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수원우체국 이세림 집배원이 소개하는 수원의 그곳
신여성의 자취를
따라걷다
나혜석거리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화가이자, 독립운동가인 나혜석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한 거리가 바로 수원시 인계동의 나혜석거리다. 나혜석이 새롭게 조명받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여 년 전의 일이다. 그간에는 혼외정사의 스캔들 여성으로 이미지가 부각됐었지만 그녀는 뛰어난 예술가였고 독립운동가였다. 1999년 나혜석 바로 알기 심포지엄이 개최된 이후 그녀의 출생지 수원시에서는 팔달구 인계동 효원공원부터 서쪽 600m 거리를 나혜석거리로 조성했고, 거리 중심에 세운 그녀의 동상은 수원의 새로운 문화의 중심이 되었다. 유학 전 1919년 3·1만세 운동을 이끌며 옥고를 치르기도 했으며 유학하는 동안에는 단편 소설을 발표하는 등 그녀는 예술문학에 있어 뛰어난 재능을 펼쳤었다. 우리나라 여성 최초로 경성일보 ‘내청각’에서 유화개인전을 열 정도로 뛰어난 인물이었지만 미술공부를 위해 떠난 파리에서 혼외정사를 한 이후 줄곧 평탄치 않은 삶을 살아야 했던 그녀. 다시금 그녀의 재능을 되돌아보고 재조명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고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겨울, 그녀를 생각하며 나혜석거리를 거닐어본다.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신개념 화장실 박물관
해우재
화장실박물관 ‘해우재’. 해우재는 세계화장실협회장을 역임한 ‘미스터 토일릿(Mr. Toilet)’ 故심재덕 선생이 변기모양 사택을 수원시에 기증하면서 국내 최초로 조성된 화장실문화테마공원이다. 수원시는 선생의 뜻을 기르고 새로운 화장실 문화를 선도하고자 리모델링을 하고 2010년부터 일반인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지하 1층, 지상 2층의 해우재는 위에서 내려다보면 변기 모양구조에 3개의 화장실이 주거공간 중심에 자리 잡은 ‘화장실 박물관’. 1층 거실 중앙에 있는 화장실은 내부 조명을 켜면 안팎으로 투명한 벽면 유리가 불투명 처리되도록 설계됐고, 2층 화장실은 벽이 반투명 유리로 만들어져 안에서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다. 화장실은 인간의 생활공간 중에서도 가장 위생적이고 여러모로 안락한 시설이어야 함에도 그간 우리는 불결의 공간으로 치부해 버리기 일쑤였다. 화장실박물관 해우재는 이러한 선입견을 버리고 문화의 공간이자 위생적이고 안락한 화장실문화를 선도하기 위해 다양한 전시와 프로그램을 구성해 시민들을 맞이하고 있다.
수원시 장안구 이목동/ 031-271-9777
정조의 효심이 새겨지다
수원 화성
1997년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수원 화성. 수원 화성은 조선 정조대왕이 당쟁에 휘말려 왕위에 오르지 못하고 뒤주 속에서 생을 마감한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침을 양주 배봉산에서 조선 최대의 명당인 수원의 화산으로 옮기면서 축성되었다. 정약용 등의 실학자들에 의해 축성된 수원 화성은 행궁, 중포사, 내포사, 사직단 등 많은 시설물이 함께 세워졌으나 전란으로 소멸되고, 현재는 화성행궁의 일부만 남아 있다. 수원 화성은 축성시의 성곽이 거의 원형대로 보존되어 있을 뿐 아니라 북수문을 통해 흐르는 수원천이 현재에도 그대로 흐르고 있고 팔달문과 장안문, 화성행궁과 창룡문을 잇는 가로망이 현재에도 그 골격을 유지하고 있는 등 200년 전 성의 모습 그대로다. 대부분의 성이 군사적 목적이었다면 수원 화성은 정치, 경제를 기반한 정조의 효심으로 축성된 것으로 특별한 문화적 가치를 지닌다.
수원시는 화성과 행궁을 다양한 형식으로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는데 해설사의 설명이 함께하는 화성열차를 이용하면 보다 편리하게 수원 화성을 둘러볼 수 있다. 또 국궁체험, 정조학교 등 조선시대 역사와 문화를 체험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온 가족이 함께하기 좋은 근거리 역사여행 코스로 훌륭하다.
