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함과 꾸준함으로 오늘 하루도 즐겁게!
류병윤 집배원은 지인의 소개로 집배원 일을 시작했다. 집배를 시작한 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23년이 지났다. 때론 힘들기도 했지만 그를 버티게 했던 건 지역 주민의 정감 있는 인사였다고 한다. 오토바이 소리가 날 때면 기다리고 있다가 그를 반겼던 할머니, 지나갈 때마다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지역 주민들이 그의 곁에 있었다.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 지역의 배달을 맡으며 지역사회의 구성원이 되었다. 동네에서 그를 모르면 동네 사람이 아니라는 말이 돌 정도였다고 한다.
늘 즐겁게 일하는 그이지만, 20여 년이 넘는 긴 시간 같은 일을 반복하다 보니 어느 날 삶의 무료함을 느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즐겁게 일할 수 있을까?’ 이와 같은 질문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내가 즐겁게 일해야, 스스로 일의 만족도도 높고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족에게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한참 새로운 무언가를 찾고 있을 때 지인 소개로 색소폰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틈만 나면 색소폰 연습을 했다. 그렇게 시작한 취미 생활이 5년이 넘었고, 이젠 남들 앞에서 제법 연주할 실력이 되었다. 무엇을 한번 시작하면 일이든 취미생활이든 꾸준하게 하는 류병윤 집배원, 그 성실함은 오늘 그가 즐겁게 사는 원동력이다.
아내가 남편에게
늘 안전했으면 좋겠어요. 우리 가족 지켜줘서 고마워요.
남편이 아내에게
곁에 있어 줘서 고마워.
사랑해
색소폰으로 나눔과 낭만을
색소폰을 배우면서 그의 삶이 윤택해졌다. ‘북구한마당예술봉사단’에 소속되어 일 년에 2~3번 가량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해 재능기부로 색소폰을 연주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로 많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선물해주는 것 같아 행복했다. 나를 위로하기 위해 시작한 연주가 많은 사람을 위로하게 된 것이다. 주로 행사장 성격에 맞춰 신나는 트로트를 연주하지만 그가 좋아하는 장르는 발라드다. 특히 이은미나 백지영 가수의 노래를 즐겨 연주한다고 한다. 로맨티시스트로서의 면모가 느껴지는 류병윤 집배원, 집에서도 다정다감한 남편이자 아빠일까?
류병윤 집배원은 15년 전 지인의 소개로 부인 김희정 씨를 만났다. 그리고 둘 사이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딸, 류하은 양이 생겼다. 음악을 좋아하는 아빠를 닮아 딸 류하은 양도 피아노를 잘 친다고 한다. 류병윤 집배원은 딸이 운동도 잘하고, 공부도 잘한다며 한껏 미소 띤 얼굴로 딸 자랑을 했다.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이지만 딸 앞에서는 무장해제 되는 딸 바보의 모습이었다.
집에서 말수는 적지만 속 깊은 그는, 색소폰 재능기부 말고도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집배원 365봉사단’에서 실시하는 무료급식 봉사도 한다. 6일 근무를 하면 힘들기도 하지만, 그 힘듦을 나눔의 즐거움을 통해 해소한다. 자신의 능력으로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 마냥 행복하다는 류병윤 집배원, 그야말로 우리 동네 낭만 집배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