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0 am
차이나타운&
공화춘
대학시절 친구들과 1호선 국철을 타고 인천역에 내려 월미도에 왔었다. 그때는 친구들과 우르르 몰려와 시끌벅적 떠들다 갔던 기억뿐이다. 오늘은 나 혼자다. 그리고 행선지는 차이나타운이다. 서울에서 가깝고 무엇보다 교통편이 편해 선택했다. 지하철 요금 1750원으로 서울서 인천까지 1시간 30분이면 도착을 하니 혼자 여행으로 이만한 목적지도 없겠다 싶어서였다. 인천역사 밖으로 나오니 차이나타운을 알리는 패루(牌樓)가 눈에 들어온다. 패루를 통과해 들어선 차이나타운은 그야말로 작은 중국과 같았다. 온통 붉은색 장식과 간판이 즐비하고 은은하게 코끝을 자극하는 향(香) 냄새가 중국에 와 있는 착각을 들게 했다. 차이나타운은 1884년 청국영사관이 설치되면서 지금의 북성동, 선린동을 중심으로 화교들의 생활환경이 조성되고 산둥반도와 정기적으로 배가 운항하면서 화교들이 모여들게 되었다. 당시에는 청관거리로 불렸다고. 화교들은 중국에서 가져온 식료품과 곡물 등을 팔기 시작했고 이후 요릿집과 무역상들이 자리를 잡으며 청관거리는 인천 최대의 상권으로 이름을 알리며 1만여 명이 북적이는 작은 중국으로 발전하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중국음식점, 중국잡화특산품점, 식재료점, 중국어학원 등이 남아있지만 당시의 명성을 따라가지는 못한다. 그래도 사람들은 여전히 이곳을 찾으며 우리와는 다른 중국의 문화를 보고 배우며 체험한다.
차이나타운의 메인거리라 할만한 삼국지벽화거리는 특히 아이들과 천천히 걸어보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삼국지 이야기와 그에 맞는 벽화가 어우러져 삼국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저렴한 먹을거리도 차이나타운의 매력이다. 단돈 이천원이면 직접 만든 공갈빵, 월병을 맛볼 수 있다. 먹을거리를 들고 천천히 걷는 재미가 좋다. 허기가 질 무렵이면 공화춘에 들러 짜장면 한 그릇을 먹으면 된다. 우리나라에 짜장면이 생겨나기 시작한 곳이 차이나타운이고 그중 공화춘은 1905년부터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짜장면을 만들어 팔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해산물이 풍부하게 들어간 공화춘 짜장면 한 그릇이면 금새 배가 부른다. 10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공화춘은 원래의 자리는 짜장면박물관으로 내어 주고 지금의 자리로 옮겨왔다. 짜장면박물관은 곧 개관을 앞두고 있다니 우리나라의 짜장면 역사를 보러 다시 한번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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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타운 / 인천광역시 중구 북성동2가 9번지 일대
공화춘 / 인천광역시 중구 북성동3가 5-6 ☎ 032-765-0571
1:30 pm
근대문화
역사거리
인천광역시 중구는 우리나라 개화기 근·현대의 역사와 문화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인천 중구청에서 인천 중동우체국까지 이 거리를 개항장 근대역사문화타운이라고 하는데, 2012년에 걷고는 있지만 근현대의 문화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차이나타운과 바로 근접해있지만 전혀 다른 분위기다. 1883년 일본영사관이었던 중구청, 일본제1은행 부산지점 인천출장소(현재 인천개항박물관), 일본제18은행(현재 인천개항장근대건축전시관) 등과 홍예문, 일본 목조주택들이 당시의 문화·역사를 알려주듯 남아있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금괴 및 사금의 매입 업무를 대행했던 일본제1은행, 물자수송의 편리함을 위해 일본이 직접 설계한 홍예문, 우리나라 우정(郵政) 역사와 그 궤를 같이하는 중동우체국 등 하나하나 역사적인 이야기를 살피며 걷다 보면 잘 알지 못했던 우리의 역사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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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광역시 중구 신포로 27번길-중앙동 1가 길
3:00 pm
인천
아트플랫폼
근대문화역사거리에 복합문화공간인 인천아트 플랫폼이 있다. 최근 ‘드림하이’ 드라마의 배경지로 이름을 더 알렸지만, 지역 예술인과 시민들에게는 창작활동을 도모하고 다양한 문화행사를 체험할 수 있는 착한 공간으로 이미 유명하다고. 인천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인천아트 플랫폼은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시각예술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와 연구자들이 창작과 연구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새로운 예술 창작의 인큐베이팅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전시, 콘서트, 문학, 공연 등의 폭넓은 문화를 관람하고 체험할 수 있다. 특히 올해 3월부터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창의력과 감수성 개발을 위한 장기적인 주말 교육 프로그램인 ‘토요창의예술학교’ 문을 열고 창의문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아트 플랫폼 3기 입주작가들의 프리뷰 전시회인 ‘해안동 10-1’을 관람하고 나왔다. 이 전시는 5월 6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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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광역시 중구 해안동 1가 10-1 ☎ 032-760-1000
4:20 pm
신포시장
신포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유명하다는 신포 닭강정 맛이 궁금했었다. 아니나 다를까 닭강정을 사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 신포시장은 19세기 말 중국 화농들이 일본인들을 상대로 야채를 팔던 ‘푸성귀전’이 그 전신이었다고 전해진다. 일제강점기에는 제1일용품시장과 공설 제2일용품시장이 되었다가 광복 후에 지금과 같은 신포동 재래시장이 형성되었다고. 쫄면과 닭강정을 우리나라에서 처음 개발한 곳으로 유명한데, 특히 인기가 있는 ‘찬누리’ 닭강정은 1980년부터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며 예나 지금이나 찾아오는 손님들의 입을 즐겁게 하고 있다. 적당히 달콤한 양념과 고소한 땅콩가루 그리고 바삭하게 튀겨낸 닭튀김이 하나로 어우러져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외식 메뉴가 되었다. 신포시장의 오색만두도 그냥 지나칠 수 없을 정도로 그 맛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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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광역시 중구 신포동 7번지
6:00 pm
로스터리 카페
풍선넝쿨
근대문화역사거리 홍예문 근처를 걷다 하얀색 외관이 눈에 띄는 카페에 들어갔다. 인천에서 유일하게 커피 간미·간별·감정 자격증을 가진 주인장 황규민 씨가 운영하는 로스터리 카페 풍선넝쿨이다. 커피콩 볶는 고소한 냄새에 이내 기분이 좋아진다. 커피에 대해 묻는 손님에게 주인장은 알기 쉽게 커피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역별로 나라별로 커피도 다 제각각의 향과 맛을 가졌다니 매일 아무렇지도 않게 마셨던 커피가 새롭게 와 닿는다. 커피에 관해 누구보다 많은 공부와 연구를 하는 풍선넝쿨 주인장. 해서 최상의 원두를 들여와 예민한 감각으로 로스팅 하는 풍선넝쿨은 언제 가도 질 좋은, 향이 좋은 핸드드립 커피를 마실 수 있다고. 손님이 드문 오전시간에는 커피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4월부터는 풍선넝쿨의 신선하고 맛 좋은 커피를 온라인 ‘cafe de 90+ station’에서 주문해서 마실 수 있다. 봄의 향이 커피향만큼 어서 짙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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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광역시 중구 관동2가 18 ☎ 032-761-12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