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을 돕고 살피는우리가 바로 부산 사나이!

이웃을 돕고 살피는우리가 바로 부산 사나이!

우체국&직원탐방

이웃을 돕고 살피는
우리가 바로 부산 사나이!

부산우체국 사람들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은 마음이 실천되기까지 우리는 많은 생각을 한다. 얼마가 필요할까, 꼭 내가 나서야 할까, 언제까지 도와야 할까. 이 모든 걸 생각하지 않고 일단 몸소 부딪쳐가며 봉사를 시작한 부산우체국 우정이봉사단을 만났다.

글. 전보경 + 사진. 박성희

이웃을 돕고 살피는우리가 바로 부산 사나이!
2017.12

영광의 대통령표창을 수상한 부산우체국 우정이봉사단


지난 10월 19일, KBS 한국방송공사에서 열린 ‘2017년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 시상식에서 부산우체국 우정이봉사단이 대통령표창을 수상하였다.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은 나눔 실천자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포상하여 나눔에 대한 사회적 인정을 강화하고 실천 사례를 홍보하는 등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2012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나눔 분야 최고 권위의 상이다. 대부분의 수상자가민간 기업이었던 터라 공공기관으로서 수상하게 된 우정이봉사단은 더욱 주목을 받았다. 인적, 물적, 생명나눔과 희망멘토링 부문으로 나뉜 시상에서 인적나눔 부문 대통령표창을 받은 우정이봉사단. 1996년부터 봉사를 시작했다고 하니 어느덧 20년을 훌쩍 넘긴 세월 동안 이웃을 돕고 보살핀 것이다.


“1989년 12월에 입사하여 이듬해 7월 정식으로 발령을 받아 집배원 생활을 시작했는데 입사하고 보니 선배들이 홀몸어르신들께 쌀과 생필품을 지원하시더군요. 이웃을 보듬고 사랑하는 선배들의 마음을 저도 본받아 좀 더 적극적으로 돕고 싶었습니다. 마침 마음 맞는 동료들끼리 계모임이나 하나 만들자고 시작한 게 ‘우정이봉사단’이라는 이름으로 이어졌네요. 현물 지원도 중요하지만 우린 몸으로 직접 부딪쳐보자는 생각에 부산 서구에 있는 지적장애인 시설 ‘천마재활원’부터 찾아갔습니다.”

문근식 회장을 주축으로 구성된 우정이봉사단은 천마재활원 아이들의 따뜻한 큰형이자친구가 되어 이불을 털고 목욕을 돕기 시작했다. 읍내에 나갈 일이 있으면 안전하게차량 지원을 하고 필요한 서류를 대신 떼어 주기도 했다고. 그러다 이곳저곳에서 재활원을 지원하는 손길이 많아졌고 우정이봉사단이 할 일이 줄어들자 이들은 더 크게 눈을 떠 어려운 이웃을 찾아 나섰다. 그렇게 해서 오늘날까지 이어온 활동이 홀몸어르신 가정을 돌보는 일이다.


“우리가 활동하고 있는 부산 중구와 서구는 6·25 전쟁 때 피난민과 전쟁고아들이 많이 넘어와 정착한 지역입니다. 중구는 그나마 상권이 형성되어 형편이 좀 나은데 서구는 사회취약계층이 많아 더더욱 열악한 상황이지요. 우선 홀몸어르신들이 사시는 집부터 살피면서 도배를 시작했습니다.”

봉사단이 결성된 초창기부터 함께해온 이춘호 집배원은 상대적으로 빈곤 가정이 많은 중구와 서구의 지역적 특성에 비춰 도배 봉사를 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단순히 봉사에만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수혜 대상자를 이해하고 그들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는 진심이 느껴진다. 진심이 담긴 봉사 활동이었기에 이렇게 한결같이 오랫동안 이어질 수 있었구나, 새삼 깨닫게 된다. 


