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휴가지는 어디일까? 매년 돌아오는 이 즐거운 고민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통계가 있다.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업체 현대엠엔소프트가 작년 7월 한 달 간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 ‘맵피위드다음’에서 목적지로 입력된 휴가지를 분석했다. ‘여름휴가=바다’라는 오랜 공식처럼 휴가지 인기 순위 TOP 10에도 대천해수욕장과 해운대해수욕장, 을왕리해수욕장, 경포해수욕장이 1위부터 4위를 차지했다.
SK플래닛에서 지난해 여름휴가 기간 내비게이션 T맵의 길안내를 받은 1억4,000만 건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도 참고할 만하다. 가장 많이 검색한 카테고리는 해수욕장, 산과 계곡, 쇼핑·아울렛 순이었다. 그중 해수욕장은 부산 해운대, 산·계곡은 전남 담양 죽녹원, 테마파크는 경기 용인 에버랜드가 가장 높은 관심을 받았다.
2040세대 10명 중 8명은자유여행!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가 2040 남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여름휴가 관련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여름휴가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 10명 중 8명 이상(89.3%)이 교통과 숙박을 일정에 따라 자유롭게 예약하거나, 에어텔(교통편과 숙박이 합쳐진 여행상품)을 이용하는 여름휴가를 떠나고 싶어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8명 이상(89.3%)의 응답자 중 7.5명(75.1%)은 교통과 숙박을 별도로 예약할 계획이라고 답했으며, 1.5명(14.2%)은 에어텔 상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8.6% 국내로~ 41.4%는 해외로~
익스피디아의 조사 결과, 직장인 10명 중 8명 이상(87.5%)은 올 여름휴가 때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해외보다는 국내를 선호한다는 점이다. 국내로 여행을 갈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58.6%로, 해외로 휴가를 떠날 것이라고 답한 41.4%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다. 국내 여행은 특히 남성들의 선호도가 높게(남자 64.6%, 여자 52.8%)나타났다.
‘여름휴가=7말8초’는 옛말
이른바 ‘7말8초’에 집중됐던 여름휴가의 분산현상이 작년부터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한국교통연구원에 의뢰해 하계 휴가 기간 통행 특성 변화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3박4일 이상의 장기체류가 10년 사이 3.2% 증가했다. 해외여행도 3.1% 늘었으며 남해안과 제주도로의 여행 비율이 7.1% 각각 증가했다. 또 휴가 출발 비율을 보면 전통적 여름휴가 성수기인 7월 마지막 주에서 8월 첫째 주 비율은 11.1% 감소한 반면, 8월 둘째 주 이후 출발 비율은 10.9% 정도 증가해 여행 시기가 점차 분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우리 국민 해외출국자수 연평균 증가율은 7월과 8월 각각 9.2%와 9%에 불과한 반면 9월에는 연평균 16.1% 증가해 7월과 8월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상상만 해도 기분 좋은 휴가, 어떻게 보낼까?
나 홀로 방콕형부터 방방곡곡 여행형까지, 내 마음대로 떠나고 내 식대로 즐기는 여름휴가 방법을 소개한다.
1. 책&미드와 함께라면 혼자라도 즐거워, 나홀로 방콕형
혹시 ‘북캉스’란 신조어를 아는가. 북캉스란 ‘북(book)’과 ‘바캉스(vacance)’의 결합어로, 책을 읽으며 휴가를 보내는 것을 말한다. 평소 바쁜 생활에 쫓겨 제대로 책 한권 읽지 못한 직장인들이 여름휴가를 맞아 집에서 느긋하게 독서를 즐기는 것. 이왕이면 ‘여름휴가’란 시기에 걸맞게 기행문학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 고색창연한 이탈리아의 아름다움이 가득한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이나 가슴 속 먼 북소리를 따라 3년간 유럽을 떠돈 무라카미 하루키의 『먼 북소리』를 추천한다. 기행문학의 고전인 쥘 베른의 『80일간의 세계일주』와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을 읽으며 세상 구석구석을 둘러봐도 좋겠다. 잠 못 드는 열대야엔 공포소설도 훌륭한 피서법이다. 영화감독 박찬욱이 추천한 『좀비』는 사이코패스 살인자의 내면을 탐구한 소설로 오싹한 공포를 안겨준다. 독서광으로 유명한 빌 게이츠의 ‘2015년 여름휴가를 위한 책 목록’도 참고할 만하다. 『큐큐 웃픈 내 인생』, 『현실, 그 가슴 뛰는 마법』, 『위험한 과학책』, 『xkcd』, 『면역에 대하여』, 『새빨간 거짓말, 통계』, 『Should We Eat Meat?』이렇게 총 7권으로 쉽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생각할 거리를 주는 책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의 블로그(gatesnotes.com)에 책 소개 영상도 올라와 있다.
