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ustration 이지희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이 포도당과 산소다. 그러나 얄궂게도 포도당과 산소는 우리를 노화에 이르게 하는 주된 원인이 된다. 포도당과 산소가 결합함으로써 물과 이산화탄소와 에너지가 생성되는데 이 과정에서 포도당이 원인인 당화, 산소가 원인인 산화라는 나쁜 작용이 일어난다.
산화는 한마디로 ‘몸이 녹스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껍질 벗긴 사과를 공기 중에 방치할 때 표면이 갈색으로 바뀌는 것은 산소와 닿음으로써 산화가 일어나기 때문인데, 이와 같은 일이 우리 몸에서도 끊임없이 일어난다. 산화 과정에서 생긴 활성산소는 어느 정도까지는 몸에 좋은 역할을 하지만 과도하면 노화를 촉진하고 각종 염증을 일으킨다. 이러한 활성산소를 없애는 것을 항산화 작용이라고 하며, 산화로 인한 노화를 방지하기 위해 항산화 물질(폴리페놀)이 풍부한 레드와인, 블루베리, 콩, 브로콜리, 양파, 호두, 아몬드, 코코아, 향신료 등의 항산화 식품을 평소 충분히 섭취하기를 권한다.
당화는 ‘몸이 탄 상태’라고 생각하면 된다. 팬케이크를 노릇노릇 구우면 맛있는 냄새가 나지만, 이렇게 노릇노릇해지는 당화 현상은 결코 좋은 것이 아니다. 당화는 단백질이나 지질이 포도당과 결합함으로써 AGE(최종당산화물)라는 나쁜 물질로 변해 온갖 질병과 노화 현상의 주범이 되는 반응이다. 우리 몸은 수분을 제외하면 대부분 단백질과 지질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탄수화물 과다섭취로 포도당이 남아도는 상황이 얼마나 나쁜 것인지 알 수 있다.
AGE는 단백질이나 지질의 변성을 일으킨다. 피부의 콜라겐이 변성되면 주름이나 기미가 생기고, 혈관의 단백질이 변성되면 혈관이 딱딱해지는 동맥경화가 진행되어 터지기 쉬운 상태가 된다. 또한, AGE는 세포에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켜 온갖 질병의 원인이 된다. AGE는 체내에서 만들어지지만, 식품에도 포함되어 있는데 특히 노릇노릇 타서 그을린 음식에 많이 들어 있다. 식재료의 단백질이나 지질이 포도당과 결합하면 거기서 AGE가 생긴다. 그러므로, 노화를 지연시키기 위해서는 포도당이 남아돌도록 만드는 탄수화물을 과잉으로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애초에 AGE가 많은 음식을 멀리해야 한다. AGE가 많은 대표적인 식품은 빵, 과자, 감자튀김, 햄버거, 소시지, 구운고기, 튀김류, 돈가스 등이 있다. AGE는 고온에서 조리할 때 크게 늘어나며 굽거나 튀길수록 증가하기 때문에 삶거나 데치는 조리법이 좋다. 육류를 조리할 때는 식초나 레몬을 사용하면 AGE를 상당히 줄일 수 있다. 그 외 자외선을 많이 쬐거나 담배를 피우는 것도 AGE 발생을 크게 증가시키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글. 김은주 한의사 「면역과 해독으로 새몸 만들기」 저자, 새몸건강학교 대표
노화는 피할 수 없지만,
다음과 같이 실천할 때 그 속도를 늦출 수는 있다
1) 폴리페놀이 풍부한 항산화 식품을 섭취한다.
레드와인, 블루베리, 콩, 브로콜리, 양파, 호두, 아몬드, 코코아, 향신료 등
2) AGE가 많은 음식을 멀리 한다.
빵, 과자, 감자튀김, 햄버거, 소시지, 구운 고기, 튀김류, 돈가스 등
3)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취침과 기상, 세끼식사를 매일 일정한 시간에 함으로써, 생체리듬을 안정시킨다.
4) 표준체중을 유지한다.
중년이 되어 슬슬 건강이 걱정된다면 가장 먼저 1순위로 해결해야 할 것이 바로 ‘뱃살을 빼는 것’이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중풍, 치매 등 만병의 근원이 되는 복부의 내장지방을 줄여서 표준체중과 표준 허리둘레(남자 90cm 이하, 여자 85cm 이하)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5) 건강한 식단으로 식사를 한다.
‘내가 먹는 음식이 곧 내 몸을 구성하는 재료’가 됨을 기억하고 맛있는 음식을 쫓아갈 것이 아니라, 내가 먹는 음식이 과연 건강한 식재료인지 잘 살펴보아야 한다. 공복에 액체 상태의 탄수화물을 마실 경우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여 건강에 치명적이다. 이러한 탄수화물을 제한하고 콩, 두부, 계란, 생선, 살코기 등 양질의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한다. 튀김류와 가공식품을 되도록 멀리한다. 오래된 기름은 산화되어 독성이 강한 물질로 변질되므로 먹지 않는다. 건강관리를 위해 신경 써야 할 것은 칼로리가 아니라 탄수화물이다.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야말로 ‘비만→노화→질병’을 피하는 유일한 식사법이다. 특히, 밥이 주식인 한국인에게 공통적으로 권하고 싶은 식단은 ‘탄수화물 섭취를 현재의 절반 이하로 줄이고 단백질, 야채, 해조류의 섭취는 두 배로 늘리는 것’이다. 무엇보다 각종 첨가물이 들어간 가공식품을 피하고 산화와 당화로부터 몸을 지켜 타고난 면역력을 회복해야 한다.
6) 자신의 체력에 맞는 적당한 운동을 꾸준히 한다.
모든 동물의 최대 수명은 성장기의 6배 정도라고 한다. 이렇게 따지면 사람은 대개 20세까지 성장하므로 누구나 건강을 잘 관리하면 120세까지 살 수 있다는 얘기다.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 그리고 건강을 좌우하는 세 요소인 영양, 운동, 휴식을 균형 있게 할 때 100세가 아닌 120세를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