습과 앞치마를 두른 엄마의 모습이 함께 떠오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