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 없이 스며드는 건강한 맛, 밤
밤은 오랫동안 우리 식탁의 중요한 탄수화물 원이었고, 떡이나 찜, 조림 등 다양한 음식으로 활용되어 왔습니다. 식이섬유와 비타민 C, 칼륨이 풍부해 혈압 조절이나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밤은 혈당을 천천히 올리는 ‘서서히 흡수되는 탄수화물’이어서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게 돕고 에너지 대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식재료죠. 다만 쌀이나 밀가루, 설탕, 꿀 등 체내 흡수가 빠른 정제된 탄수화물과 함께 요리할 경우, 섭취 후 혈당을 빠르게 상승시킬 수 있어 혈당조절이 필요한 분들은 조리와 섭취 방식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밤은 수확 후 일정 기간 서늘하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보관해 후숙시켜야 더 달고 부드러워지는데, 혈당 조절이 필요한 분들에겐 수확 후 숙성 과정 없이 바로 조리해 먹는 것이 더 건강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식이섬유 또는 단백질이 풍부한 재료와 함께 조리하거나 건강한 지방을 더해 균형을 맞추는 방법도 좋아요.
밤후무스: 은은한 단맛의 고단백 건강식

밤후무스
이번에 소개할 두 가지 요리는 밤을 보다 건강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메뉴예요. 고소한 밤과 병아리콩, 신선한 올리브오일을 함께 갈아 만든 ‘밤후무스’, 그리고 부드러운 밤에 녹진한 버섯의 향을 더한 ‘밤&버섯크림수프’입니다.후무스(hummus)는 중동 지역에서 사랑받는 병아리콩 요리로, 삶은 병아리콩을 올리브오일, 타히니(참깨 페이스트), 레몬즙, 마늘 등과 곱게 갈아 만든 영양가 높은 요리예요. 이 기본 레시피에 삶은 밤을 더하면 자연스러운 단맛이 더해져, 소금 간을 줄여도 충분히 맛있는 후무스가 됩니다.
밤의 섬세한 풍미를 살리기 위해 마늘과 타히니는 생략하는 것을 추천드려요. 삶은 병아리콩과 밤을 부드럽게 갈아 올리브오일과 약간의 레몬즙, 소금만 더해도 충분히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낼 수 있어요.
이렇게 만든 밤후무스는 채소스틱이나 통밀 크래커와 함께 곁들이면 간식으로도, 통밀 사워도우(빵)에 발라 샌드위치로 활용하면 건강한 한 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습니다.아이들 간식이나 회복기 환자식으로도 활용할 수 있지요.
HOMEMADE RECIPE
밤후무스(2인분)
재료
삶은 밤 100g, 병아리콩 150g, 물 80g,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30g, 레몬즙 5g, 소금 1/2작은술, 통후추 간 것 약간, 토핑용 삶은 병아리콩과 삶은 밤 약간, 곁들임 사워도우 1조각
밑 준비
1. 병아리콩은 물에 잠기도록 하여 8시간 이상 냉장에서 불린다.
2. 압력솥에 병아리콩이 잠길 정도의 물과 약간의 소금을 넣고 뚜껑을 덮어 추가 돌기 전까지는 강불, 추가 돌기 시작하면 아주 약한 불로 9~10분 익힌다.
3. 밤은 껍질째로 찌거나 삶아서 충분히 익힌 후 살만 발라서 준비한다.
만들기
1. 믹서에 삶은 병아리콩과 삶은 밤, 물과 엑스트라버진올리브오일, 레몬즙, 소금을 넣고 곱게 간다.
2. 소금을 넣어 마무리 간을 맞춘 후 접시에 1.을 펴 바른다.
3. 토핑용으로 남겨둔 삶은 병아리콩과 삶은 밤을 올리고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통후추 간 것, 이탈리안 파슬리나 다진 쪽파 등을 뿌린다.
4. 사워도우 빵 1조각을 곁들여 낸다.
밤버섯크림수프: 재료 본연의 깊은 맛

밤버섯크림수프
가을에 제철을 맞이한 밤과 버섯은 함께 끓이기만 해도 깊고 부드러운 풍미를 자아냅니다. 버터나 밀가루 없이도 충분히 고소하고 진한 크림수프가 가능하다는 점도 이 레시피의 장점입니다.
조리 방법은 간단합니다.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에 버섯을 충분히 볶아 감칠맛을 끌어낸 뒤, 대파를 넣고 향을 더합니다. 그리고 삶은 밤과 물을 넣고 한소끔 끓여줍니다. 모든 재료가 충분히 무르면 핸드블렌더로 곱게 갈아 수프의 농도를 자연스럽게 맞춰주세요. 생크림을 넣어 한 번 더 끓여내면 부드럽고 고소한 수프가 완성됩니다.
생크림 대신 무가당 두유를 사용해도 좋아요. 특별한 조미료나 육수를 넣지 않아도, 정성스럽게 볶아낸 버섯에서 충분한 감칠맛이 우러나 깜짝 놀랄 정도의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HOMEMADE RECIPE
밤버섯크림수프(2인분)
재료
생밤 180g, 새송이버섯 30g, 느타리버섯 30g, 표고버섯 30g, 대파 흰대부분 20cm, 물 450g, 동물성 생크림 100ml(종이컵 반 컵),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2큰술,
소금 1/2~1작은술, 통후추 간 것 약간
만들기
1. 표고버섯은 4~6등분해서 썰고 새송이버섯도 표고버섯과 비슷한 크기로 썬다. 느타리버섯은 잘게 찢어 준비한다.
2. 생밤은 1/4로 썰고 대파 흰 부분은 길이로 반 갈라서 3cm 정도의 길이로 썬다.
3. 달군 냄비에 올리브오일과 3가지 버섯을 넣고 노릇하게 될 때까지 중강불에서 3분 정도 볶는다.
4. 3에 대파 흰 부분은 생밤을 넣어 대파의 향긋한 향이 올라올 때까지 중불로 1분 정도 볶는다.
5. 물을 부어 생밤이 무르게 익을 때까지 중약불로 5분 끓인다.
6. 5를 핸드블랜더로 곱게 갈아서 생크림을 넣고 한소끔 더 끓인 뒤 소금과 후추로 마무리 간을 맞춘다.
7. 그릇에 담아낸다.
Tip. 밤 맛있게 찌는 방법
밤은 미리 익혀두면 조리 시간이 단축되는데, 껍질 벗겨진 생율(생밤)을 사다가 전자레인지용 찜기에 담아 7~8분 조리하거나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삶아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껍질째 쪄먹는 밤 맛을 따라가긴 어렵죠. 저는 껍질째 밤을 찔 때 깨끗이 씻어 30분에서 1시간 정도 물에 담가 불려둡니다.
냄비에 찜발을 올려 밤을 넣고 김이 오른 후 20분 그리고 10분 정도 뜸 들였다가 바로 찬물에 담가서 10분 정도를 식힙니다. 이러면 껍질이 부드러워져서 속껍질까지 술술 잘 벗겨져요. 압력솥으로 찔 때는 추가 돌면 3~4분 정도만 중약불로 쪄낸 다음 자연스럽게 압력이 빠질 때까지 뜸을 들인 후 마찬가지로 찬물에 10분 정도 담가두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