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유달산우체국 그리고 목포역
슈퍼히어로 모인 ‘유달산 어벤져스’
밤낮으로 퍼붓던 장맛비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던 오전 시간, 우체국 문이 수시로 열리며 사람들을 품는다. 두 손 가득 택배 상자를 들고 온 고객에게 노병기 국장이 다가가 도움의 손길을 건넨다. 번호표를 뽑아 든 고객들은 차분히 차례를 기다리고, 이필주 주무관과 윤해옥 주무관은 밝은 미소로 고객을 맞이한다. 유달산우체국은 1897년 12월 29일 무안우체사로 개국했다. 2008년에 111주년을 맞아 어느덧 개국한 지 124년이 흘렀다. 3인국인 우체국에는 노병기 국장과 금융 업무를 담당하는 윤해옥 주무관, 우편 업무를 맡은 이필주 주무관이 근무 중이다.
“윤해옥 주무관은 항상 고객에게 사근사근한 친절여왕입니다. 이필주 주무관은 묵묵히 맡은 업무를 잘하는 만능맨이죠. 이렇게 보니 저희는 슈퍼히어로만 모여 있는 유달산 어벤져스네요. 하하” 직원들을 바라보던 노병기 국장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윤해옥 주무관과 이필주 주무관도 “국장님은 성격이 참 넉넉하시고 방문고객에게 늘 먼저 다가가서 인사하신다”며 칭찬을 보탠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던 중년 고객도 2004년부터 유달산우체국을 이용했다며 한마디 거든다. “말도 못허게 친절혀. 여그 직원들 다 한마음 한뜻이여. 나도 우체국이니 안심하고 맡길 수 있으니 자주 이용하지.”
늘 한자리를 지켜온 우체국의 든든한 믿음, 수십 년을 이어온 변하지 않은 신뢰가 표정에서 느껴지는 순간이다.
원도심서 젊은 고객 유치 늘릴 것
유달산우체국이 위치한 목포 원도심 일원은 100년 전 목포의 최고 번화가였다. 목포는 1897년 자주적 개항을 통해 근대도시로 본격 성장하면서 원도심 일원도 동반 성장했다. 목포시는 원도심 일원을 개항 당시의 모습으로 재조명하면서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이필주 주무관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려 언어 공부에 관심이 부쩍 늘었다.
“목포가 역사 속을 거니는 도보여행의 중심지인 만큼 우체국 인근에 목포근대역사관, 노적봉, 해상케이블카 등 볼거리가 많아 관광객으로 붐비죠. 외국인도 언제든 우체국에 방문할 수 있으니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서 매끄럽게 응대하고 싶습니다.”
노병기 국장은 유달산우체국 또한 지역 발전과 더불어 상생하며 동반 성장하길 희망한다.
“도심 특성상 원주민과 이주민, 신세대와 구세대가 함께 조화롭게 어울려 사는 곳입니다. 우체국 또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죠. 이곳에는 청년들이 우체국 택배를 많이 이용합니다. 이들을 타깃으로 택배사업을 확장해 세입을 늘리는 게 목표입니다.” 유달산우체국 사람들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노 국장은 “늘 한자리를 지켜온 곳인 만큼 고객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우체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니인터뷰
노병기 국장
친절을 최우선으로 업무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도움이 필요할 때 해결 방법을 알려주는 푸근한 옆집 아저씨처럼 친근하게 다가갈게요. 우리 직원들도 한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서로 도와가며 발전하겠습니다.
윤해옥 주무관
우체국은 생활의 행복이에요. 30년 동안 건강하게 우체국에서 근무할 수 있다는 게 큰 축복입니다. 저는 항상 출근할 때 모든 사람에게 잘 대해주자고 다짐합니다. 늘 기본을 잘 지키며 주어진 몫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필주 주무관
우체국은 친구와도 같은 존재입니다. 다른 관공서보다 친근한 분위기를 자랑하며 실생활에 필요한 업무를 하니까요. 이제 본격적으로 더워질 텐데 식중독 조심하시고 건강하게 무더운 여름을 잘 이겨냈으면 합니다.
문화와 예술 특화역을 꿈꾸는 ‘목포역’
글. 한국철도 홍보문화실
노병기 목포유달산우체국 국장(사진 왼쪽)과 박석민 목포역 역장
1913년 5월 15일 보통역으로 영업을 개시한 목포역은 현재는 1일 KTX 36회, SRT 18회 운행되고 매일 4,500여 명이 이용하는 전남 서남권 교통의 중심이다. 2015년 4월 2일 호남고속선 개통으로 수도권과의 거리가 가까워진 목포역은 박석민 역장님을 비롯해 총 49명 직원이 일근 및 4조 2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목포 출신인 역장님은 목포역장을 세 번이나 맡고 퇴직을 1년 앞두고 있다. 많은 철도인들이 고향역 역장을 꿈꾼다. 세 번이나 목포역장을 맡게 된 역장님은 스스로 ‘매우 복 받은 철도인’이라고 부른다.
목포역 최고의 자랑거리는 2층에 위치한 미술전시관이다. “목포역은 전국 기차역 중 유일하게 미술작품 전시관이 있어요. 활용도가 떨어지는 유휴공간이 지역 예술인의 재능 기부를 통해 멋진 미술전시관으로 변신한 거지요. 열차를 기다리는 고객에게 뜻밖의 선물과 같은 미술작품 감상 기회를 제공하다 보니 다들 ‘힐링하고 간다’며 매우 만족해하십니다.” 박석민 역장님의 미술관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매달 목포역미술관운영위원회 심사를 통해 선정된 작가의 작품을 전시한다고 하니 목포역을 방문하면 꼭 들러보길 바란다.
목포역 주변 원도심에 활력이 넘치던 시절 목포역은 만남과 약속의 장소였다. “목포역전에서 보자”는 말은 목포 시민에게는 관용어와 다름없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목포 주변에 신도시가 생기면서 원도심 상권이 쇠퇴하고 유동 인구도 줄면서 지금의목포역은 열차를 타는 고객만 찾는 곳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목포역이 계속 남아 목포 원도심에 심폐소생을 하듯 생명력을 부여하고 있으니 앞으로의 활약을 한번 기대해보면 어떨까? 문화예술 특화역이 될 목포역, 다시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