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더 이상술로서 하나 되지 않는다

이제 더 이상술로서 하나 되지 않는다

조직문화/에세이

이제 더 이상
술로서 하나 되지
않는다

직장문화 연중 캠페인

우리나라 술 문화는 세계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든 특별한 점이 있다. 어디에서든 술을 살 수 있고 마실 수 있다. 마음대로 취할 수 있고, 술 때문에 저지르는 실수에도 비교적 관대한 편이기 때문에 애주가들에겐 사실상 지상 천국인 셈이다. 반면 이런 음주문화 때문에 괴로운 사람들이 많은 곳도 우리나라다.

글. 전미옥(CMI연구소 대표. 현 서울여성가족재단 운영위

이제 더 이상술로서 하나 되지 않는다
2016.09

배려 없는 공음의 괴로움


우리나라 술 문화는 세계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든 특별한 점이 있다. 어디에서든 술을 살 수 있고 마실 수 있다. 마음대로 취할 수 있고, 술 때문에 저지르는 실수에도 비교적 관대한 편이기 때문에 애주가들에겐 사실상 지상 천국인 셈이다. 반면 이런 음주문화 때문에 괴로운 사람들이 많은 곳도 우리나라다. 

시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턱없이 적었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직장의 음주문화 때문에 괴로운 사람들의 호소는 사라지지 않는다. 사실 회식 자리를 즐기는 직원은 드물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도 사적으로 친한 사람과 먹고 싶어 하지 굳이 회사에서 먹고 싶어 하진 않는다. 하지만 어제 회식에서 몇 차까지 참석했는지, 혹은 술을 얼마나 먹었는지가 일종의 과시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자기가 이렇게 수고해서 회식에 참석한 성실한(?) 직원이라는 것을 암암리에 드러내고 싶은 것이다. 회식도 업무의 연장으로 여기는 주변과 윗사람들의 시선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필름이 끊겨도 누군가 나를 본다


요즘은 직장의 음주문화가 많이 바뀌기는 했지만, 아직도 아슬아슬하면서도 차마 눈 뜨고는 보지 못할 장면들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혼자서 술을 붓고 마실 때야 뭐 어떻게 해도 좋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것이라면 꼭 예의를 지키고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앞서 우리 사회가 음주로 인한 실수에 대해 관대한 면이 있다고 했지만 직장에서는 좀 다르다. 술 마시고 한 실수에 대해 사과하면 용서하고 받아들이기는 하지만, 그 정도에 따라 속으로는 이전과는 다른 시선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아무리 술에 취했고 화기애애하고 허심탄회한 자리가 되었어도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말이 있다. 회사 비판, 동료나 타인에 대한 험담, 사내 애정 문제나 인사 문제 등이다. 상식적인 상사라면 이런 부하를 신뢰하기 쉽지 않다. 술김에 남의 약점을 비난한다거나 조롱하는 일은 너무나 치명적이다. 특히 신입사원 같은 경우 취한 뒤의 자세를 보려고 일부러 더 많이 권해서 취하게 하는 상사도 있는데, 그렇다고 주는 대로 못 마시는 술을 마시는 것은 위험하다. 본인의 주량을 알리고 적당히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대신 술을 잘 못하더라도 너무 단호하게 거절하지 말고 웃으면서 “조금만 따라주십시오”라든지 “조금만 먹겠습니다.”라고 돌려서 말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술에 좀 세고 자신 있다고 해도 직장에서 술 잘 마시는 사람으로 소문이 나는 것은 전체적인 이미지에 그다지 좋게 작용하지 않는다. 과음은 실수를 부르기 때문이다. 실수가 쌓이면 부정적인 이미지로 굳어질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직장에서는 필름이 끊어져도 그런 자신의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사람마다 술을 해독하는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아무리 술을 잘 마신다고 해도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술에는 장사가 없다고 아무리 술을 잘 해독하는 체질이라도 쌓이고 쌓이면 병이 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그 병은 젊었을 땐 별로 증상이 없다가 나이가 들어서 찾아오기 때문에 더 문제다. 건강 때문이기도 하지만, 젊을 때 음주 습관을 잘 잡아야 부하나 후배들에게 과도한 음주를 강권하지 않는 좋은 상사가 될 수 있다. 이런 상사 아래 있는 직원들은 회식이나 술자리가 두렵지 않다. 술자리로 괴로움을 주지 않는 상사는 그 자체로 크게 플러스가 된다. 내가 술이 약한 편인데 누구에게 술을 권해야 한다면 가급적이면 주량이 센 사람에게는 권하지 말고 술을 잘 못하는 사람한테 권한다. 주량이 센 사람한테 권하면 자신한테 술잔이 되돌아올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능한 한, 자신의 술잔을 비워두지 않는다. 술잔 1/3의 양은 늘 남겨놓고 다른 사람이 권할 때 비로소 비우고 돌린다. 술잔이 비면 자꾸만 돌려야 하고 잔이 없는 자신에게 돌아올 확률이 높아진다. 입에 술잔을 대지 않으면 강요를 받으므로 늘 1/3은 남겨야 한다. 차라리 술에 관해서 적극적이 되는 것도 방법이다. 새롭게 술 마시는 법을 알아두었다가 소개하기도 하고, 아예 누가 나한테 술 따라주지 못하게 술병을 손에서 놓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술을 조절해서 권할 수 있고 아예 안 마실 수는 없지만 그래도 적게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술자리에 대한 핑계도 잘 댄다. 기분이 안 좋아서 마시고, 기분이 좋아도 마신다. 일이 잘 안 풀려서 마시고, 일이 잘 풀려도 마신다. 집안에 좋은 일이 있어서 마시고 집안에 나쁜 일이 있어도 마신다. 회식이 업무의 연장이라는 인식이 강한 우리 기업문화 안에서 음주는 개인의 능력만으로는 피해가기 어렵다. 이런 문화 속에서 자기의 이미지 관리와 건강관리를  위해서는 쉽지 않겠지만 그때그때 상황에 맞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그와 함께 심각한 음주문화로 인한 폐해를 직시하는 직장 내 리더들이 많아져야 한다. 음주 말고 함께 단합하고 즐거움을 찾아가는 기업문화 팀 문화를 만들어가는 공론이 필요하다. 





회사사용 설명서 

사회인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에서 좀 더 활기차고 즐겁게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고자 함께 고민해보는 2016년 연중 캠페인



관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