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우체국의 저축왕 어린이우체국의 집배원

아동우체국의 저축왕 어린이우체국의 집배원

우체국역사

아동우체국의 저축왕
어린이우체국의 집배원

요즘 아이들에게 우체국이란 어떤 의미일까? 대부분의 아이들은 쇼핑몰에서 상품을 사면 우체국택배로 가져다주는, 또는 ‘고아라’가 나오는 광고를 통해 예금 및 보험상품을 파는 곳 정도로 알고 있을 것이다.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에게 우체국은 기성세대가 가지고 있는 편지나 우표와 연계된 이미지와는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휴대전화나 인터넷이 없던 시절, 우리의 우체국은 소통의 중심에 있었음은 물론, 곳곳에서 사회문화적 역할을 수행했던 곳이었다. 지금은 더 이상 보기 어렵지만, 60여 년 전 국민학교에서 ‘아동우체국’이 처음 생긴 것도 그러한 역할의 연장선이었다.

글. 최재욱

아동우체국의 저축왕 어린이우체국의 집배원
2017.03

아이들의 저축문화를 이끈 아동우체국





전쟁의 상흔이 아직 곳곳에 남아 있던 1956년, 체신부에서는 문교부와 협의하여 국민학교(現 초등학교)에 ‘아동우체국’을 설치하기로 결정한다. 아이들에게 근검저축의 개념을 알려주고 우정사업 및 우표 지식을 심어주기 위한 것으로, 1956년 3월 서울 덕수국민학교에 최초로 설치하였다. 이후 전국 모범 국민학교로 확대 개설되면서 1962년에 이르러서는 2,052개소가 만들어졌다. 아동우체국에는 각 지역의 우체국과 별도의 협약을 통해 우체국 직원이 파견되었다. 처음에는 우편저축과 우표류 판매 사무를 취급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으나, 실상은 주로 아동저금 위주로 운영되었다. 

최초 개설된 지 2년이 지난 시점인 1957년 11월의 기사를 보면, 전국 1천 개 아동우체국을 통해 약 1억 환(1천만 원)이 저금 되었는데, 당시 교사 평균 월급이 5만 환 내외였으니 상당히 많은 금액이 저축되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최초로 설치된 덕수국민학교에서는 저축액이 670만 환에 육박하였다. 이후 1962년에는 전국 125만 명의 어린이들이 아동우체국을 통해 약 5억 환을 누적 저축하였다. 아동우체국은 당시 저축문화 확산은 물론 아이들의 경제관념을 일깨워 주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된다.


어린이우체국으로 소통하다

국민학교에 우체국이 다시 등장한 건 1979년이다. 그해 서울 염창국민학교에서 자체적으로 ‘모의우체국’이란 이름으로 교내 어린이우체국을 개설하였고, 이후 1982년에 체신부에서 이를 제도화하여 전국 20여 학교에 개설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이어갔다. 

이듬해 20개 학교가 더 확대되며 점진적으로 확산되었고 1987년이 되어서는 전국 686개 교에 이르게 되었다. 학교별로 각기 활동은 조금씩 다르긴 하였으나, 기본적으로 학교 내 우편업무 수행은 물론이고, 편지쓰기 대회 개최, 우표 전시회 개최, 외부인사 초빙 및 교내 선생님을 통한 편지쓰기 지도 활동도 전개하였다. 1960년대의 아동우체국의 역할과 다르게 우편 및 우정문화 확산의 역할이 강화된 것이다.  





어린이우체국을 통해 활발하게 진행된 것이 또 하나 있었는데 바로 선생님과 아이들 간의 소통이었다. 1987년 9월호 체신(現 우체국과사람들)에 실린 ‘어린이우체국의 운영 현황’ 좌담 내용을 보면, 당시 재동국민학교 민우식 교장은 “어린이우체국이 설치된 후 3년 동안 1,500통의 편지를 받았으며 모든 편지에 답장하였다”라고 말하며, “어린이우체국을 통해 편지를 주고받으며 아이들의 생각과 의견을 듣고 소통할 수 있었으며, 꾸준히 답장을 하니 아이들이 재미를 느끼고 편지를 통한 글쓰기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게 되어 교육적인 측면도 있었다”라고 전했다. 좌담에 참석했던 타 학교 교사들 또한 어린이우체국 운영 효과에 대해 “첫째로 어린이우체국을 통해 편지를 주고받으며 심성이 부드러워지고, 둘째로 선생-제자 간, 부모-자식 간 소통을 통해 서로의 어려운 점을 알 수 있어 올바른 지도를 할 수 있으며, 셋째로 아이들 간 친목을 도모하여 서로 간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도구가 되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순기능이 많았던 어린이우체국은 여러 사유로 오늘날 초등학교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소통이 편리해졌음에도 아이들끼리 또는 아이와 부모, 아이와 선생 간 소통이 어렵다고 여겨지는 요즘, 진심을 담은 편지를 전하는 어린이우체국의 역할이, 또한 그것을 지도해줄 수 있는 어른들의 역할이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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