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품은 작은 열매, 블루베리
블루베리는 여름철이 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과일 중 하나입니다. 새콤달콤한 맛, 앙증맞은 크기,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짙은 보랏빛. 하지만 블루베리는 단순히 예쁘기만 한 과일이 아니에요. 작고 둥근 열매 안에는 비타민 C, 식이섬유, 그리고 안토시아닌이라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요.
이 성분은 눈의 피로를 줄여주고 혈관 건강을 돕고 노화를 늦추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외선이 강해지고 체력이 떨어지기 쉬운 여름에 블루베리는맛뿐 아니라 건강까지 챙겨주는 고마운 식재료지요.
에이드 한 모금으로 떠나는 여름 여행
무더운 날, 시원한 블루베리 에이드는 더할 나위 없는 휴식이 됩니다. 으깬 블루베리에 레몬즙과 꿀 또는 설탕 한 스푼, 민트 잎 몇 장 짓이겨서 넣고 탄산수를 부어 얼음컵에 담아내면 눈도 입도 즐거운 여름 음료가 완성됩니다. 복잡한 기교 없이도 싱그러운 기운이 가득 담긴 음료. 한 모금 마실 때마다 입안 가득 퍼지는 상큼함은 몸과 마음에 맺힌 피로까지 씻어내는 기분을 줍니다. 아이들에게는 건강한 간식으로, 어른들에게는 오후의 작은 여유로 딱 알맞은 음료지요. 가끔 친구들과 모여 가볍게 마실 칵테일이 필요한 순간에는 으깬 블루베리에 헨드릭스 진이나 화이트 럼, 라임즙, 토닉워터로 블루베리 모히토를 만들어 낼 수도 있죠.
바다 내음이 깃든 여름 식재료, 문어
문어는 전혀 다른 결을 가진 재료입니다. 바다를 닮은 짠맛, 쫄깃한 식감, 그리고 정직한 담백함을 선물합니다. 문어는 예로부터 몸에 좋은 해산물로 여겨졌고 특히 타우린과 단백질이 풍부해 피로 해소와 혈압 조절, 간 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덥고 지치는 여름철, 입맛을 돋우고 체력을 보완해 줄 음식으로 이만한 것도 드물죠.
문어를 다루는 게 좀 어려울 것 같기도 하지만, 요즘은 마트나 온라인으로 자숙문어를 쉽게 구할 수 있으니 겁내지 마세요. 얇게 썰어 드레싱만 곁들이는 문어 카르파초는 아주 간단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요리예요.
탱글탱글하게 삶아진 문어를 저며 접시에 담고 올리브유와 화이트 발사믹, 레몬즙을 섞은 소스를 뿌린 뒤 올리브와 케이퍼, 레드페퍼 등을 가볍게 올리면 됩니다. 사워도우 빵이나 담백한 호밀크래커와 함께 먹어도 좋고 맵싸하고 고소한 루콜라 잎을 곁들이거나 저민 양파와 함께 먹어도 좋습니다. 문어 카르파초를 미리 시원한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꺼내 먹으면 그 자체로 근사한 한 끼, 혹은 와인 안주로도 손색없는 요리가 됩니다.
여름의 피로를 다독이는 건강한 식탁
제철 식재료를 가지고 요리를 하다 보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요. 재료를 고르고 손질하고 접시에 담는 일은 단순히 끼니를 준비하는 일이 아니라 일상 속 쉼표가 아닐까 하는. 특히 블루베리나 문어처럼 자연의 결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재료를 다룰 때면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고 하루의 속도도 서서히 느려집니다. 그 잠깐의 시간이 주는 평온함이 다가올 한 주를 잘 보낼 힘을 주더군요.
바쁜 하루 속에서 손끝으로 재료의 온도를 느끼고 그 맛을 상상하며 한 끼 식사를 준비하는 일. 그것은 어쩌면 단순히 먹고살기 위한 행위가 아니라 나를 위한 가장 소소하고 확실한 돌봄인지도 모릅니다.
여름. 기온은 더 오르고 일상은 더 바빠지겠지요. 그 속에서 잠시라도 식탁 앞에 앉아 시원한 블루베리 에이드 한 잔, 담백한 문어 카르파초 한 접시를 즐길 수 있다면, 그건 참 괜찮은 여름의 한 장면일 겁니다. 입맛을 되찾고 몸을 가볍게 해주는 이 두 가지 재료가 여러분의 하루에도 작은 활력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HOMEMADE RECIPE
블루베리 에이드(2인분 기준)
재료 블루베리청(블루베리 60g, 설탕 또는 꿀 60g, 레몬즙 2큰술), 얼음 2컵, 탄산수 340ml, 민트 잎 약간
1. 블루베리를 믹서에 곱게 갈아서 설탕 또는 꿀, 레몬즙을 넣고 한소끔 끓인다.
2. 잔에 블루베리청을 60g 넣고 탄산수를 170ml 넣어 잘 섞은 뒤 얼음을 채운다.
3. 민트 잎과 레몬 슬라이스, 생블루베리를 얹어낸다.
Tip 1
블루베리청은 블루베리 모히토로도 활용할 수 있어요. 블루베리청 60g에 애플민트 5잎을 짓이겨 넣고 헨드릭스 진 또는 화이트 럼 45ml, 탄산수 또는 토닉워터 100ml, 라임즙 25ml, 얼음 1컵을 넣어 잘 섞으면 블루베리 모히토가 완성됩니다.
Tip 2
헨드릭스 진은 오이와 장미 향기가 강조되며 독특하고 섬세한 풍미를 지닌 프리미엄 진이라서 블루베리의 상큼함과 만나면 매우 향긋하고 우아한 칵테일이 됩니다. 여기에 토핑용 블루베리나 민트 잎, 라임 슬라이스를 넣으면 더욱 상큼하고 시각적으로도 매력적입니다.
문어 카르파초
재료 자숙 문어 100g,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2큰술, 화이트와인비네거 1큰술, 케이퍼 1작은술, 그린올리브 4~5개, 통후추 간 것 약간, 핑크페퍼 1/3작은술, 레몬 웨지 1조각
1. 자숙문어를 얇게 썬다.
2 . 슬라이스한 문어를 접시에 넓게 펼쳐놓고 화이트와인 비네거와 올리브오일을 넉넉하게 뿌린다.
3. 그 위에 케이퍼와 그린올리브, 통후추 간 것, 핑크페퍼를 얹고 레몬 웨지를 1조각 곁들인다.
Tip 1
자숙문어가 아닌 생문어를 직접 삶아서 사용할 경우, 물에 푹 담가 삶아내는 것보다는 찌는 방식을 추천합니다. 생문어는 소금과 밀가루를 넣어 바락바락 주물러 여러 번 씻어내고 무로 문어 다리를 두들겨 근육을 풀어줍니다. 찜솥에 무를 도톰하게 깔고 청주를 1컵 부어 문어를 얹고 크기에 따라 중약불로 15~20분 쪄냅니다.
Tip 2
샐러드처럼 먹을 때는 양파 슬라이스와 와일드루콜라를 곁들이면 좋습니다. 와인 안주로 먹을 때는 그라나파다노치즈나 파마자노레지아노치즈를 얇게 썰어 얹어내고 셀러리나 엔다이브같은 채소를 곁들이면 훨씬 풍성한 맛으로 즐길 수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