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우체국
송혜선, 백수경 대리가 소개하는
한바탕 전주
옛 정취에
빠지다
전주한옥마을
팔작지붕의 휘영청 늘어진 곡선의 용마루가 즐비한 명물 전주한옥마을은 전국 유일의 도시 한옥마을이다. 7백여 채의 도시형 한옥이 밀집하게 된 배경에는 전주 사람들의 ‘자존심’이 있었다. 일본인들이 들어와 서문 부근(지금의 다가동 근처의 전주천변)에 자리 잡고 상권을 장악해가자 이에 대한 반발로, 전주의 중산층들이 교동과 풍남동 일대에 집을 짓고 모여 살기 시작한 것. 1907년 양곡수송을 위해 전군가도가 개설되면서 성곽의 서반부가 강제 철거되었고, 1911년 말 성곽 동반부가 남문을 제외하고 모두 철거됨으로써 전주부성의 자취는 사라졌다. 이는 일본인들에게 성안으로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으며, 서문 근처에서 행상을 하던 일본인들이 다가동과 중앙동으로 진출하게 되었다. 이렇게 1930년대 형성된 교동, 풍남동의 한옥마을은 일본식과 대조되고 화산동의 양풍(洋風) 선교사촌과 학교, 교회당 등과 어울려 전주만의 도시색을 연출하게 되었다. 전주한옥마을은 한옥생활체험과, 공예품전시관, 전통술박물관, 최명희문학관 등의 전통 문화시설이 들어서 있으며 옛것과 현대 것이 조화를 이룬 카페, 갤러리 등이 골목골목에 들어서 관광객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어린아이들에게는 우리 전통의 주거양식과 생활문화를 보여주고 성인들에게 아련한 지난 삶의 추억을 기억하게 하는 전주한옥마을. 골목골목을 느린 발걸음을 걷자면 이 가을이 더 풍요롭게 느껴질 테다.
전주한옥마을 전주시 완산구 노송광장로 10길 / 063-281-2114
전통찻집 古新
전주한옥마을 내 태조로에 위치한 전통찻집 고신. 들어서는 입구부터 주인장의 정성어린 마음이 느껴진다. 소나무와 자갈이 어우러진 길을 지나면 잘 가꾸어진 정원에 야외 테이블이 놓여 있다. ㄷ자형 한옥 구조를 한 찻집 고신은 정원 왼쪽으로는 온돌방으로, 오른쪽으로는 테이블식 공간으로 나뉘어 있다. 온돌방에서 나누는 대화는 마치 시골집 안방에서 나누는 담소처럼 정겹고 즐겁다. 투명하게 맑은 날이라면 더없이 좋겠지만,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리는 날의 고신 분위기는 더 멋스럽다. 유리창으로 내리는 비와 눈을 보자면 고단한 삶의 스트레스를 털어내고 마음의 위안을 얻기 안성맞춤인 공간이기 때문. 산지에서 직송하여 만든 홈 메이드 전통차는 외국 관광객에도 부족함이 없는 깊은 맛을 낸다. 제철에 주문하여 직접 담근 매실차, 오미자차, 모과차는 물론이고 각종 녹차 또한 그 맛이 깊고 그윽하다. 특히 주인장이 자랑하는 고신차는 여러 과일을 말려 새콤달콤하며 비타민이 풍부하여 피로회복에 좋다.
전통찻집 고신 전주시 완산구 교동 71-4번지 / 063-232-8922
공예공방촌 지담
전주한옥마을 최명희길과 어진길 코아리베라호텔 부근에는 전주전통술박물관, 소리문화관, 승광재(황손의 집) 등이 몰려 있다. 어느 곳을 들어가 둘러보아도 전주 고택만의 멋스러움은 물론이요, 전주만의 전통문화를 충분히 체험하고 공유할 수 있다. 그 가운데 눈에 띄는 곳이 있으니 바로 한지공예공방촌 ‘지담’이다. 조용히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소담스러운 마당에 봉숭아가 빨갛게 피어있다. 계절이 바뀌면 꽃은 질 테지만 그 자리는 여전히 꽃 향기로 우리 종이 향기로 언제까지나 향기로울 듯하다. 관람객 누구라도 자연스럽게 들어와 한지로 만든 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체험을 원한다면 그 자리에서 한지로 원하는 소품을 만들어 볼 수도 있다.
