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싹찰싹 동산, 찰방찰방 법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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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취미

찰싹찰싹 동산,
찰방찰방 법수치…

강원도 양양

강릉에서 해안가를 따라 이어진 7번 국도를 타고 양양으로 올라가면 미항으로 이름난 남애항을 지나 낙산도립공원 못미처 동산항이라고 나온다. 자그마한 포구다. 동산항을 중심으로 위, 아래로 마을에서 운영하는 작은 해수욕장이 있는데 위쪽이 동산해수욕장, 아래쪽이 동산포해수욕장이다.

글. 김수남(여행전문가)

찰싹찰싹 동산, 찰방찰방 법수치…
2007.07

‘서해보다는 동해로 떠나고 싶은데 아이들이 어려서…’

‘동해에는 조개 잡고 조개 구이도 먹을 수 있는 그런 잔재미가 없잖아요.’

‘어른들이 계셔서 너무 깊거나 뙤약볕이 심하면 부담스러운데…’

‘바다도 가고 싶고 계곡도 가고 싶은데 어디로 가지?’

여름휴가를 앞두고 휴가계획을 세우는 가정들의 고민거리가 묵직해졌다. 단출한 가족이라면 기동성이 있어서

그 고민의 무게가 덜 하겠지만 3대가 함께하는 모처럼의 가족여행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여행지 선정 과정에서 검토되어야 할 문제도 많고 여러 가지로 챙겨야 할 것도 많기 때문이다.

어린아이와 거동이 불편한 어른이 있는 대가족의 안심 여행지로 강원도 양양의 동산해수욕장은 어떨까?





동해면서 서해의 특징을 가진 두 얼굴의 해수욕장

강릉에서 해안가를 따라 이어진 7번 국도를 타고 양양으로 올라가면 미항으로 이름난 남애항을 지나 낙산도립공원 못미처 동산항이라고 나온다. 자그마한 포구다. 동산항을 중심으로 위, 아래로 마을에서 운영하는 작은 해수욕장이 있는데 위쪽이 동산해수욕장, 아래쪽이 동산포해수욕장이다. 본격적인 피서철을 앞둔 동산해수욕장에는 사람보다 모래해변의 연분홍빛 갯메꽃, 강렬한 남색의 갯완두 무리가 먼저 반긴다. 이 고운 모래알 속에 어떻게 뿌리를 내리고 사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우주 삼라만상의 숨 붙은 모든 것은 제각기 살 길이 있는 모양이다. 바다도 숨을 쉰다. 여름이건 겨울이건 거친 숨소리와 함께 시원한 파도를 만들어 내는 것이 동해다. 거침없이 달려왔다 스르르 물러가는 물결 밑에는 세상

에서 가장 맑고 시원한 세계가 펼쳐진다. 그 파도와 그 소리를 담으려는 젊은 나그네들이 저마다 핸드폰이나 앙증맞은 디지털 카메라를 꺼내든다.

동산해수욕장은 규모가 작다. 해변 직선 길이가 200m도 채 안되니 해수욕장이라는 명찰을 간신히 달고 있는 셈이다.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알음알음 찾는 이가 많은 것은 동해 해수욕장이면서도 해수욕장의 경사도가 비교적 완만하기 때문이다. 경사가 완만하다는 것은 수심이 낮다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어린이가 있는 가족여행객들에게 적합하다. 허우적허우적 발버둥치다 보면 발끝에 뭔가 걸리는 것이 있다. 조개다. 현지에서는‘째복’이라고 부른다. 이쯤 되면 동해면서 서해의 특징을 가진 두 얼굴의 해수욕장이라 할 수 있다. 째복 천지였던 동산해수욕장이 어느 해인가 태풍이 불어 닥치면서 째복이 사라지는 등 생태계의 일대 변화가 생기기도 했으나 요즘 들어 다시 늘고 있다고 하니 기대해 볼 일이다.