예닐곱 명으로 시작한 봉사 활동이 해를 거듭할수록 실력도 늘고 인력도 충원되어 지금은 총 15명이 함께하고 있다. 모두들 ‘장족의 발전’이라며 유쾌하게 웃는다.

“몇몇이 미장 경험이나 전기공사 경력을 짧게 갖고 있었을 뿐 대부분 도배에 대해 잘 몰라서 처음엔 많이 힘들었지요. 그런데 이제는 준전문가가 되어 뚝딱뚝딱 잘 해냅니다. 어르신들이 혼자 사시더라도 남은 생은 편히 지낼 수 있게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천장에 합판을 덧대고 벽에 시멘트를 바릅니다. 예전에는 우리가 직접 수혜 대상 가구를 선정하여 봉사하러 나가곤 했는데 요즘에는 구청이나 사회봉사 단체에서 먼저 연락을 주시기도 하니, 이쯤 되면 도배 실력도 인정받은 셈이지요?”

깔끔하게 도배를 마치고 뒤돌아 나올 때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는 박동기 총무. 봉사단에 합류하여 총무직을 맡은 지 올해로 3년째가 됐다고 한다. 기존에는 문근식 회장이 총무까지 겸하면서도 연륜과 경험을 바탕으로 워낙 잘 해왔기에 부담이 됐을 법도 한데, 박동기 총무는 서글서글한 인상과 친화력을 주무기 삼아 예전보다 더 많은 봉사 활동을 계획하며 추진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하던 봉사가 이제 ‘최소 한 번’이 되어 때때로 하루에 두 집의 도배를 한 적도 있다고 하니, 우정이봉사단의 활동력은 더욱 강해지는 것만 같다.

꼭 필요한 나눔을 실천하고 싶은 봉사단의 진심

우정이봉사단은 그동안 총 몇 집을 수리했는지 정확히 가늠조차 안 된다고 한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집이나 주민의 반응이 궁금해져 물었다.


“자식들이 다 살아있는데도 혼자 사시는 할머님 댁을 수리해드린 적이 있어요. 할머님께서 정말 좋아하시며 고맙다는 인사를 계속 하셨지요. 그런데 며칠 지나지 않아 할머님께서 돌아가셨단 소식을 들었을 때 제 할머니가 돌아가신 것처럼 진짜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 할머님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에 남네요.”

박동기 총무의 경험담에 단원들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워낙 연로하신 분들이 많아 이제는 새로운 만남보다 영원한 이별을 더 많이 경험해야 한다며 안타까워하는 이들의 모습이 찡하게 느껴진다.어려운 이웃을 위하는 마음으로 성금을 걷어 지원하거나 일회성 봉사 활동으로 끝낼 수도 있지만 우정이봉사단은 이보다 더 가치 있는 나눔을 실천하고 싶었다. 몸이 더 고되고 시간은 오래 걸리더라도 산동네 어르신들에게 꼭 필요한 것을 해드리고 싶었다는 봉사단원들. 한 가구의 도배를 해주고 나면 이웃한 한두 집이 “우리 집은 왜 안 해주냐”며 볼멘소리를 한 적도 많다. 그럴 때마다 봉사단은 우체국 내에서 자발적으로 결성된 봉사단이 한정된 예산을 토대로 활동 중임을 정중히 설명해드리곤 한다. 

우체국 내부가 아닌 일반 사회봉사 단체의 제보로 대통령표창을 받게 되어 우정이봉사단의 이번 수상은 더욱 값지고 뜻깊다. 그럼에도 한사코 “상 받으려 한 일도 아니고 알려지는 것도 쑥스럽다” 며 겸손한 모습을 보여주는 이들은 당장 11월 18일에 한부모가족 복지시설 다비다모자원 봉사가 잡혀 있어 바쁘다고 한다. 묵직한 진심을 다해 묵묵히 이웃을 돕는 부산우체국 우정이봉사단이 앞으로도 건강하고 왕성하게 활동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