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문화, 할 것과 하지 말 것의 기준을 세워라

회의문화, 할 것과 하지 말 것의 기준을 세워라

조직문화/에세이

회의문화,
할 것과 하지 말 것의
기준을 세워라

직장문화

해야 할 것을 안 하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은 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점검하여, 업무에 도움이 되고 관계에 활력이 되는 회의문화를 새롭게 만들어보자.

글. 전미옥(CM연구소 대표. 현 서울여성가족재단 운영위원)

회의문화, 할 것과 하지 말 것의 기준을 세워라
2016.02

요즘 시대 말 잘하는 사람도 많고 자기 의견 묻힐세라 목소리 큰 사람도 많다. 목소리로든 문자로든 자기 생각을 말하는 데 과거보다 주저함도 없고 논리적이다. 하지만 무슨 일인지 정작 말하는 자리를 멍석 깔아주면 못한다. 직장에서 회의시간만 되면 조용한 사람들, 양보의 미덕(?)을 최대한 발휘하는 사람들이 많다. 입을 닫고 눈을 피하는 바뀌지 않는 회의문화, 이제 달라지지 않으면 시간 낭비만 계속된다. 해야 할 것은 안 하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하여, 업무에 도움이 되고 관계에 활력이 되는 회의문화를 새롭게 만들어보자.


리더가 이것만 안해도 성공이다


회의도 나라마다 문화 차이가 있다. 토론이나 말하는 것을 즐기는 프랑스 사람들은 전통적인 프랑스 기업일수록 회의시간도 길고 어떤 의사결정보다 현안을 토론하는 데 회의시간을 끈다. 프랑스에선 ‘요점만 말하라’는 태도는 상대방에게 모욕감을 주는 행동으로 어떤 일의 문제와 의문점에 대해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이 일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소개하는 부분에 많은 시간을 쓴다. 

실적이나 실용, 성과가 중요한 미국 쪽이나 우리나라 기업이 보자면 답답하고 비효율적으로 느낄 수 있지만, 사업 배경은 의사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고 이에 대한 설명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프랑스의 이러한 토론문화는 멀리 보고 넓게 생각하는 의사 결정을 가능하게 한다. 우리는 회의에 대해 ‘말하는 사람만 말하고, 결론은 어차피 상사의 의견대로 간다’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아직도 팽배하다. 리더가 말이 많을수록 직원들은 입을 더 꾹 다문다. “말하기는 기술이고, 듣기는 예술이다”라는 말이 있지만, 직원들만 예술을 하는 현 상황은 분명 개선되어야 한다. 리더의 권위주의와 말의 독점은 직원이 예술을 하게 만드는데, ‘말할 기회를 주는데도 안한다. 그러니 답답해서 내가 하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리더들일수록 위험하다. 왜 직원들이 회의시간이 되면 멍한 표정으로 시선을 피하고 침묵을 지킬까. 나의 태도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차라리 많은 질문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프랑스는 단도직입적이고 디테일한 질문을 던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은 실례가 아니다. 상대방에게 관심이 많다는 의미로, 리더의 질문을 받는 직원은 리더가 내게 관심이 있어서 질문한다는 인식을 받는다. 리더는 질문준비를 철저히 하여 직원이 자기 역량을 드러내는 일이 즐겁게 느껴지도록 인식을 바꿔주는 노력을 해야 한다. 나만 미워해서가 아니라 내게 관심이 있고 기대가 있어서 하는 질문이라는 생각이 들도록 해주는 것이다. 답변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해도 칭찬하고 격려하는 것은 잊지 말아야 한다.





짧게! 모두! 집중하여! 참여한다


누구나 한 번 이상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길고 뻔한 내용만 계속되는 지루한 회의시간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기업들은 이런 회의 시간을 개선하기 위해 여러 방법으로 노력한다. 적게 할수록, 짧게 할수록 회의는 더욱 효과적이고 집중력도 높다는 결론에 이른 굵직한 기업들의 회의문화를 둘러보고 한 번쯤 참고하고 적용할 필요가 있다. L전자는 ‘1.1.1.캠페인’이 있다. 회의 자료를 최소 1시간 전까지 공유하고 회의시간은 1시간 이내로 끝내고 회의 결과는 1시간 이내에 공유한다. S전자는 ‘회의의 7가지 룰’을 가지고 있다. 시간 엄수, 회의 경비를 회의 자료에 명시, 회의 참석자를 적임자나 담당자로 제한, 회의 목적 명확히, 회의 자료 사전 배포, 참석자 전원 발언, 회의록은 결정된 사안만 기록 보관한다.

요즘은 많은 기업이 보통 1시간, 아무리 길어도 회의시간이 2시간을 넘기지 않도록 신경 쓴다. 그를 위해 사전에 회의 목적과 내용을 숙지시키고 회의록은 1장, 많아도 2장에 넘지 않게 간결하게 작성해 빠른 시간에 공유한다. 때로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그때그때 현장에서도 격의 없이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것을 선호하는 기업들도 많아졌다. 



 침묵에도 책임을 묻는다


그렇게 해도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자리마다 침묵을 지키는 사람이 있다. 신중한 것도 좋지만, 책임을 지지 않고 무엇인가 회피하려는 것처럼 보이는 이런 태도가 매번 이어진다면 곤란하다. 이 결정이 가져올 결과를 알 수 없기 때문에 ‘Yes’나 ‘No’를 모두피하면서 적당히 모호한 입장을 취하다가, 결과에 따라 이익이 있는 곳을 좇거나 책임을 조금 덜어낼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처럼 책임을 피하고 자신을 보호하겠다는 태도에 대한 책임도 꼭 물어야 한다. “당신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듣지 않고 넘어갔다가 나중에 “사실 제 생각은 달랐지만, 이견을 말할 분위기가 아니어서”라거나 한 발 더 나아가 “제 의견은 안 물어보셨잖아요.” 이렇게 나온다면 화가 나도 할 말이 없어질 수 있다. 카메라로 유명한 C기업은 스탠딩 회의를 하며 조는 사람 없이 집중력 있는 회의를 하는데, 회의시간에 3회 이상 발언을 하지 않으면 퇴실 명령을 받는다. S전자 역시 담당자나 적임자로 회의 참석을 제한시키며 참석자 전원이 발언하게 한다. 물론, 직원의 성격이나 인성 탓만 할 수는 없다. 평소 회의 분위기나 리더의 스타일이 어떤가에 따라 침묵을 지키는 직원이 많을 수 있다. 반대 의견을 내는 직원들을 고깝게 보거나 화를 내거나 자기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 무리수를 쓴다면 어떤 직원도 선뜻 자기 의견을 소신껏 말하기 힘들다. 회의에서는 어떤 의견을 내도 불이익을 받거나 소위 ‘찍히는’ 일이 없다는 믿음을 주어야 침묵하는 직원이 생기지 않는다.

회의는 모여서 말하는 것이다. 기껏 모여서 정작 말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성공적인 회의라고 하기 어렵다. 제일 끝에 앉아 얼굴이 앞사람들에 가려 존재감 없는 소극적인 사람의 마지막 의견까지 청취하는, 진정 의미 있는 시간이 되도록 회의문화를 구조조정 해보는 것은 어떨까. 





회사사용 설명서 

사회인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에서 좀 더 활기차고 즐겁게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고자 함께 고민해보는 2016년 연중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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