째복을 많이 못 잡았다고 서운해 할 필요 없다. 동산해수욕장에는‘조개공장’으로 통하는 이색 업체가 있기 때문이다. 싱싱한 조개를 전국 식당에 공급해 주는 일종의 조개‘총판’으로, 동해안에서 팔리고 있는 조개의 90%를 납품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곳이다.

키조개·가리비 등의 귀한 조개에서부터 흔하게 만날 수 있는 낯익은 조개까지, 조개가 품고 있는 진흙과 모래를 빼내는 작업은 보기 힘든 광경이다. 조개공장에서는 보는 것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조개를 사서 현장에서 구워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놀이에 지치고 해가 넘어가기 시작해 추위가 느껴진다면 그때부터 조개구이 타임이다. 온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탁탁거리는 소리와 함께 조개를 구워먹으면 성급하게 올라간 달님도 군침을 흘릴 수 밖에 없으리라. 파도소리와 조개가 익는 소리,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한데 섞이니 그동안 조금씩 쌓여온 가족 간의 서운했던 감정들까지 모두 타들어 간다.

동산해수욕장 남단에는 스킨스쿠버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마니아들이 주로 찾는 이곳은 일반인들에게도 문호가 열려 있어 간단한 교육을 마치기만 하면 짧게나마 입수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법수치 계곡과 낙산사

강렬하고 거친 바다가 싫다면 부드럽고 아기자기한 계곡은 어떨까? 하조대해수욕장 앞에서 어성전 방향으로 들어가면 법수치계곡을 만날 수 있다. 오대산으로 향하는 물줄기다. 자잘한 자갈밭이 넓게 펼쳐진 계곡에는 맑고 시원한 물이 흐르는데 무릎 정도 밖에 차지 않는 게 특징이다.

계곡에 인접한 펜션에서 나온 듯한 아빠와 어린 여자아이는 펜션에서 빌린 어항을 살포시 집어넣고 플라이 낚시채를 집어 들었다. 마음은 벌써 저녁상 앞에 가 있다. 어항과 낚시로 잡은 민물고기들을 넣고 얼큰하게 끓인 매운탕 앞에서 아빠와 아이는 서로 공이 더 큼을 엄마에게 자랑하고 있다. 그렇게 웃고 즐기는 사이에 해는 중천까지 올랐다가 산 너머로 넘어가니 법수치엔 여름이 다가올 틈이 없다.

법수치 계곡가에는 펜션이 몇 곳 성업 중이다. 그리 경관을 크게 훼손하지 않아 다행스럽게 보이는데 여행객들에겐 정말 요긴한 쉼터 역할을 해주고 있다. 특히 펜션 마당을 벗어나면 바로 계곡에 닿을 정도로 접근성이 좋아 몸이 불편한 여행객들에게도 안성맞춤이다.

오대산에서 발원한 남대천은 법수치 계곡을 지나‘물고기 밭’이라는 어성전리를 거쳐 54㎞를 달려가 동해로 흘러간다. 거친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의 고향이 바로 이곳인데 남대천에서 산란한 연어는 베링해에서 3년에서 5년 정도 성장한 뒤, 다시 10월에서 11월경에 남대천으로 돌아온다. 회귀하는 때를 맞춰 양양에선 남대천 연어 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양양 여행길에 잊지 말고 들러볼 곳이 있다. 바로 2년 전 대형화재로 잿더미가 된 낙산도립공원의 낙산사다. 당시 낙산사 범종도 녹여버릴 정도의 강력한 화마가 홍련암과 의상대 등 일부 목조건물만 남겨놓고 모든 법당과 울창한 숲을 숯덩이로 만들고 말았다. 신도들과 지역주민들이 힘을 합하여 복원불사를 하고 있는 지금, 낙산사는 제법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일부 법당이 복원되고 있고 숲도 나름대로의 생태계를 회복하였다. 새까맣게 밑둥만 남은 소나무 주위에는 키 작은 나무와 풀들이 빼곡하게 자라고 있고 초롱꽃, 엉겅퀴 같은 들꽃들이 군락을 이루며 보기 좋게 자라고 있다. 민둥산이 되어버렸지만 나름대로 녹화에 성공하여 지금은 동해바다와 제법 어울리는 경관을 회복한 것이다. 군데군데 당시 화마에도 살아남은 거송 몇 그루는 뜨거운 상처라 할 수 있는 검게 그을린 수피를 그대로 지니고 있어 여행객들의 안타까움을 더해준다.

