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에서 느끼는 사람 냄새
2017년 6월, 35년간의 긴 공직 생활을 끝으로 정년퇴직한 김한준 前 국장은 남인천우체국을 비롯하여 여러 우체국 국장을 역임하며 직원들의 신뢰를 샀다. 첫 근무는 국방부에서 시작했으며, 부처 간 교류를 통해 정보통신부로 옮겨왔다. 우정사업 부문이 지식경제부, 미래창조과학부를 거쳐 지금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속으로 옮기는 그 면모를 고스란히 겪은 산 증인이다.
“공무원 생활을 35년 정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국방부에서 근무하다가 부처 간 교류를 통해 정보통신부로 옮겨왔어요. 이때부터 우체국에서 근무하기 시작해 퇴직할 때까지 있었죠. 우체국은 제 선택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국방업무를 책임지는 국방부에서도 보람을 느꼈지만, 사람 냄새나는 곳에서 근무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우체국에 지원하게 됐죠. 다행히 제 적성과도 딱 맞았어요.”
김한준 前 국장은 과거 남인천우체국에서 국장으로 근무할 당시, ‘자율 경영’이라는 경영방침을 내세웠다. 그의 경영방침에 따라 남인천우체국은 전 직원의 높은 업무만족도와 서로를 믿는 신뢰에 힘입어 2009년 경영평가 2위라는 성과를 냈다. 특히 서울체신청에서 4번째로 집배 배달물량이 많음에도 소통품질 평가에서 1등급을 한 것이 종합 2위의 성적을 차지하는 데 큰 공헌을 했다.
일을 잘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주력
김한준 前 국장은 남인천우체국에 근무하던 시절, 직원들이 출중한 능력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기를 꺾지 않는 일에 더 집중했다고 밝혔다.
“국장을 역임할 때 제 신조가 ‘직원들을 편하게 하자’ 였습니다. 직원들이 불편하다고 느낄만한 어려운 지시나 실적 강요 등을 하지 않고, 사기를 높이는 일을 주로 했어요. 그리고 직원과 고객과의 마찰이 발생했을 때 무작정 직원을 나무라지 않고 제가 직접 가서 전후 상황을 모두 파악한 뒤 중재했죠.”
김한준 前 국장의 신조는 남인천우체국을 떠나 양천우체국, 광주우체국, 제주우체국에서 근무하면서도 변함없었다. 또한, 김한준 前 국장은 첫 번째 국장 취임사 외에는 단 한 번도 바라는 말을 쓴 적이 없다고 밝혔다. 대신 “제가 이곳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언젠가 이 우체국을 떠났을 때 비로소 직접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라고 말하여 우체국에서 한동안 인상 깊은 취임사로 남았다.
제주우체국 국장을 끝으로 35년의 긴 공직 생활을 마감한 김한준 前 국장은 현재, 서울과 제주도에 오가며 소소한 귤 농사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정들었던 우체국을 떠나 이제는 우체국 고객 중 한 사람이 되었지만, 우체국에 근무하는 후배들을 위해 애정이 어린 한 마디도 아끼지 않았다.
“과도한 경쟁을 삼가고 앞서간 사람은 조금 뒤에 있는 사람을 기다려주고 서로를 도와가며 기쁘게 일했으면 좋겠어요. 우체국에 근무하는 사람들 모두가 훌륭한 사람들이라는 것도 항상 마음속에 새기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