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갯벌과 연(蓮)의 여름 향연 무안

황토갯벌과 연(蓮)의 여름 향연 무안

여행/취미

황토갯벌과 연(蓮)의
여름 향연

무안

전남 무안은 황토 갯벌과 연(蓮)의 그윽함이 어우러진 땅이다. 여름이 무르익으면 해변에는 찰진 갯내음이 실려오고, 들판에는 바람에 하늘거리며 연잎들이 먼저 춤을 춘다. 무안의 우체국들은 남도의 멋과 맛이 깃든 골목 모퉁이에 들어서 있다.

글. 서영진(여행 칼럼니스트)

황토갯벌과 연(蓮)의 여름 향연 무안
2019.08

무안의 갯벌은 넓고 비옥하다. 간조 때의 갯벌은 깊은 주름을 만들고, 갈라진 골은 삶의 공간과 맞닿아 있다. 갯벌 너머 포구와 바다는 아득하게 시야를 채운다. 황토와 청정갯벌을 머금은 전남 무안은 먹을거리 천국이다. ‘무안 5미(五味)’라는 이름이 그래서 따로 붙었다. 뻘낙지, 영산강 장어, 짚불 삼겹살, 양파 한우, 도리포 숭어 등이 명함을 내민다. 여름이면 정갈함 가득한 연 음식이 더해진다.




연꽃으로 그윽한 맛과 향을 낸 연꽃차



남도의 맛과 풍취 깃든 우체국




초의선사 유적지의 정자와 연못




솔숲과 갯벌이 어우러진 홀통해변




영산강변 정자인 식영정



무안의 우체국에는 남도의 맛과 풍취가 넉넉하게 어우러진다. 읍내 무안우체국은 터미널옆 낙지골목과 양파 한우식당들 사이에서 담백함을 전한다. 삼향 우체국과 몽탄 우체국으로 향하는 길은 선현과의 조우에 가슴 설렌다. 삼향 우체국은 초의선사 유적지와 이어지고, 몽탄 우체국은 무안 도요지와 영산강변 정자인 식영정이 사색을 부추긴다. 일로 우체국은 여름이면 연꽃이 흐드러지는 회산 백련지와 가깝고, 해제 우체국은 갯내음이 그윽한 도리포 가는 길목에 자리해 있다.    

무안 여름 나들이를 한결 정갈하고 넉넉하게 만드는 게 연꽃이다. 회산 백련지에 꽃들이 피어나는 8월이면 여행자들은 연꽃에 취하고 맛에 매료된다. 무안의 연은 청아한 백련이다. 황토로 다져진 무안 땅이기에 영양분을 듬뿍 담아낸 연잎밥 등 연 음식들도 찰지고 풍성하다. 





낙지 조형물과 무안 도리포의 갯벌



아득한 연꽃 세상 ‘회산 백련지’ 


일로읍 회산 백련지는 동양 최대의 백련 서식지로 33만㎡에 아득하게 꽃을 피워 낸다. 법정스님은 백련지와 처음 조우한 뒤 “한여름 더위 속 회산 백련지 2000리길을 다녀왔다. 정든 사람을 만나고 온 듯한 두근거림과 감회를 느꼈다”고 회고한 바 있다.  

연꽃은 새벽 햇살을 받아 꽃잎을 열고 해가 기울면 꽃잎을 닫는다. 아침안개가 자욱한 시간에 백련지 앞에 서면 방석만한 연잎과 하얀 꽃들이 만들어내는 그윽한 향연을 고요히 감상할 수 있다. 백련은 홍련처럼 일시에 피지 않고 7월부터 9월초 사이 석달동안 계속해서 피고 진다. 

백련지에서는 나무데크를 따라 탐방길을 걸어도 좋고 곳곳에 마련된 정자에 앉아 연꽃차 한잔을 기울여도 좋다. 탐방로 곳곳에는 애기수련, 가시연, 노랑 꽃창포 등 다양한 수생식물이 서식한다. 잉어, 자라 등이 헤엄치는 정경도 엿볼 수 있다. 매년 여름이면 개최되는 연축제때는 연근캐기, 연차 시음 등 체험행사들이 마련된다. 