수원시 팔달구 행궁길 185 / 031-251-4435
중국 전통 정원 느끼다
월화원
수원시 인계동 효원공원에 중국전통공원 ‘월화원’이 있다. 효원공원 서쪽에 1천800여 평 규모로 조성된 월화원은 건물과 호수와 인공폭포, 산책로 등의 정원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2002년 경기도와 광둥성이 우호교류를 위해 각 지역에 전통공원을 세우고자 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광둥성 광저우에는 우리나라의 전통정원 ‘해동경기원’이 조성되어 있다. 호수 주변에는 인공폭포를 만들고 배를 본떠 만든 정자를 세우고, 곳곳에 한시와 글을 새긴 건물은 하얀가루로 파랑벽돌과 나무를 연결하는 광둥지역의 전통 건축양식을 따라 지었다. 수원의 도심에서 중국 전통정원의 매력을 충분히 느끼기에 그만인 곳이다.
월화원은 반투명한 유리화 벽의 감출 듯 말 듯한 중정의 경치며 다양한 분재들이 전시되어 있는 분경대, 원림 속의 수경과 조화를 이룬 월방(月放) 그리고 접대와 휴식의 장소로 사용되었던 옥란당과 월화원의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중연정까지 곳곳에서 한국 정원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또 다른 멋과 여유를 느낄 수 있다. 한국 속 작은 중국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문화 공간이다.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1117 효원공원 내
소통하는
복합예술 공간
수원시미술전시관
수원시 미술전시관은 110만 시민의 유일한 공립미술전시공간으로서 수원과 경기 남부권의 독창적인 미술문화를 중점 수용하는 복합예술 공간이다. 1999년 개관이래 수원시미술전시관은 다양한 기획전시는 물론 문화예술교육의 지향점인 미술관 교육과 문화소통의 역할로써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며 시민들과 함께해 왔다. 또, 유능한 현대 화가들과의 만남을 통해 교사들의 미적 안목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최하면서 교사로부터 일선 학교로까지 그 영향력을 미치도록 하고 있다.
어린이미술체험관, 어린이생태미술체험관 풀잎, 느리게 읽는 미술책방 등은 수원시미술전시관이 시민을 위해 대표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열린 프로그램이다. 어린이생태미술체험관 풀잎은 자연과 예술이 결합한 전시를 바탕으로 한 통합교육프로그램으로 인간과 자연이 함께 공존하는 생태의 리듬을 오감으로 체득하는 삶의 교육터이자 전시학습공간이다. 어린이미술체험관 또한 창의적이고 예술적인 감각향상과 표현활동을 장려하고자 운영하고 있다. 느리게 읽는 미술책방은 기존의 책방개념을 넘어선 에이블 아트로 특화된 커뮤니티아트 공간. 미술책방, 포럼, 강연회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예술활동을 나누는 공간이다. 미술관 문턱이 높다는 편견은 버리자. 누구라도 수원시미술전시관에서는 가벼운 마음으로 전시를 즐길 수 있다.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 417-24 / 031-243-3647
새로운
공공 미술을 이끌다
대안공간 눈
대안공간 ‘눈’은 지역의 시각문화 예술활동을 지원하고 육성하기 위하여 40여 년 넘게 주거공간으로 사용하던 곳을 개조하여 대지 90여 평에 1, 2전시실, 윈도우 전시실과 북마켓, 아트샵 겸 카페, 소그룹 회의공간과 야외전시 공간으로 꾸며진 문화 플랫폼이다. 올해로 수원에서 7년째 지역 문화예술 플랫폼 역할을 해온 대안공간 눈은 조각가인 이윤숙 대표와 김정집 관장이 부모에게 물려받은 낡은 한옥을 고쳐 젊은 작가들에게 개방한 것으로 시작되었다. 이들의 활동은 주민과 떨어진 채 지역에서 창작 활동만 하고 훌쩍 떠나는 기존의 상당수 공공미술 작업과는 다르다. 벌써 오래전부터 생태적 삶을 실천한 스콧 니어링 부부에게 큰 감명을 받아 화성시에서 귀농생활을 하며 창작마을을 열었었다. 이렇게 시작된 활동은 행궁동 대안공간 눈으로 발전되었고, 기존의 공공미술 작업과 달리 지역 주민과 연결된 현장 작업을 하도록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그 특별한 가치를 지닌다.
대안공간 눈이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사)한국건축가협회가 주관하는 제6회 대한민국공간문화대상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수원 행궁동 예술마을 만들기-작은 공간의 힘’이라는 주제로 소통을 통한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낸 공공문화사례로 대상을 받았다. 언제고 행궁동 골목길을 찾으면 이들과 함께 차 한잔하며 문화를 공감하고 또 때로는 함께 작업을 하며 예술마을 만들기 프로젝트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수원시 팔달구 북수동 232-3/ 031-244-4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