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人터뷰

원주우편집중국 엄지후 주무관
처음은 누구나 어렵다!
올해로 임용 6년 차에 접어든 엄지후 주무관은 원주우편집중국에서 홍보를 전담하고 있다. 2024년 6월, 홍보 담당자가 되고 나서 원주우편집중국에 그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언제나 환하게 웃는 밝은 얼굴과 큰 목소리로 깍듯하게 인사하는 예의 바른 태도도 한몫했지만, 홍보물을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면서 우편집중국 구석구석을 누빈 탓도 있다.
“처음 홍보 업무를 맡았을 때는 하얀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는 기분이었어요. 이전에 해본 적 없는 일이라 당연히 걱정되고 두려웠거든요. 우편집중국은 우편·예금·보험 등 여러 분야를 다루는 우체국과 달리 우편물 구분 업무에 집중되어 있어 홍보할 내용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됐고요. 하지만 소재가 없으면 찾으면 되잖아요.”
그는 직원들이 있는 곳은 모두 돌아다니며 이야깃거리를 찾는다. 묵묵히 일하는 동료 직원들의 노력과 노동의 가치가 조금이나마 빛났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또한 그것이 온 마음을 다해 일하는 동료 직원들에 대한 마땅한 대우라 믿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수집한 직원들의일상은 귀한 소재가 되어 호소력 짙은 홍보물로 다시 태어난다.


가벼운 ‘책 읽기’로 달라진 아침
엄지후 주무관은 아침 20~30분을 오로지 책 읽기에만 집중한다. 종류는 크게 상관없다. 눈에 띄는 책 한 권이면 충분하다. 아침 책 읽기는 출근 후에도 이어진다. 10~20분 정도 일찍 출근해 자리에 앉아 전자책을 읽는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 머리에 스티커처럼 딱 달라붙는 제목을 지을까’ 고민하던 그는 “사람들이 쉽고 빠르게 특정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고 싶다면 제목을 단순화해야 한다”라고 적혔던 책에서 답을 얻었다.
“제가 기획한 콘텐츠 가운데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게시물이 있어요. 제목이 ‘아기 염소’인데요. 원주우편집중국에서 쾌적한 환경 조성을 위해 벌인 풀 뽑기 행사 관련 홍보물이었어요. 행사에 참여한 동료 직원들을 촬영하는데 쪼그리고 앉아 열심히 풀 뽑는 모습이 아기 염소 같아서 제목을 ‘아기 염소’로 지었지요. 신기하게도 반응이 좋았어요. 처음으로 조회수 1,000을 넘겼을 때는 정말 흥분되어서 홍보물에 달린 댓글도 수십 번은 읽었던 것 같아요.”

회의 중인 원주우편집중국 지원기술과 직원들

떠오른 아이디어를 메모 중인 모습
노동의 가치를 유쾌하게 조명하자!
“홍보물을 기획할 때 가장 중점으로 둔 3가지 키워드가 ‘직원들의 노력 드러내기’, ‘재미’, ‘안전’이에요. 앞서 말씀드린 키워드처럼 기획 의도는 동료 우정인들의 노력과 노동의 가치를 재미있고, 유익하게 홍보물로 제작하는 것이죠.” 문제는 홍보물을 게시하는 사내 게시판의 주 이용자가 우정사업본부 내부 직원들이기에 우편집중국과 업무 내용이 비슷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엄지후 주무관은 벤치마킹을 통해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한다. 벤치마킹할 때는 주로 조회수가 높은 게시물을 중심으로 인기 요인을 분석한다. “이렇게 분석한 자료들은 홍보물 제작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해요. 놀랍게도 조금만 변형한 형태로 홍보물을 기획해도 아이디어가 참신하다며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한편, 우편집중국은 특성상 물류 관리를 하기에 기계를 사용하는 일이 많다. 우정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더불어 작업하는 일도 잦다. 따라서 안전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일 역시 매우 중요하다. 엄지후 주무관은 홍보물을 활용한 안전교육과 정보 제공에도 진심이다.


엄지후 주무관이 만든 홍보물 ‘아기염소’
실제로 2024년 하반기 원주우편집중국은 산업안전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이는 안전 분야에서 뛰어난 공헌과 혁신을 인정한 조직에 전하는 상으로 그가 제작한 홍보물도 수상에 큰 역할을 했다. 동료들을 향한 애정으로 홍보물을 제작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기에 이 우수상은 그에게 상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시그니처 포즈(엄지+후)를 취하는 모습
즐기면서 노력하는 사람은 못 이겨!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원주우편집중국에서 게시한 홍보물은 총 28건으로 2024년 10월 기준, 누적 조회 수 2만 7,785회를 넘어섰다. 이렇듯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엄지후 주무관은 국장님을 포함해 내부 홍보에 관여하는 모든 관리자의 열린 자세를 첫 번째 비결로 꼽는다. 마음껏 다양한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편안한 환경을 마련해준 것이 인기 홍보물 제작에 큰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언제나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그의 일상을 꼽았다.
“ENTP 성향에 딱 맞는 천직을 만나 그런지, 일하는 시간이 정말 즐거워요. 특히 순간 포착된 사진 속 동료들의 모습을 보며 가상의 시나리오를 써내려 가는 일이 재미있거든요.”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는데, 즐기면서노력까지 하는 사람이 만든 홍보물을 동료 직원들이 좋아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한 번이라도 더살펴보고, 하나라도 더 수정하는 열정은 결과에서 드러나기 마련이다.
“앞으로 원주우편집중국뿐만 아니라 우정사업본부 전체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널리 알리고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가까운 미래에 제가 앞으로 집필할 책이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코너에 진열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