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 피할 수 없다면 지혜를 발휘하라

야근, 피할 수 없다면 지혜를 발휘하라

조직문화/에세이

야근,
피할 수 없다면
지혜를 발휘하라

직장문화 연중 캠페인

“업무 끝났으니 이만 퇴근하겠습니다.”
6시 땡 치자마자 이런 말을 남기고 퇴근하는 직원이 있다면 아마 대단히 용기 있는 사람이거나 눈치 없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야근을 해야만 일 잘하는 직원으로 인식하는가 하면, 야근을 당연히 해야 하는 것처럼 여기는 직장문화가 여전히 우리를 지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근을 해야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말에 긍정하는 직장인이 몇이나 될까? 모두 알고 있다. 업무시간에 집중하면 정시에 퇴근해도 원활한 업무가 가능하고 충분히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그럼에도 야근을 해야 한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글. 전미옥(마이스토리 대표, 중부대 겸임교수)

야근, 피할 수 없다면 지혜를 발휘하라
2016.10

아직은 개인의 지혜가 더 필요한 때


지난 3월 대한상공회의소와 글로벌컨설팅회사 맥킨지는 국내  100개 기업 근로자 4만951명을 대상으로 ‘한국 기업의 조직 건강도와 기업문화’를 진단하여 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은 주5일 중 평균 2.3일 야근을 하고, 3일 이상 야근을 하는 근로자도 전체의 43.1%에 달했다. 하지만 야근과 업무 생산성은 별개였다. 평균 수준의 야근을 하는 직장인의 업무 생산성은 57%인 반면, 주5일 야근을 하는 근로자의 경우 생산성은 45%에 불과했다. 이 조사에 참여한 직장인들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심각한 기업문화로 ‘습관화된 야근’을 꼽았다. 

한때 ‘수요일만은 칼퇴근’이라는 말을 앞세게 캠페인이 있었다. 그런데 그 캠페인도 조금 비틀어 생각해보면 ‘수요일은 칼퇴근 하니까 다른 날은 좀 참고 야근하라’는 역설이 생긴다. 정시 출근은 당연한 것이고 정시 퇴근은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직원처럼 보이다 보니, 정시 퇴근을 일찍 퇴근했다고 기뻐하는 이상 현상까지 생긴다. 이런 비정상적 일터를 정상적으로 되돌려 놓는 것이 직원의 업무 집중력을 높이고 기업의 경쟁력도 키운다는 인식이 근로자뿐만 아니라 경영자들 사이에서도 뿌리내리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기업문화는 하루아침에 바뀌기 힘들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일상화된 야근의 완급조절을 위한 지혜를 발휘할 수는 있다. 야근을 피할 수 없다면, 마음을 비우거나 긍정적인 에너지로 채워보자. 그리고 기왕이면 건강한 야근, 효과적인 야근, 남들도 알아주는 야근이 될 수 있게 야근의 잔기술을 생각해보자. 



좋은 야근 환경을 만들자


스스로 야근할 사람은 없다. 상사가 눈치 주니까 하거나 일이 많으니까 하는 게 보통이지만, 자신이 필요해서 홀로 하는 야근이라면 확실히 알리고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먼저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 혹은 애인에게 전화를 걸어 갑자기 야근하게 되어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되었노라고 사과하는 제스처가 좀 필요한데 상사가 들어주면 감사하다. 그런 후 상사에게 야근하게 된 사유를 정확히, 구체적으로 밝힌다. 그러면서 야근과 맞바꾼 내 일상을 은근히 어필하는 귀여운 속보임이 있다고 해도 좀 어떠랴. 일 열심히 하면 다 용서된다. 

여럿이 함께 야근할 때는 모두 피곤하고 예민해진 상황에서 웹서핑을 한다거나 게임을 하는 등 야근에 집중하지 않는 일은 하지 않아야 한다. 들킨다면 더욱 낭패다. 야근할 때는 일단 외부의 방해 요소를 제거하는 게 중요하다. 책상 위에 지금 당장 업무와 무관한 것들을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야근하는 친구들끼리 대화하는 카톡 같은 메신저도 꺼둔다. 그 대신 잔잔히 음악이 흐르는 이어폰을 꽂는다. 졸음도 덜 오고 누군가 말을 걸어오는 일도 줄어든다. 그래도 졸음이 오거나 일의 능률이 떨어진다면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내 몸에도 좋고 상사가 보기에도 흐뭇하다. 열심히 일하느라 어깨와 뒷목을 풀고 있는 부하 직원의 모습, 짠하고 대견하지 않을 수 없다. 





건강의 적신호를 최소화하자 


야근이 잦으면 영양을 고루 갖춘 잘 차린 집밥을 먹는 것도 아닌데, 살은 찌니 억울할 일이다. 야근이 결정되면 가장 먼저 결정하게 되는 것이 저녁 식사 메뉴인데, “일하는 것도 힘든데 먹는 것도 제대로 못 먹어? 든든히 먹어야 일도 잘할 수 있다.” 고 하는 보상심리가 칼로리 높은 음식을 부른다. 사이사이 야식도 기꺼이 먹게 된다. 하지만 잘 생각하면 야근은 잘 이용하면 다이어트하기 좋은 시간이다. 저녁은 소화가 잘되는 음식으로 가볍게 먹고, 야식은 우유, 과일로 간단히 하거나 생수 이외엔 아예 하지 않는 습관을 들일 수 있다면 최상이다. 부족한 듯 먹어서 속을 비우면 두뇌 회전을 도와 업무 효율에도 좋다. 다음 날 아침 과식을 했을 때보다 몸이 한결 가벼운 건 보너스다. 그리고 일하는 틈틈이 스트레칭 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지혜롭게 야근하는 길이다. 컴퓨터 앞에서 일하는 사무직의 경우, 야근까지 한다면 앉아 있는 시간이 하루에 절반을 넘어선다. 목과 어깨는 결리고 허리는 뻐근하며 다리는 퉁퉁 붓기 쉽다. 자리에서 일어나 목운동을 하고 기지개를 켜거나 허리를 돌리는 간단한 동작을 얕보아선 안 된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몸에 분명히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야근하면서 눈이 뻑뻑해지는 증상은 단순한 시력저하가 아닐 수도 있다. 사무실의 과도한 냉난방도 안구건조증을 유발한다. 컴퓨터를 장시간 사용할 때는 1시간 작업 후 5분 정도씩 눈감고 휴식을 취한다. 편안한 옷차림이 야근의 능률을 올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편안한 차림이 허용되는 회사라면 출근부터 야근 모드를 준비하는 것도 좋고, 야근이 잦은 사람이라면 편안한 바지와 운동화, 렌즈 대신 안경 같은 개인 소지품을 준비하면 식후에 산책이나 스트레칭을 5~10분 정도 하기에도 좋다. 낮에 잠시라도 산책을 하면서 햇볕을 쬐면 생체 리듬을 살리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일도 더 편안하게 할 수 있다. 야근을 피할 수 없다면 적극적인 준비로 일에 집중하고, 신속히 끝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실행하는 지혜로움을 발휘해보자. 천천히 변화하고 있는 우리 조직문화가 직장인들을 만족시킬 때까지 지혜로워야 건강하게 그날을 누릴 수 있지 않겠는가. 





회사사용 설명서 

사회인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에서 좀 더 활기차고 즐겁게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고자 함께 고민해보는 2016년 연중 캠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