람사르 습지 등록된 생태갯벌


무안읍내에서 해제반도를 따라 24번 국도로 접어들면 무안의 갯벌이 나란히 달린다. 무안갯벌의 대표 공간은 해제반도가 칠산바다를 품에 안은 함평만 일대다. 황토를 머금은 무안의 갯벌은 언뜻언뜻 붉은 빛이다. 무안 갯벌은 전국 최초로 ‘습지보호지역 1호’에 이름을 올렸으며, 생태적 가치를 인정 받아 람사르 습지로 등록됐다. 무안갯벌의 중심인 해제면에는 갯벌을 학습하고 체험하는 무안황토갯벌랜드가 자리했다. 

칠산바다를 바라보며 봉긋 솟은 포구는 도리포다. 해제면 끝자락의 도리포는 서해에서 일몰과 일출을 함께 볼 수 있는 명소로 알려진 곳이다. 도리포의 새로운 상징인 낙지등대는 영광군을 잇는 칠산대교와 칠산바다를 바라보며 묵묵하게 자리를 지키고 서 있다. 숭어잡이로 명성높은 도리포 앞바다는 고려 상감청자 600여 점이 인양된 유서 깊은 장소이기도 하다.  

무안 땅은 사색을 위한 공간들을 소담스럽게 담아 낸다. 무안은 조선후기 차문화를 정착시킨 초의선사 유적지를 간직한 곳이다. 초의선사는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등과 차의 깊이를 나누며 학문을 공유했다. 몽탄면 사천리와 몽강리에 위치한 무안 도요지는 삼국시대부터 옹기와 질그릇 등을 만들어 온 곳으로, 최근에도 후예들이 순수한 전통기법으로 백자, 분청사기 등을 재현해 내고 있다. 국내 최대규모의 백로 왜가리 서식지인 용월리 상동마을 역시 무안 나들이 때 한적하게 둘러볼 곳이다. 

우정사업본부에는 발간한 ‘집배원이 전해 드리는 여행’ 책자에는 현장의 집배원들이 추천하는 여행명소들이 담겨 있다. 책자에는 가족과 함께 떠날 숨은 여행지들이 알차게 실려 있으며 ‘우체국과 여행’ 앱을 통해서도 찾아볼 수 있다. 






TIP‘집배원이 전해 드리는 여행’ 둘러볼 곳



탄도





망운면 탄도는 무안이 간직한 보배섬이다. 예전 섬에 많았던 소나무로 숯을 생산해 뭍으로 보냈다고 해서 ‘탄도(炭島)’라는 이름이 붙었다. 무안의 수려한 해변인 조금나루 해수욕장에서도 가깝다. 탄도에서 섬안의 작은 무인도인 야광주도까지는 바닷길이 드러나 걸어 들어갈 수 있다. 청정 갯벌을 간직한 섬 둘레길은 5km 가량 이어지며, 바닷물이 맑고 깨끗해 가족단위로 방문하면 좋다.



승달산





승달산은 다도해의 비경을 가까이서 조망할 수 있는 산이다. 백두대간 서남부 마지막 지류의 산으로 해발 332.5m 정상에 오르면 동쪽으로 영산강과 월출산, 서쪽으로 목포 앞바다와 유달산이 한눈에 보인다. 고려 인종 때 원나라 승려가 이곳에 암자를 짓고 제자 500여 명과 함께 깨달음을 얻은 후 승달산이라 이름 붙여졌다. 야생난이 서식하는 ‘난 자생지’로도 유명하며, 가을에는 단풍 숲길도 곱다. 



무안의 맛 ‘낙지’





무안여행을 원기 솟게 하는 주연은 낙지다. ‘뻘’에서 삽으로 파낸 무안 낙지는 주낙으로 잡는 것과는 옹골진 힘과 쫄깃한 맛에서 다르다. 이곳 세발낙지는 민물에 씻어 기운을 뺀 뒤 초장에 찍으면 다시 꿈틀거려 ‘기절 낙지’로도 불린다. 낙지는 통째로 먹어야 제 맛이고, 연포탕은 해장에도 좋다. 무안읍내 터미널 뒤쪽으로 낙지골목이 형성돼 있으며, 운남면의 ‘풍미식당’은 30년 전통의 뻘낙지 맛을 자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