낙산사 화재를 돌이켜 보면 어쩌면 부처님의 뜻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많이 찼으니 조금은 비워라, 조금은 덜어내라는 가르침이 아니었을까…. 채움만큼 비움도 중요하다 하지 않는가. 다행히 지금의 낙산사 모습은 충분히 아름답다. 

낙산사의 볼거리는 해수관음상과 홍련암이 대표적이다. 감로수병을 들고 있는 해수관음상은 높이 16m로 우러러 보기만 해도 신비감이 느껴져 신도가 아니어도 절 한 번씩 하고 소원을 빌고 가곤 한다. 모신 지 30년 된 석상으로 오래된 문화재는 아니지만 문화재 이상의 의미를 지닌 낙산사의 얼굴이기도 하다.

갯바위에 앉은 부속암자 홍련암은 용케 화기를 피했는데, 신도들은 부처님의 가피라고 입을 모은다. 홍련암은 의상대사가 관음을 친견한 곳에 지은 법당이라고 하는데, 낙산사 중에서도 바다와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법당이다. 신도들이야 법당에 들어가면 절을 하기 바쁘지만 여행객들은 법당 바닥을 보느라 정신이 없다.

법당 마룻바닥에는 담뱃갑보다 조금 큰 구멍을 파 놓았다. 그 곳에 눈을 갖다 대면 갯바위와 갯바위에 달려와 부딪치는 동해 파도를 볼 수 있다. 홍련암 입구의 의상대는 낙산사를 창건한 의상대사가 자주 참선에 들던 곳이라고 한다. 암벽 위에 지어진 정자가 한 폭의 한국화 같은 풍경을 연출해 내고 있다. 해수관음상과 홍련암, 의상대 등은 일출 명소이기도 하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 남겨 둔 가족이나 친구·친지들을 위해 기념품을 사고 싶다면 오징어술병은 어떨까? 오징어를 말려 술병을 만들었는데 그 기발한 아이디어에 절로 무릎을 탁 치고 만다. 신기할 뿐만 아니라 오징어의 타우린 성분이 술에 스며들어 몸에도 좋다고 한다. 



여행쪽지


★ 3대 가족여행 일정

[1일차] 08:30 서울 출발 - 12:00 강릉 도착, 점심식사 - 13:00 하조대 - 14:00 동산해수욕장 - 18:00 저녁식사, 조개구이 - 20:00 숙박[2일차] 05:30 낙산사 일출 - 06:30 낙산사, 홍련암 - 08:00 아침식사 - 09:00 양양 곤충생태관 - 10:00 법수치 계곡, 점심식사 - 14:30 양양 출발 - 18:00 서울 도착 예정


★ 찾아가는 길

서울 영동고속도로 - 강릉분기점 - 현남 나들목 - 양양, 속초 방향 - 동산리(해수욕장, 항)


★ 먹을거리(이하 지역번호 033 공통)

송이골 672-8040 / 양양은 송이가 유명하다.

옛뜰 672-7009 / 섭국(자연산 홍합 국), 두부

송월메밀국수 672-3696


★ 숙소

자연과 우리 673-1637 / 법수치 계곡

조단 671-8887 / 동산포해수욕장

그밖에 낙산도립공원 지구 내에 호텔, 모텔, 펜션 등의 숙박시설이 많이 있다.


★ 기타

스킨스쿠버 체험 672-2100

오징어병 661-5548

※ 복구중인 낙산사는 별도의 문화재관람료를 받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