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 am
수암골
30분이면 동네 한바퀴를 다 도는 작은 동네 수암골. 몇 해 전 <카인과 아벨> <제빵왕 김탁구>의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수암골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주민들은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니 사람 사는 동네 같아 좋다고 했다. 6·25전쟁 때 형성된 오래되고 쓸쓸했던 수암골이 달라지기 시작한 것은 2007년이다. 공공미술프로젝트 사업의 일환으로 충북 예술인과 지역 대학생들이 ‘추억의 골목 여행’이라는 주제로 서민들의 생활을 담은 벽화를 그렸다. 마을은 ‘삼충상회’부터 시작한다. 빨간우체통이 소박하게 걸려있고 방명록이 낡았지만 깨끗한 테이블 위에 올려있다. 삼충상회는 이 마을의 사랑방 같은 곳. 삼충상회 길을 따라 10여 미터 오르면 ‘수암골 사진관’이 있다. 지역 예술가가 갤러리 겸 작업실 겸 사진 세트장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개방하는 곳이다. 수암골 벽화는 정답다. 추억이 골목 담장마다 고스란히 남아있다. 어린시절 추억을 만나고 오는 길, 몇 해 전 재미있게 봤던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의 촬영지였던 갤러리 겸 카페에 들렀다. 빵을 직접 만들어 팔지는 않아도 커피와 빵을 먹으며 쉬어갈 수 있는 곳. 드라마도 이젠 추억이 되어 수암골의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
청주시 상당구 수동 1 ☏ 043-200-2231
11:20 am
고인쇄
박물관
현존하는 금속활자본 중에 가장 오래된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이하
직지)이 발견된 흥덕사지 고인쇄박물관을 찾았다. 어려서 책들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전해졌는지 궁금했었던 기억이 있다. <직지>는 독일의 금속활자 인쇄본 구텐베르크 42행 성서보다도 78년이 앞선 1377년에 간행된 것으로 밝혀졌다. <직지>는 2001년 9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으며, 현재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금속활자를 만들어 책으로 인쇄하는 과정을 밀랍인형으로 재현한 직지금속활자공방과 인쇄문화실, 동서인쇄문화실, 인쇄기기실 등으로 구성된 고인쇄박물관은 고인쇄유물 4,3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시연실도 갖추고 있어 어른들부터 어린아이까지 우리의 글자를 옛날 방식으로 인쇄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 866 ☏ 043-200-4511
1:00 pm
창작미술
스튜디오
청주에 문화예술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2007년 3월에 개관한 청주 미술창작스튜디오는 청주 지역을 넘어 다양한 현대적인 시각예술문화를 소개하고 신진 미술작가 양성에 집중하고 있다. 창작스튜디오의 시설은 전문적인 시각 예술가를 위해 마련된 공간으로 15개의 개별 스튜디오와 3개의 전시실, 교육실, 야외 전시장 등이 있으며 특히 개별 스튜디오는 작가들이 상주하며 작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완벽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시민과 함께하는 예술 프로젝트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5월에는 시민연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입주 작가 기획전 ‘아트파크 展’을 개최했으며, 작가들과 시민이 함께하며 다양한 미술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원더풀 아트’도 기획하여 사생대회 및 아트마켓, 조각 만들기 프로젝트 등 실질적인 미술행위를 선보이기도 했다. 어렵게 느껴지던 미술도 가까이 가 살펴보면 결코 어렵지 않은 일상의 예술임을 새삼 느낀다.
▲
청주시 상당구 용암로 55 ☏ 043-200-6135-7
2:40 pm
상주
올갱이집
어린 시절 구수한 올갱이국 한 그릇이면 낮 동안 뛰어놀아 허기지던 배가 두둑해졌던 기억이 있다. 지역마다 올갱이를 부르는 이름은 다슬기, 달팽이 등 각각이었어도
그 구수한 맛은 하나. 청주시 상당구 서문동에 위치한 ‘상주올갱이집’. 청주에 웬 상주올갱이집일까 하겠지만, 상주에서 처음 문을 연 어머니의 식당을 딸인 지금의 주인이 이어받아 청주로 오면서 40년 전통의 상주올갱이집이 되었다. 집에서 직접 담근 된장에 금강에서 잡아온 올갱이와 부추만 넣어 끓이는 올갱이국은 예전 그시절 만큼 변함없이 구수하고 깊다. 함께 나오는 반찬이래야 열무김치와 깍두기, 고추절임이 전부이지만 그 맛도 시골어머니가 손수 담가주신 맛이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올갱이국을 메뉴로 팔기 시작한 상주올갱이집, 그 맛을 오래도록 지키며 50년, 60년 계속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
▲
청주시 상당구 서문동 181-1 ☏ 043-256-7928
4:00 pm
가경 터미널 시장
전통시장은 언제 찾아도 정겹고 볼거리, 먹을거리가 풍부하다. 청주 가경동 터미널시장은 지난 2010년 ‘문화와 바람난 시장길’이라는 문전성시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상인과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시장 사람들의 사랑방인 다정다방에는 시끌벅적 웃음꽃이 피어나고 재미재미공방과 하늘공방에는 시민들이 저마다 무언가를 배우며 만들고 있다. 매일 오후에는 시장상인과 지역 예술가가 방송하는 시장통 라디오가 방송되며, 엄마를 따라나온 아이들은 시장작은도서관에서 책을 보며 시간을 보낸다. 이 밖에도 풍물, 밴드, 난타 등 문화예술동아리가 운영되고 있는데 매주 토요예술장터에서 흥겨운 무대를 만날 수 있다. 모든 공간은 상인과 시민들에게 열려있다. 시장 상점은 판매물품과 주인장들의 개성을 표현한 미술품들이 걸려있어 하나하나 찾아보는 것도 재밌다. 문화공동쿠폰을 이용하면 보다 편리하고 저렴하게 가경터미널시장을 이용할 수 있다. 어머니 따라 종종거리며 시장을 다니던 그 시절이 그리운 것은 어쩌면 당연하겠다.
▲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1265 ☏ 043-232-1117
5:30 pm
상당산성
푸른 잔디밭이 넓게 펼쳐진 상당산성. 곳곳에 휴식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이 꾀나 많다. 상당산성은 백제시대 처음 쌓기 시작해 조선시대 때 완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넓게 펼쳐진 잔디밭 광장 옆 오솔길을 따라 산성 남문에 오른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길이다. 남문에 올라 내려다보는 풍경이 더없이 싱그럽다. 성곽길을 따라 걷는다. 지나온 시간과 그리고 앞으로의 날들에 대해 생각한다. 옛 선인들이 돌담을 하나하나 쌓듯 그렇게 생각을 쌓아가며 지나온 삶을 정리해본다. 남문부터 북문까지의 성곽길은 가족이 함께 걷기 좋은 길. 11월까지 매월 셋째 주 토요일 오전 11시에는 ‘산성 숲 속 음악회’가 열린다니 다음에는 가족과 함께 와야겠다.
▲
청주시 상당구 산성동 ☏ 043-200-2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