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과 사람들

[건강하게 삽시다 완]중장년기의 올바른 건강관리
글. 김철준 서울중앙병원 가정의학과 과장
1993.12

우리나라 중년 남성의 사망률이 세계에서 제일 높다고 한다. 40~60대의 중년기는 가정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가장

중요한 시기인데, 건강이 좋지 못하여 활동적으로 일을 할 수 없거나 치명적인 병에 걸리게 되면, 이는 본인에게는 물론 가정과 사회에도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 중장년기 남성의 주요 사망 원인은 위암 • 간암 • 폐암 • 대장암 등의 악성 종양(암)이 1위이고, 고혈압과 뇌혈관질환이 2, 3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교통사고와 당뇨병이 그 뒤를 쫓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암이나 성인병이나 사고 등은 과거 주된 사망 원인이 되었던 결핵이나 페염 • 장티푸스 등의 전염병과 같이 어떤 특정한 병원체에 의하여 발병되는 것이 아니라 운동 부족, 잘못된 영양 섭취, 흡연, 스트레스 등 개인의 잘못된 생활 습관에 의하여 발생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성인병, 잘못된 생활습관이 원인

우리나라에서 기광 문제가 되는 성인병은 고혈압이다.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확장기 혈압이 90 mmHg 이상일 때를 고혈압이라고 한다.

그러나 고혈압은 대개 증상도 없고 또 그 자체로 심각한 장애를 일으키는 경우는 드물다. 고혈압이 오래 계속되면 우리 몸의 중요한 기관인 심장 • 뇌 • 신장에 심각한 변화를 초래하여 동맥경화 • 심부전 • 뇌졸증 • 신부전증 등의 합병증을 초래하는데, 이러한 합병중에 의해 생명을 잃게 된다.

고혈압온 동맥경화의 위험요인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동맥경화는 혈관벽이 좁아지고 탄력을 잃게 되는 병으로, 뇌혈관이 좁아지면 뇌경색과 같은 뇌졸증, 심장의 관상동맥이 좁아지면 협심증 • 심근경색과 같은 허혈성 심장병이 된다. 고혈압외에도 흡연, 고콜레스테롤, 비만, 운동부족, 당뇨병 등도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동맥경화에 의한 사망률, 특히 관상동맥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현재 매우 빨리 증가하고 있으며 머지 않아 가장 주된 사망 원인으로 자리를 잡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부터 이 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정상혈압의 유지와 금연, 그리고 콜레스테롤 농도

를 적당하게(220mg 이하) 유지하여야 한다. 이를 위하여는 동물성 지방의 섭취를 줄이는 등 식이를 조절하고, 아울러 체중조절과 규칙적인 운동 등이 필요하다.

암, 조기 발견이 문제

암은 대개 초기에는 증상이 없고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이미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조기 발견 및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그러므로 암으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올바른 방법은 정기적인 검진과 함께 흡연이나 음주, 잘못된 식사습관 등과 같은 암의 위험요인들을 제거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인체에서의 암 발생요인으로 알려진 것에는 흡연, 식이 요인, 방사선, 바이러스 감염, 음주, 산업폐기물 등의

각종 공해물질, 약물, 그리고 임신 • 출산 등의 생식 요인 등이 있다. 어떤 보고에 의하면, 이들 요인을 모두 제거하였을 경우 전체 암 발생의 약 75%정도까지 막올 수 있다고 한다.

암의 예방에 실패하여 일단 암에 걸리게 된 경우에는 이를 조기에 발견하여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자궁암 • 유방암 • 위암 • 대장암 등은 조기에 발견하면 거의 완치가 가능하므로 정기적인 검진올 받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모든 암이 다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또 조기에 발견했다고 해서 다 치료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각종 혈액검사 • 초음파검사 • X 선검사 및 그밖의 수많은 특수검사들이 종합검진 또는 암 조기 발견의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으나, 특정 암들을 위한 몇 가지 검사를 제외하고는 실제로 그 효과는 별로 없는 편이다.

중장년기의 건강관리 프로그램

많은 사람들이 직장에서의 건강검진은 물론 값비싼 종합건강검진을 받고 있다. 그러나 상당 수의 경우 그러한 건강검진이 건강의 관리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건강관리를 위하여는 다음의 원리를 잘 아는 게 유의하다.

첫째, 건강검진이란 중상이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질병을 초래하는 위험요인을 찾거나, 그 질병을 초기의 무증상 시기

에 발견하기 위해 고안된 검진계획을 말한다. 그러므로 이미 건강상의 증상을 보이는 경우에는 종합건강검진을 받을 것이 아니라 의사를 찾아 진찰을 받아야 한다.

둘째, 무증상기에 조기 발견하여도 치료할 수 없는 질병은 포함시킬 필요가 없다.

셋째, 검사항목이나 검사시기를 현재와 같이 모든 사람에게 일률적으로 똑같이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검사 대상자의 연령, 성, 과거 병력, 현존하는 위험요인, 직업 따위와 같은 개인력을 참고로 하여 각 개인에 따라 필요한 종목을 달리 정하는 게 좋다. 그리고 대상 질병의 선정도 그 지역사회나 직장의 질병유병률과 사망률을 고려하여 결정되는 게 좋다.

넷째, 효과적인 건강 증진을 위하여는 현재와 같이 검사실 검사 위주가 아니라, 건강에 위해를 끼치는 요인을 찾아내고 잘못된 개인의 생활 습관을 개선하기 위한 검사나 교육이 포함되어야 한다. 이는 암 • 고혈압 • 동맥경화 등 각종 만성 퇴행성질환이나 사고와 손상이 흡연, 과다한 음주, 운동 부족, 잘못된 식습관, 안전띠 미착용 등 개인의 잘못된 행동 습관에 기인한다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다섯째, 비용 • 효과면을 고려하여야 한다. 초음파, 컴퓨터 단층촬영, 골밀도검사 등 너무 비싼 검사들은 의사의 개별적인 처방에 따라 시행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원칙에 입각하여 40~50대를 위한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제시하면 별표와 같다.

40~50대의 건강관리 프로그램

• 신장 • 체중 • 혈압 • 유방진찰 : 매년

• 의사의 이학적 검사 : 매 2년

• B 형간염 항원 • 항체검사 : 기간 중 1회

• 총 콜레스테롤 : 매 5년

• 대변검사 : 기간 중 1희

• 자궁세포진 : 매년

• 위내시경/위투시 : 매 1~5년

• 흉부표선 : 매 2년

• 유방X 선 : 매 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