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0 am
몽마르뜨
공원
1985년 한남동에 있던 프랑스학교가 지금의 서래마을(서리풀이 많이 자란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로 옮겨오면서 이곳은 우리나라에서 프랑스인이 가장 많이 사는 ‘프랑스마을’이 되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프랑스마을이라는 것에 어떤 환상 같은 게 있었던 것 같다. 거리는 자동차도 없이 조용하고 그 거리 따라 늘어선 카페 테라스에는 프랑스인들이 앉아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만 같았다. 동네는 온통 빵 냄새와 커피향기로 가득하고, 저녁 무렵이면 사람들은 자전거 바구니에 빵과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가득 담아 집으로 갈 것만 같았다. 다행히 그런 환상과 기대가 여지없이 깨지지는 않았다. 일상을 사는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모습과 프랑스 사람들의 정서가 어우러져 동네는 그만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서울 팔래스호텔 옆 골목에서 시작하는 서래마을 서래로는 방배중학교까지 이어진다. 2차선 도로를 따라 늘어선 상점은 여느 거리처럼 요란하지도 화려하지도 않다. 애초에 상업지역이 아닌, 동네 사람들이 그들만의 개성과 분위기로 공간을 꾸미고 운영하기 때문. 파리크라상과 서래약국을 중심으로 저마다의 공간을 뽐내는 카페와 레스토랑, 소품숍이 구석구석 숨어있다. 그 길을 따라 걷다 보면 프랑스학교를 만나게 된다. 아이들은 운동장에서 재잘재잘 봄의 햇살을 받으며 뛰어놀고 있다. 조금 더 가면 방배중학교. 방배중학교 앞에서 발길을 왼쪽으로 돌린다. 그 길 끝에 몽마르뜨공원이 있다. 지난 2000년 배수지 공사 이후 휴식의 공간으로 꾸며 프랑스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특성을 살려 몽마르뜨공원이라 이름 지었다. 공원 안내판을 따라 시선을 돌리자 개나리가 만개해 오가는 사람들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개나리를 배경으로 이 봄의 풍경을 담아둔다. 언덕 공원에 오르자 산책하는 사람들이 꽤 많이 보인다. 애완견을 데리고 걷는 사람들, 손자 손을 잡고 나온 할머니, 이른 아침 데이트 나온 젊은 연인까지 사람들은 그곳에서 서래마을만의 서정적인 봄을 만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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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서초구 반포동 산 93 ☏ 02-2155-6860
12:00 am
오리엔탈
무드
서래약국을 지나 프랑스학교 방향으로 걷는 길, 길가에 내놓은 유리부스가 눈에 들어온다. 앤티크한 액세서리며 작은 소품이 아기자기 놓여있다. 2층으로 오르는 계단에서도 특별한 감각이 느껴진다. 안으로 들어가니 아로마 향초가 머리를 이내 맑게 해준다. 오리엔탈무드는 동양적인 아름다움이 녹아 있는 소품과 가구를 판매하는 소품숍. 여자들이라면 한번쯤 갖고 싶었던 소품과 가구가 눈과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한쪽에는 중국과 태국, 티벳에서 직접 엄선해 들여온 가구가 진열되어 있고 또 한쪽에는 미국, 독일에서 들여온 팬시류와 방향제품(아로마 초, 향, 오일 등)이 진열되어 있다. 앤티크한 가구와 직접 제작한 오리엔탈 캔들볼(candle ball) 등 다양한 소품에서 주인장의 감각이 엿보인다. 특히 오리엔탈무드에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실크 브랜드 짐 탐슨(JIM THOMPSON)의 직수입 제품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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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서초구 반포4동 96-5 비전타워 2층 ☏ 02-536-5280
1:30 pm
갤러리 카페
오시정
