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만인의 카바디
스스로 방어하고 팀을 위해 생존하라!
: 인도 전통놀이에서 유래한 4,000년 이상의 역사를 품은 운동
카바디는 인도 전통문화에서 가장 오래된 경기로 정확한 기원을 알 수는 없지만 4,0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것은 확실하다는 의견이 많다. 인도 고대의 옥외 경기 중 하나였던 카바디는 개인이나 집단이 공격을 받을 때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고안하여 발전시킨 것으로 인도의 대서사시 ‘마하바라타(Mahabharata)’의 각색본을 보면 판다바(Pandava) 왕위 계승자가 적진에 둘러싸여 있는 상황으로 카바디 경기를 설명하고 있다. 불교학적으로는 부처(Gautam Buddha)가 레크리에이션 활동을 위해 카바디를 했다는 주장이 있으며, 일반적으로 역사 속 카바디는 옛날 왕자들이 자신의 강인함을 보여주고 신부를 얻기 위해 카바디를 했다는 설이 있다. 무엇이 됐든 공통적인 목적은 자신을 방어하고 소속 팀을 위해 생존 기술을 발달시키는 것이다. 이후 인도 주변국에서는 민속놀이처럼 시행해오다가 근대에 들어 경기 종목으로 발전시켜 서아시아 국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좀 더 이해를 돕자면 피구처럼 라인을 그려 놓고 그 안에서 술래잡기를 하는 것과 흡사하다. 경기장(코트)의 규격은 남자 경기의 경우 길이 12.5m, 폭 6.25m이고 여자 경기는 길이 11m, 폭 5.5m로 정해져 있다. 7명이 한 팀을 이뤄 경기에 참여하는데 남자는 전·후반 20분, 여자는 15분씩 진행하고 중간에 5분의 휴식 시간이 있다.
땀에 흠뻑 젖어 짜릿한 스릴과 쾌감을 누려라!
: 지구력을 바탕으로 판단력까지 발휘해야 하는 심리 게임
7명씩 각자 팀을 꾸린 두 팀이 마주 보고 섰다. 각 팀에서 공격수(레이더) 한 명이 앞으로 나서 슬금슬금 상대편 진영으로 건너간다. 상대편은 서로 손을 맞잡고 자기네 진영으로 넘어오는 ‘적’을 노려보며 틈틈이 사로잡으려 한다. ‘적’은 공격수답게 연신 한 손으로 자신의 허벅지를 치고 ‘카바디’를 외치며 기회를 노린다. 이 과정을 ‘칸트’라고 하는데 쉼 없이 카바디를 외치며 공격 기회를 엿보는 레이더와 이를 잡으려는 수비 진영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일순간 공격수가 재빠르게 몸을 날려 상대 팀원 중 한명(안티)에게 손을 뻗친다. 물론 이때도 계속 ‘카바디’라고 외쳐야 한다. 어렵게 상대 팀원에게 손이 닿았다면? 터치에 성공한 것이다. 방심은 금물! 공격수는 얼른 몸을 빼야 하고 상대 팀원들은 행여나 놓칠세라 ‘적’에게 달려든다. 잡히면 끝인 공격수는 재빨리 몸을 돌려 자기 진영으로 뛰쳐나가야 하고 이를 성공하면 마침내 1점을 획득한다. 이 모든 상황이 순식간에 벌어져 박진감 넘치는 운동 카바디는 뛰고 움츠리다 뻗고 잡고 당기는 일련의 동작을 하려면 폭발적인 힘이 필요하다. 유연한 몸과 지구력을 바탕으로 순간적인 판단력도 발휘해야 한다. 그사이 운동 효과를 의심할 수 없을 정도로 온몸은 이미 땀에 흠뻑 젖게 된다. 운동 효과보다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은 잡고 내빼는 과정을 통해 얻어지는 짜릿한 스릴과 쾌감이다. 경기 규칙을 다시 한번 살펴보면 카바디 특유의 매력이 엿보인다. 공격권을 가진 팀의 한 선수(레이더)가 ‘카바디’ 를 외치며 상대편 코트에 들어가는데 이때 상대 선수(안티)를 손발로 재빨리 터치하면 터치 당한 선수는 코트 밖으로 나가게 되고 공격팀은 1점을 얻는다. 만약 공격수가 공격 도중 ‘카바디’라는 말을 중단하거나 상대 선수에게 잡히면 공격수가 아웃이 되고 공격권은 상대편에게 넘어간다. 공격수가 ‘카바디’를 늦게 해도 파울이고 상대편에 다시 1점이 주어진다. 경기 종료 전에 한 팀 선수 7명이 모두 아웃되면 끝까지 남아 있던 상대편에 2점이 가산되며 양팀 선수들이 모두 들어와 다음 게임이 진행된다. 최후에 고득점한 팀이 이기게 되므로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그렇다면 대체 ‘카바디’의 뜻은 뭘까? 아쉽게도 이 뜻 역시 분명치 않다. 카바디는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고 한국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을 개최하면서 그해 10월 아시아카바디연맹(AKF)에 회원으로 가입하였다. 이후 한국 카바디는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부에서 동메달을 따냈고 지난해 인도에서 열린 2016 카바디 월드컵 조별예선에서는 종주국 인도를 꺾는 이변 끝에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장비가 필요 없고 돈도 들지 않는 평등의 가치를 느껴라!!
