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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나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나

글. 박봉례(부산시 사하구)

오랫동안 요양병원에서 목욕 봉사를 해 왔지만, 전문적인 지식이 없었던 나는 이와 관련된 자격증 하나는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참을 망설이다 찾아간 집 근처의 요양보호사학원에서 벌써 60대인데 많이 늦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 나이면 아직은 젊다는 원장선생님의 말에 용기를 내어 학원에 등록했습니다.애초 계획과 달리 수업이 갑자기 시작하는 바람에 푹푹 찌는 듯한 더운 여름에 집과 학원을 오가며 수업을 들으러 다녀야했습니다. 이 나이에 이게 무슨 짓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요양보호사 공부를 시작하고 나니 나와 내 가족에게 꼭 필요한 공부였다는 걸알게 되었습니다.지난 내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었던 일은, 아버지가 갑자기 뇌졸중으로 쓰러지셨을 때 옆에 있어주지 못했던 일입니다. 그때 내가 학원에서 배웠던 것처럼 빨리 응급조치를 취했더라면 아버지께서 그렇게 힘든 몸으로 사시다가 돌아가시진 않았을 텐데 하는 예전의 기억들이 수업을 들을 때마다 문득문득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마음을 접어두고 아직 살아계시는 내 주변의 다른 사람들, 특히 연로하신 이모와 고모에게 더 잘해드려야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공부를 하며 배운 지식으로 건강한 행복을 나눠주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이젠 예전처럼 젊진 않지만, 마음의 안정을 얻은 나이 62세에 나는 새로운 시작을 꿈꾸고 있습니다.

당신이 옆에 있는 존재만으로

당신이 옆에 있는 존재만으로

글. 박태규(인천 연수구)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아내를 만나, 연애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결혼한 지 어느덧 10년이 되었습니다. 짧은 연애로 서로에 대해 알지 못해 신혼 초기에는 부부싸움과 갈등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 누구보다 아내가 가장 편한 안식처 같습니다. 두 딸이 생겨 아이들끼리 티격태격 싸우기도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좋은 친구이자 보배입니다.결혼 10주년이 되면 아내와 신혼여행 갔던 그곳에 다시 가자는 약속을 했었는데, 아쉽게도 그 약속은 지키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조금씩 돈을 모아 이 정도면 되겠다! 생각이 들면, 왜 그리 그때마다 집안에 일이 생기고 가전제품을 바꾸어야 할 시기가 오는지 원망스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멋진 해외여행이 아니더라도, 가족이 다 함께 같이 가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아내의 말에 힘이 납니다. 문득 요즘은 내가 만약 아내를 만나지 못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아내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사랑하는 두 딸을 보면서 하루하루 행복한 낙을 누리지 못하고, 노모에게 행복하게 사는 모습보단 걱정만 끼치는 그런 아들이 되어 있었을 겁니다. 힘들게 일을 마치고 집에 오면, 따뜻한 밥을 차려주는 아내와 현관까지 나와서 “보고 싶었어. 아빠! 사랑해요.” 하면서 뽀뽀를 하는 막내딸 애교에 모든 피로가 확 풀릴만큼 힘이 납니다.어제는 오랫만에 앨범을 꺼내보며 10년 전 그날로 다시 돌아가는 듯 행복했습니다. 10년 전 아내는 30대 초반의 멋진 커리어우먼으로 인정받았는데, 결혼하며 경단녀가 되었습니다. 다시 일하고 싶어하는 아내가 예전처럼 꿈과 실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날이 올 거라 믿습니다. 아내의 꿈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남편이 되고 싶습니다. 결혼 20주년에는 약속을 꼭 지킬 수 있도록 열심히 용돈을 모아 아내에게 깜짝 이벤트를 선물해주고 싶습니다. 적은 월급을 알뜰히 모아서 집을 사고 아이들과 남편을 위해서는 아끼지 않고 사는 아내이지만, 정작 자신을 위해서는 단돈 천 원도 아까워하는 걸 알기에 미안한 마음이 큽니다. 책을 좋아하고, 후리지아 꽃을 좋아하고, 발라드 노래를 좋아하던 아내, 그리고 남편과 예쁜 두 딸을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아내에게 고맙고, 10년 전보다 지금 더 아내를 사랑하고 아끼는 남편이 되고 싶습니다. 나와 결혼해 줘서 고마워요! 사랑합니다. 당신이 옆에 함께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내가 살아가는 이유이며 힘이 됩니다.

엄마의 양말 사랑

엄마의 양말 사랑

글. 박남수(시흥시 매화로)

날씨가 쌀쌀해져서 옷장을 정리하다가 깜짝 놀랐다. 봉투 안에 양말이 가득하다. 이 모두 엄마가 주신 새 양말들인데, 신던 거마저 신고꺼내 신으려고 담아둔 것이다.친정에 갈 때면 엄마가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 있다. 바로 양말이다. 서랍에서 양말을 꺼내어 “이거는 너 신고, 이거는 사위 주고, 이거는 애들 주고.” 하시면서 양말을 거실 바닥에 쭉 늘어놓으신다. 처음에는 그러려니 하고, 잘 신겠다고 하고 말았는데, 친정에 갈 때마다 양말을 계속해서 한두 켤레씩 주시다 보니 나중에는 너무 많았다. 그리고 엄마가 주시는 양말들의 색깔이 전부 알록달록해서 제 취향을 갖기 시작한 아이들 눈에는 차지 않게 되었다.“엄마, 양말 많아요. 전에 주신 것도 있고. 이제 양말 그만 사요.” 하고 말하지만 그래도 또 사는 엄마. 그런데 나중에서야 엄마 마음을 알게 되었다. 길가 트럭에서 파는 한 켤레 500원쯤 하는 양말이 엄마가 제일 사기 쉬웠던 선물 목록이라는 것을. 만 원만 주면 양말을 많이 사서 모두에게 골고루 전부 다 나눠줄 수 있었기에, 엄마 마음에 가장 편한 선물이라는 것을 말이다.자식과 손주들에게 많이 주고 싶지만, 당신 형편에 여의치 않자 가장 싼 가격으로 당신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었던 양말만이라도 볼 때마다 사서 주게 되었다는 것을. 그 이후로 우리는 아무 토를 달지 않고,그저 “잘 신을게요. 양말 걱정 없다니까.” 하면서 감사히 받아서 신고 있다.엄마의 양말 사랑은 아마도 끝나지 않고 계속될 것이다. 우리를 사랑하는 그 마음만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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