평소 외국 드라마를 즐겨 보는 이라면 휴가를 이용해 ‘나만의 미드&영드데이’를 즐겨도 좋겠다. 각종 케이블 TV와 인터넷을 통해 쉽게 미드와 영드를 접할 수 있으니 말이다. 만약 처음 미드를 보는 이라면 <프렌즈>나 <그레이 아나토미> 등 유명한 미드부터 섭렵하는 것을 권한다. SF를 좋아한다면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한 <폴링 스카이즈>나 영국의 ‘국민드라마’로 시간여행을 그린 <닥터후>를 추천한다. 명탐정 셜록 홈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전 세계적으로 극찬을 받은 <셜록>도 강력 추천하는 영드다.
2. 자연에서 즐기는 힐링휴가, 캠핑&트레킹형
가족 혹은 친구들과 함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호젓한 휴가를 보내고 싶다면 캠핑이 제격이다. 낮에는 평화로운 자연 풍경을 즐기고, 밤에는 지글지글 맛있는 고기를 구우며 별을 세는 캠핑.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대한민국 구석구석 Go Camping 사이트(www.gocamping.or.kr)에 들어가면 전국의 캠핑장 정보부터 캠핑 장비 소개, 안전하게 캠핑 즐기는 법까지 총망라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캠핑맵 사이트(campingmap. co.kr)에서도 지역별 캠핑장 정보는 물론 상세 리뷰까지 볼 수 있다. 또한 애플리케이션 ‘캠핑지도’는 대한민국 2,000여 캠핑장에 대한 기본 정보와 이용자들의 솔직한 캠핑 후기를 제공한다. 지역별 날씨 정보와 함께 캠핑장 예약현황도 바로 볼 수 있어 유용하다. 마지막으로 캠핑 초보를 위한 팁을 전한다. 텐트를 칠 땐 화장실과 취사장의 거리, 그늘 여부 등을 체크하고 화로나 모닥불을 피울 땐 화재사고에 항상 유의한다. 또 여름이라고 방심하지 말고 밤에 입을 외투나 담요를 꼭 챙겨야 한다. 10시 이후엔 큰 소리로 노래를 하거나 떠들지 않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캠핑 에티켓이다.트레킹은 사계절 내내 즐기기 좋은 아웃도어 레포츠다. 등정을 목표로 하는 등산과는 달리 서두르지 않고 느긋하게 걷는 것이 트레킹만의 매력이다. 특히 무더운 여름철엔 새파란 녹음 속에서 시원한 계곡을 따라 걷는 코스가 인기다. 전라남도 진안군 ‘데미샘자연휴양림’에서 데미샘까지 오가는 길은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트레킹 코스다. 총 2.5km, 약 1시간 반이 걸리니 참고하자. 재작년엔 내연산 12폭포를 감상하며 걷는 트레킹 코스가 개통됐다. 경상북도 포항시 보경사에서 경북도수목원까지 12.8km를 걷는 계곡구간 숲길도 있다. 마지막으로 서울 도심 속 비밀정원인 북악산과 백사실 계곡 일대를 걷는 코스도 추천한다. 좀 더 다양한 트레킹 관련 정보를 얻고 싶다면 산림청(www.forest.go.kr)과 국립공원관리공단(www.knps.or.kr)을 참고하자.