: 허세와 겉치레를 용납하지 않는 순수한 스포츠
카바디는 어떠한 장비나 도구도 필요하지 않다. 간혹 비교 대상이 되곤 하는 피구도 공이 필요한데 카바디는 진짜 맨몸만 있으면 된다. 적당한 공터에 금만 그어 놓고 즐기면 끝이다. 굳이 꼽자면 금을 표시할 물 담긴 주전자 정도일 텐데 이것도 사실 발로 금을 쓱쓱 그어나가면 그만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카바디는 장비가 필요 없으니 돈도 들지 않는다. 운동하고 싶은 마음만 준비물로 갖추면 되는 카바디를 통해 우리는 평등의 가치를 배울 수 있다. 그리고 평등한 모습과 조건으로 승부의 세계에서 같은 목표를 바라보며 질주하는 순수함이 곧 스포츠 정신임을 깨닫게 된다. 고가의 장비와 운동복이 필요 없는 운동, 카바디는 허세와 겉치레를 용납하지 않는 만인의 스포츠다.
전문가에게 듣는 카바디 Q&A
국민 체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카바디를 널리 보급하고 선수 및 산하 단체를 지원하기 위하여 설립된
대한카바디협회의 이상황 사무처장에게 카바디에 대한 궁금증을 물었다.
01 많은 사람에게 카바디를 권장할 만한 이 운동의 매력이 무엇일까요?
몸으로 하는 카바디는 박진감 넘치는 운동입니다. 공격수는 한 명인데 수비수는 여러 명이라는 것도 큰 몫을 차지하지요. 공수 모두 심리 싸움을 잘해야 해서 머리도 많이 쓰게 되고 팀 경기이므로 팀워크가 매우 중요합니다. 수비를 할 때는 선수들끼리 손을 잡기 때문에 더 가까워지고 서로 의지하게 됩니다. 꼭 이기고 싶다는 승부욕과 진한 유대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멋진 스포츠입니다.
02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 유의해야 할 사항이 있을까요?
장비가 필요 없고 환경에 구애받지 않는 운동이므로 카바디는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생활 건강 스포츠입니다. 경기 규칙을 정확히 이해하고 준비 운동과 기본자세 정도만 습득한다면 특별히 유의할 것은 없습니다.
03 카바디에 대해 관심을 가질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해주세요.
한국에 소개된 지 얼마 안 된 종목이라 카바디를 아직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협회에서 여러 가지 홍보 사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특히 저소득층 및 다문화가정 청소년을 위한 사업을 전개하여 이들이 새로운 직업(지도자, 프로 및 국가대표 선수, 심판, 통역사, 해설자 등)을 꿈꾸면서 운동을 통한 적극적인 삶의 재미와 희망을 느낄 수 있도록 도우려 합니다. 또한 서로 손잡고 협동해야만 하는 운동 카바디는 1인 가구를 비롯한 핵가족 시대에 접어든 한국에서 이기주의를 해소하며 다양한 창의력을 기를 수 있는 운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