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헛헛하고 식욕이 당기는 이유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오면 괜히 마음이 가라앉고 무기력함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 흔히 ‘가을을 탄다’고 표현하는 이 현상은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닌 과학적 근거가 있는 신체 변화다.
가을철 낮 시간이 짧아지고 일조량이 급격히 감소하면, 우리 뇌에서 기분을 조절하고 안정감을 주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분비가 줄어든다. 이와 함께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분비가 상대적으로 증가하면서 낮 동안에도 피로감과 정서적 침체가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일조량 변화에 따른 생체 리듬의 흔들림은 의학적으로 ‘계절성 우울감(SAD)’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흔히 가을을 ‘천고마비의 계절’이라 부르며 식욕이 폭발하는 것 역시 이와 깊은 관련이 있다. 우리 몸이 부족해진 세로토닌 수치를 빠르게 올리기 위해 고칼로리 탄수화물을 원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음식 탐닉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보약 같은 가을볕 쬐며 산책하기
“봄볕에 며느리 내보내고, 가을볕에 딸 내보낸다”라는 옛말이 있다. 자외선이 상대적으로 적은 가을볕은 오히려 몸에 이롭다. 피부가 자외선을 받으면 비타민 D가 생성되어 칼슘 흡수를 돕고 골다공증을 예방하며, 뇌가 햇볕을 인지하면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과 숙면을 돕는 멜라토닌이 적절히 분비되어 우울감과 피로 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그렇다면 이 보약 같은 가을볕, 어떻게 쬐어야 할까? 오전 11시 이전이나 오후 4시 이후, 하루 20~30분 정도 걷는 것이 가장 좋다. 잠깐 쬐는 것만으로는 비타민 D가 충분히 합성되지 않으므로, 짧게라도 매일 꾸준히 걷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 다만 한낮에는 가을이라도 자외선이 강할 수 있으니 얼굴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거나 모자로 가려주는 대비가 필요하다.
가을철 가라앉는 기분과 늘어나는 식욕도 알고 보면 이 가을볕 산책 한 번으로 세로토닌이 채워지며 함께 다스려진다. 가을의 스산함이 몸과 마음을 흔들 때, 잠시 밖으로 나가 따스한 햇살 아래 걸어보면 어떨까. 햇살을 품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충전할 수 있다.
가을을 지혜롭게 보내기 위한 방법

참조
“하늘이 높아졌다…가을철 ‘식욕 폭발’을 대비하라”, 사이언스타임즈, 2025. 9. 30.
‘딸 내보낸다’는 가을 햇볕, 정말 몸에 좋을까?, 헬스조선, 2025. 9. 14.해가 짧아질 때 찾아오는 우울감 ‘계절성 정동장애’를 아시나요?, 주간경향, 2025. 1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