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리님, 정말 괴로우시겠어요. 이직을 하고 싶다는 직장인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면 ‘상사와의 갈등’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아요. 김 대리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니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길 바랍니다. 하루의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에서 상사와 잘 지내지 못하면 정말 괴롭지요. <1일 10분 에너지 스쿨>의 저자인 존 고든은 에너지 뱀파이어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그는 얼굴만 봐도, 잠시 이야기만 나눠도 흡혈귀처럼 에너지를 쏙쏙 빼앗아가는 에너지 뱀파이어가 있다면 도망가든가, 고쳐주든가, 긍정적인 에너지로 무력화시키라고 조언합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상사에게는 통하지 않아요. 김 대리님에게 도움이 될 에너지 뱀파이어 상사에 대처하는 방법을 정리해봤습니다.
일을 장악하세요
상사와 사이가 좋지 않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일을 장악하는 것’입니다. 직장인은 일이 기본이고 일에서 밀리면 설 자리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상사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든 핵심은 업무능력입니다. 일이 바로 좋은 관계의 기본이라는 명료한 직업의식이 필요합니다. 직장인은 회사에 노동력을 제공하고 그 대가인 월급을 받습니다. 그리고 상사는 회사를 대신해 나의 성과를 평가하는 사람이지요. 그러니 김 대리님은 일처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일을 제대로 못 하면서 상사를 욕하는 것은 유치한 변명이에요. 그러니 모든 업무를 상사의 관점에서 조망하고 여러 차례 점검하고 최선을 다했음을 상사에게 인정받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상사를 파악하세요
일을 완전히 장악한 다음 해야 할 일은 상사를 파악하는 일입니다. 중국의 법가 사상가인 한비자는 <세난(說難)>에서 ‘용이라는 동물은 잘 길들이면 그 등에 탈 수 있지만 그 목덜미 아래에 거꾸로 난 한 자 길이의 비늘(역린)이 있어 이것을 건드리면 죽는다'라고 말했습니다. 용은 그 시대의 군주이니 직장인에게는 상사입니다. 역린은 상사의 치명적인 약점이나 끔찍하게 싫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사와 잘 지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상사를 잘 관찰하여 그가 뭘 중요하게 여기는지, 무엇을 끔찍하게 싫어하는지 등을 알아내는 것입니다. 사연에서 보면 김 대리님의 상사는 회사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할 줄도 알고, 주도면밀하게 전략적으로 일하며, 일이 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는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김 대리님은 어떻게 일하고 있나요? 혹시 상사의 역린을 건드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상사에게 말하세요
앞의 방법들을 활용했는데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상사와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상사에게 일도 잘 해내고 당신과 잘 지내고 싶다고 말하세요. 어떤 것이 힘든지 말하고, 상사가 무엇을 도와주면 좋을지 요청하세요. 이때는 ‘나 전달법(I-Message)’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상대방의 행동에대해서 이야기를 할 때 ‘나(I)’를 주어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입니다. 나 전달법은 ‘상대의 행동 – 나의 감정 – 바람과 욕구 – 부탁’으로 구성됩니다. 예를 들면 상사에게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팀장님이 제가 근성이 부족하다고 질책하실 때마다(상대의 행동) 제가 무능하고 하찮은 인간인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괴롭습니다.(나의 감정) 앞으로는 저의 잘못을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고(바람과 욕구)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지 조언해 주시면 좋겠습니다.(부탁)”
사람이 싫은 것에는 이유가 없습니다. 그리고 한번 싫어지면 마음을 되돌리기도 어렵고요. 이런 경우엔 그 사람을 떠나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상사와의 문제로 타 부서로 이동을 하거나 이직을 하는 직장인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새로운 팀, 새로운 직장에는 에너지 뱀파이어 상사가 없을까요? 그들을 만나면 또 옮겨야 할까요? 인간은 유한한 존재입니다. 언젠가는 한 줌의 재로 사라지고 말지요. 그러니 서로를 연민하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것은 어떨까요? 그런 마음이라면 에너지 뱀파이어 상사까지도 품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