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트버튼
저 銀嶺을 넘어오는 이 지상의 마지막 聖者여
쩡쩡한겨울
세상의 고달픔 한 줄 씻어내리는
또렷한 산계곡 물소리 뒤로 남기며
저 銀嶺올 넘어오는
이지상의 마지막聖者여
하얗게 날리는 풋풋한 입김으로
아침 햇살도 정길히 벗어내리고
미지의 숫눈밭 위에
뽀드득 뽀드득
또 하나의 새로운 길을 만들며
기다림을 안고 사는 추운 마음들을 만나려
우편낭 속에 따뜻한 사랑의 메시지를 메고 가는가.
아직 봄은 저 먼 산동성이 밖에 있지만
굽어도는 산길엔 앙증맞은 노루귀
눈덩이 비집고 고개 내민
복수초도 동무해 주고
땀방울 맺히는 이마에
산촌마울이 와 걸리면
귀한손님 오신다고
비상하는 때까치가 청아한 울음을 선사한다.
아름다워라
이글거리는참숯불 같은
사랑의 우편낭을 메고 가는 가난한 聖者여
우리나라의 최남단 마라도
긴 여운 뱃고동 소리에
동백꽃 터지는 울롱도나 독도
밤새 안녕을 손짓히는 백령도
都心의 외곽 쓸쓸한 골목길
산동네 달동네 그어디든
네 발걸음 가닿는 곳엔
시기와 증오와 질투도
순한 눈빛 정으로 녹아나고
전쟁과공포,
죽음보다 더 무서운
기아의 배고품도 풀리고
병들고 소외된 사람들은 희망을 잃지 않는다.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