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병·열경련’ 주의
사소한 증상도 방치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2,436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전년 대비 2배가량 많은 수치다. 온열질환은 장시간 더위에 노출돼 체온을 조절하는 중추신경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으로, 체온이 비정상적으로 올라 수분과 염분의 소실을 유발한다. 한의학적인 해석도 이와 비슷하다. 한의학에서는 온열질환을 더위로 인해 몸 안의 진액이 부족해져 생리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양서(陽暑)’의 일종으로 보고 있다.
온열질환 종류는 매우 다양한데, 이 중에서도 고온의 야외환경에서 육체노동을 이어가는 집배원은 ‘일사병’과 ‘열경련’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먼저 일사병은 땀을 많이 흘려 수분과 전해질이 부족해졌을 때 나타난다. 가장 일반적인 온열질환 사례로써, 불현듯 느껴지는 극심한 무력감과 피로가 특징이며 어지러움, 메스꺼움, 홍조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열경련의 경우 땀을 많이 흘렸을 때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는 증상이다. 여름철 고강도의 노동이나 운동을 할 때 주로 발생한다. 부족해진 수분과 염분이 허벅지, 어깨 등 근육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두 가지 질환 모두 증상이 사소해 보일지라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열사병으로 이어져 의식 저하와 사망까지 이를 수 있으므로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열 배출’과 ‘수분 공급’이 관건
이러한 증상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열을 체외로 배출하고 수분을 공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경미하더라도 관련 증상이 보이면 물이나 이온 음료를 마시며 냉방이 되는 실내나 그늘로 피신해 체온을 내리는 것이 필수적이다. 의식 저하가 나타나는 경우에는 바로 의료기관으로 이송해 치료받아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환자 증상에 따라 침 치료와 한약을 통해온열질환을 치료한다. 먼저 침 치료로 축적된 열을 발산하고 혈액순환이 원활해지도록 돕는다. 또한 진액을 보충하고 음기를 보하는 한약을 처방한다. 대표적인 처방인 ‘생맥산’은 인삼, 맥문동, 오미자 등을 함께 달여 차갑게 한 것으로 체온 상승, 기력 저하를 해결하는 데 좋은효과를 보인다.
또한 하루 권장 수분 섭취량인 1.5L~2L를 지키기 위해물을 지니고 다니며 탈수를 예방하는 것이 좋다. 챙이넓은 모자 등을 사용해 직사광선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것도 추천한다. 실제 양산 밑에서 직사광선을 피할경우 체감온도가 최대 7도까지 떨어진다는 실험 결과도있을 정도다. 온열질환은 예방만 철저해도 대부분의 위기를 모면할 수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집배원을 위해 탈수예방 및 냉감 용품을 지급하고, 여름철 집배·물류 종사원 안전 및 건강 특별관리기간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집배원들이 폭염 속 무리하지 않고 건강을 지켜나갔으면 하는 우정사업본부의 바람이 담겨있다.
온열질환 예방에 도움되는 음식
배 배는 무더운 여름 온열질환을 예방하는 최고의 과일로 손꼽힌다. 수분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당분과 비타민도 많아 기운을 차리는 데에도 좋기 때문이다. 한의학적으로도 배는 해열 및 피로 해소에 탁월한 음식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메밀 한의학적으로 찬 성질을 가진 식재료는 몸에 쌓인 열을 내려주는 데 도움을 준다. 메밀 내 루틴 성분은 원활한 혈액순환을 도와 피로감 해소에도 좋다. 하지만 찬 성질로 인해 과식할 경우, 배탈이 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김경훈(분당자생한방병원 병원장)
· 한방내과 전문의
· 동국대학교 대학원 한의학박사
· 척추신경추나의학회 교육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