3. 평범한 도시의 독특한 매력을 찾아, 도시여행자형
해외여행에서 특히나 도시여행에서 빠질 수 있는 재미가 있다. 바로 시티투어 버스에 올라 도시의 곳곳을 편안하게 둘러보는 것이다. 그 도시의 매력을 가장 빠르게 알 수 있는 방법이라 하겠다. 시간이나 주머니 사정 등의 이유로 해외로 나갈 수 없다면 국내 시티투어 버스에 오르는 건 어떨까? 우리나라에도 여러 지역에서 시티투어 버스를 운행한다. 여행자가 된 기분으로 버스에 오르면 익숙하고 평범했던 도시가 독특하게 다가올 것이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사이트(korean.visitkorea.or.kr)에서 ‘방방곡곡 시티투어’를 클릭하면 전국의 시티투어 버스를 살펴볼 수 있다. 서울, 대전, 서천, 속초, 수원, 김해, 공주, 부여, 경주, 통영 등의 시티투어 코스정보와 이용기간, 이용요금을 한번에 알 수 있어 편리하다. 계절별 추천 시티투어와 행사·이벤트를 진행하는 시티투어도 추천해주니 찬찬히 둘러보자.
도시여행에서 유니크한 공간을 둘러보는 재미가 빠질 수 없다. 청담동에 위치한 현대카드 트래블 라이브러리(http://library.hyundaicard.com/travel/index.hdc)는 책을 통해 여행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고 영감을 재충전하는 공간이다. 라이브러리를 채운 1만 4,761권의 책도 멋지지만 여행과 관련된 수십 종의 매거진과 세계 주요 도시의 시티맵을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현대카드 회원과 동반인만 입장 가능하니 사전에 홈페이지를 참고하자. 경기도 성남시 정자동에 자리한 네이버 라이브러리(library.navercorp.com)도 유니크한 매력이 가득한 곳이다. 국내외 잡지 250여 종과 전 세계 전문 백과사전 1,300여 권, IT 장서 7,000여 권이 있으며 희소가치가 있는 해외 디자인 잡지들도 마음껏 읽을 수 있다.
4. 테마 따라 유랑하는 재미, 방방곡곡 여행형
특별한 테마가 있다면 더욱 알차고 의미 있는 여행이 된다. 가족단위 여행객이라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따라가는 여행을 추천한다. 세계유산을 보며 역사공부도 하고 지역 먹거리도 즐길 수 있다. 현재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우리나라 문화유산은 총 11곳. 종묘, 창덕궁, 남한산성, 화성, 조선 왕릉, 경주역사유적지구, 하회와 양동, 고창·화순·강화 고인돌 유적,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마지막으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다.
사진 찍기를 좋아한다면 빈티지 마을 기행은 어떨까. 경북 군위 화본마을(http://hwabon.modoo.at)엔 대한민국에서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작은 기차역, ‘화본역’이 있다. 아담한 시골 간이역인 화본역 옆엔 소박한 화본마을이 자리해 있다. 어른들에겐 어릴 적 향수와 추억을 되새기는 곳이자, 아이들에겐 색다른 추억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곳이다. 마을에서 운영하는 민박도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또한 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동은 골목골목마다 근대 역사와 문화가 꽃 피듯 피어난 곳이다. 과거 서양 선교사들이 정착해 살며 근대 문물을 빠르게 전파한 양림동은 근대 건축물과 전통가옥이 서로 마주하고 있는 독특한 풍경을 자랑한다. 네덜란드식으로 쌓은 회색벽돌이 인상적인 오웬 기념각을 비롯해 우일선 선교사 사택, 양림교회, 어비슨 기념관 앞에선 절로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될것이다.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다 보면 숙박이 가장 큰 고민거리다. 이때 애플리케이션 ‘인터파크 체크인나우’를 이용하면 대한민국 4,000여 개의 호텔· 펜션·콘도·리조트를 실시간으로 예약할 수 있다. 또 ‘세일투나잇’ 앱은 당일 남은 호텔·펜션·콘도·리조트의 빈방은 물론 콘서트, 워터파크, 외식 등도 땡처리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유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