다섯 편의 시를 쓰는 마음이라는 뜻을 가진 갤러리 카페 오시정. 카페 오시정은 신진 작가의 작품이 항시 전시되어 있어 카페와 갤러리에 동시에 와 있는 느낌이 든다. 흰색 인테리어를 중심으로 다달이 바뀌는 전시로 오시정은 언제나 새롭게 와 닿는다. 2층 볕이 잘 드는 창가에 앉아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수플레’를 주문한다. 주문과 동시에 만들기 때문에 기다리는 시간은 20분 이상이다. 그러나 기다리는 시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정성껏 만들어져 나온 수플레는 그 맛이 아주 훌륭하다. 수플레란 달걀 흰자를 거품내어 크게 부풀려 만든 프랑스 전통 디저트로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기분마저 좋게 해준다. 오시정은 홈메이드 스타일의 음료와 커피, 티를 내놓는데 그 맛이 건강하고 좋아 꾸준히 인기다. 홍시요거트, 시금치우유, 수삼우유, 녹차라떼 등 이곳에서는 어쩐지 커피가 아닌 건강음료와 티를 찾게 된다. 특히 모든 음료를 주문하면 직접 구운 스콘을 함께 내어주는데 버터와 오렌지잼을 곁들여 먹으면 그 또한 맛이 일품이다. 따뜻한 봄날 창가에 앉아 봄의 여유를 한껏 만끽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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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서초구 반포4동 106-8 2층 ☏ 02-599-1124
3:00 pm
빈티지
부띠끄 at
카페에서 나와 찾은 곳은 빈티지 부띠끄 at이다. 김용철, 조수민 부부가 운영하는 이곳은 빈티지한 유럽 소품과 의상들로 여자들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부부가 함께 꾸민 공간에 부부가 직접 고른 소품들로 채워져 있다. 미국과 영국, 일본 등에서 직접 골라 들여오는 소품은 고스란히 부부의 취향이 반영되었지만, 여자라면 꼭 하나쯤 갖고 싶은 것들이다. 처음에는 브런치 카페와 소품 숍을 함께 운영했지만 2011년부터는 빈티지 숍으로 재구성했다. 카페는 테이크아웃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쥬얼리로 특히 커스텀 쥬얼리는 마니아층으로부터 인기가 높고 인근에 사는 연예인들도 단골고객이다. 주로 일본에서 가져오는 의류도 흔하지 않으면서 멋스럽다. 아내 조수민 씨가 직접 입어보고 심사숙고해 골라오는 것들. 의류부터 신발, 안경, 가방, 쥬얼리 등 거의 대부분이 그녀의 취향대로 선정해 가져온 것들이다. 하나하나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호사를 할 정도로 빈티지하고 특색있는 아이템들이 가득 넘쳐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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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서초구 반포4동 104-3 ☏ 02-3477-0720
4:40 pm
프레시 밀
어디에선가 고소하고 신선한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보니 보기에도 신선한 초록색 외관의 프레시 밀 샌드위치 가게가 있다. 좁은 공간이지만 심플한 아트월이 돋보이는 공간이다. 프레시 밀은 이미 서래마을 토박이들에게는 유명한 집. 주인 서병화 부부가 미국에서 다년간 전수받은 정직한 맛의 샌드위치가 마을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고. 이곳의 샌드위치가 더 신선하고 맛있는 이유는 직접 매장에서 구운 빵 때문이다. 서병화 씨가 한국에 와서 샌드위치를 만들려고 보니 적합한 빵이 없었던 것. 해서 그는 직접 빵 만드는 기술을 1년간 배워 하루 3회 독일에서 수입한 유기농 곡물을 10가지 이상 혼합하여 샌드위치, 햄버거, 서브 빵을 구워 만든다. 여기에 신선한 채소와 햄 등을 사용해 특별한 소스가 없어도 그 맛이 일품이다. 다른 수제 샌드위치, 버거집 보다 가격도 비교적 저렴하다. 터키햄과 저지방 살코기, 베이컨, 치즈, 양상추, 토마토로 만든 클럽 샌드위치와 베이컨 터키 앤 스위스 치즈 서브가 인기메뉴이자 대표메뉴다. 터키햄은 독일에서, 베이컨과 저지방 순살코기 햄은 미국에서 직수입하는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직하고 건강한 맛을 내고자 노력하는 서병화 부부의 마음이 따뜻하고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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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서초구 반포4동 90-1 ☏ 02-595-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