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 am
aA Design
Museum
솔내길 독막길
또 하나의 문화향기가 흐른다
홍대의 정신없음에 지쳤다는 사람들, 문화의 향기가 그립다는 사람들이 서교동과 상수동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서교동 솔내길, 상수동 독막길이라야 홍대 주차장길 끝에서 상수역 1번 출구로 이어지는 길이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몇몇 식당이 전부였던 이곳에 2007년부터 ‘즐거운 북카페’ ‘카페 마로’ ‘디디다’ ‘시연’ 등의 공간이 자리하면서부터 새로운 문화공간과 컨셉 카페들이 들어섰고 조용한 자신만의 공간을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2·6호선 합정역 5번 출구로 나와 자전거 가게 골목으로 들어가면 솔내길이 시작된다. 6호선 상수역 1번 출구로 나와서 직진하면 독막길의 시작이다. 갤러리로는 아트티갤러리, 갤러리 나비 등이 있으며 카페로는 호호미욜, 올라리사, 카페 시연, 카페 앳홈, 카페 마로 등이 있다. 거리를 걷다 보면 다양한 소품숍도 만날 수 있다.
아트(art), 아키텍쳐(architecture), 그리고 살아있음을 뜻하는 얼라이브(alive)의 뜻을 담은 소문자 ‘a’와 최고의 점수와 불변하는 고유명사적 가치를 암시하는 대문자 ‘A’가 합쳐진 이름의 aA 디자인뮤지엄은 국내 최고의 가구박물관이다. 처음 이 공간에 들어섰을 때 눈과 입이 커졌던 기억이 있다. 세계 유명 디자이너들의 작품부터 조그마한 빈티지한 소품들까지 국내 처음 문을 연 오리지널 빈티지 컬렉션숍답게 하나하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같은 가구, 같은 소품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 국내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디자인 제품 특히, 가구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전시장과 쇼룸의 복합적 성격을 지니는 aA 디자인뮤지엄은 빈티지 제품을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인 aA life shop과 새로운 라운지 형태의 카페 caf'e aA로 구성되어 있다. 관람객들의 휴식 장소로 운영하는 카페에 놓인 소품과 인테리어 소재들이 그 하나하나마다 역사와 의의가 있는 제품들로 이곳에 오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며 과거와 현재, 그리고 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조우하는 하나의 공간으로 그 의미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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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08-11 ☏ 02-3143-7311
1:40 pm
후마니타스
책다방
북 카페를 표방하는 카페는 많다. 그러나 오랜 시간 자리에 앉아 좋은 책을 골라 읽을 수 있는 북 카페는 흔치 않다. 서교동에 위치한 후마니타스는 다녀 본 북 카페 중 단연 으뜸이라고 말하고 싶을 만큼 단정한 분위기에 좋은 책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이곳은 인문사회과학 출판사 후마니타스가 운영하는 북 카페다. 편집실이 북 카페 한쪽에 있다. 편집실 한쪽에 북 카페가 있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이곳의 책은 천여 권 정도로 인문학책부터 자기계발서, 에세이, 소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책들이 있다. 대체로 인문학 서적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인문학 북 카페로 소문이 나기도 했다. 후마니타스가 만든 책은 30%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도 있다. 가장 따뜻한 후마니타스의 신간을 만날 수 있다는 매력도 있다. 종일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도 눈치 주지 않은 착한 북 카페, 책 읽기 좋은 계절에 혼자라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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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마포구 합정동 413-7 1층 ☏ 070-4010-7737
3:3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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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는데 창가로 예쁜 소품들이 ‘나 좀 봐주세요’라고 말을 걸어오는 느낌이 든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여자들이면 누구나 갖고 싶어 하는 예쁜 그릇과 리빙, 인테리어 소품들이 가득하다.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주인이 운영하는 비블랭크다. 미국과 일본, 유럽 등에서 직접 골라온 제품들이 대부분이라고. 집에 전부 들여놓고 싶을 만큼 실용적이고 예쁜 소품을 하나하나 들어볼 때마다 마음이 설렌다. 이렇게 예쁘게 꾸며놓고 예쁜 그릇과 예쁜 소품들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빈티지 문구류, 패브릭 등도 눈길을 끈다. 그래픽 디자이너인 주인장이 곧 비블랭크만의 디자인 제품과 문구류를 출시할 예정이란다. 보다 감각적인 제품을 비블랭크에서 만나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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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96-29 ☏ 02-6407-9075
5:00 pm
상수동 빵공장
퍼블리크
고소한 빵 냄새에 이끌려 들어온 곳은 상수동 빵공장으로 유명한 퍼블리크다. 프랑스 수제빵집으로 유명한 이곳은 이미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프랑스 전통 빵을 맛보는 중이었다. 호밀과 통밀, 전통밀을 프랑스에서 들여와 사용하는데 프랑스 바게트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빵집에서 사용하는 재료들이라고 한다. 자연 효모빵부터 디저트에 이르기까지 50여 종의 빵을 맛볼 수 있다. 그렇다고 매일 50여 종의 제품이 있는 것은 아니다. 천연 효모빵은 2~3일에 한번 만들어 나오고 일정 그람 수 대로 잘라서
판매한다. 당일 다 나가면 살 수 없다. 퍼블리크의 빵은 대체로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지나치게 달거나 입안을 자극하는 강한 맛이 없다. 해서 두고두고 자꾸 손이 가는, 쉽게 질리지 않은 빵맛을 느낄 수 있다. 고소한 빵 굽는 냄새에 커피향기가 어우러지니 이른 가을이 찾아온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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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마포구 상수동 311-1 ☏ 02-333-6919
6:30 pm
디디다
솔내길, 독막길의 마무리는 뭐니뭐니해도 밴드공연을 보는 일이 아닐까 싶다. 홍대에서 자리를 옮겨와 하나둘 밴드공연 카페들이 문을 열었는데, 디디다는 거의 맨 처음으로 독막길에 터를 잡은 밴드공연 카페다. 좁은 계단을 따라 올라가 문을 열면 잠자는 고양이 한마리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어 공간을 둘러보면 금방이라도 생생한 라이브 음악이 들릴 것만 같다. 이곳은 주인 오디션을 거쳐 통과하면 무료로 무대를 내어준다. 음악을 하고 싶어 하는 젊은이들의 자작곡 오디션이 주로 열리는 곳이 디디다이기도 하다. 낮에는 책과 함께 커피를, 저녁에는 맥주와 함께 밴드공연을 즐길 수 있다. 특히 디디다에서는 신선한 엘리캣 생맥주를 마실 수 있다. 공연도 공연이지만 엘리캣 생맥주를 마시러 오는 단골도 있다고.
불타는 금요일밤은 디디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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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마포구 상수동 310-14 ☏ 02-3412-5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