공예공방촌 지담은 지난 8월 반기문 UN사무총장관저 게스트룸과 UN한국대표부를 우리나라의 전통 종이인 전주 한지를 활용해 공간연출을 했다. 대외적으로 우리나라만의 고유한 문화를 알리고 동시에 한지의 우수성, 아름다움, 한지공예의 디자인, 기능성을 알리는 계기를 마련한 것. 지담은 우리의 한지를 그저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용도로서만이 아니라 현대적인 감각과 수요에 맞게 공예예술품으로 승화시킨 작품들을 꾸준히 만들어내고 있다. 전시 작품공간이자 판매공간에는 한지로 만든 조명(등), 액자, 지갑, 소가구는 물론 한지섬유로 만든 양말, 넥타이 등이 공간을 채우고 있다. 우리 것을 보고 감상함과 동시에 직접 만들어보고 내것으로 향유할 수 있는 공간 공예공방촌 지담. 꼭 한번 들러보길 권한다.
공예공방촌 지담 전주시 완산구 풍남동3가 33-5 / 063-231-1253
경기전&어진박물관
경기전은 한옥마을 태조로 초입, 수직의 고고한 자태를 자랑하는 전동성당 맞은편에 자리하고 있어 찾기 쉽다. 전주한옥마을의 여행이 시작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경기전은 태조 어진을 모신 곳으로 본전이라고도 하며 태종10년(1410년)에 세워졌다. 정유재란 때 불탔으나 광해군 6년(1614년)에 중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경기전으로 들어가기 전, 하마비라 불리는 두 개의 돌사자상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至此皆下馬雜人毋得入(지차개하마잡인무득입)이라 새겨진 비석과 함께다. ‘이곳에 이르는 자는 신분, 지위의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모두 말에서 내리고, 잡인들의 출입을 금한다’라는 위엄 있는 공표. 그 옛날 조선왕가는 물론 경기전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경기전 내 어진박물관도 꼭 한번 들러볼 때다. 현존하는 유일한 태조어진(보물 제931호)을 비롯해 세종, 영조, 정조, 철종, 고종, 순종을 모사한 어진이 전시되어 있다. 경기전에 봉안된 태조 어진은 여러 난을 만나 수난의 세월을 보내며 훼손되어 1872년에 새로 모사한 것.
또 어진박물관 역사실에는 전주에 태조어진을 봉안한 이래 현재까지의 경기전과 태조어진의 역사 이야기를 담았으며, 가마실에는 1872년 태조어진을 봉안할 때의 행렬과 당시 사용했던 각종 가마를 재현해 전시하고 있다. 신연, 채여, 가교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또 경기전 소장유물 만들기 체험, 경기전 분향례체험, 도전 어진화사 등 체험 및 참여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구성되어 있다. 경기전은 조선의 창업자인 태조 이성계의 어진과 조선왕조의 역사를 보존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소중한 가치를 지닌다. 조선 임금의 어진을 감상하며 찬란했던 조선의 문화를 한껏 누려봄직하다.
어진박물관 전주시 완산구 풍남동3가 102 / 063-231-0190
전주의 예술을
이끌다
교동아트센터
경기전 돌담길을 따라 중앙초등학교 뒤편에 자리 잡은 교동아트센터. 이곳은 1950년 이후부터 1980년까지 내의류 업체 BYC의 옛 상표인 백양메리야스의 생산 시설이 있던 곳. 옛 공장의 추억과 정취를 유지하기 위해 1960년대에 건축된 봉제공장 건물 일부를 원형 그대로 두고 내부를 전시장으로 리모델링해 2007년 4월에 개관했다. 양철지붕에 독특한 조형미가 돋보이는 건물이 눈에 띈다. 구식 재봉틀을 보고 미소를 짓기도 하고, 정미소 사진이 걸린 전시장을 둘러보며 추억에 잠기기도 한다. 교동아트센터는 개관이래 관광객들에게는 예술품 감상과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작가들에게는 창작의 산실 역할을 하고 있다.
1층에는 미술 전문 갤러리와 아트숍이 있고 2층에는 북아트·민화·염색 등의 체험학습이 이루어지는 공간과 세미나·회의 개최를 위한 다목적 홀, 차와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매주 전시가 새롭게 열리는 것도 장점. 교통아트센터 옆의 교동스튜디오도 볼거리다. 젊은 미술가들이 거주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다.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핵심은 미술가 인큐베이팅(incubating)을 위한 교류와 네트워크다. 교동아트센터의 예술가들은 레지던시를 통해 전주의 전통문화, 도시문화, 미술동향 등을 습득하면서 지역사회와 문화 커뮤니티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 교동아트센터는 개관 이래 지금까지 다양한 자체 기획전, 우수 작가 초대전, 대관전 등 전시 사업과 시민 문화 프로그램 운영, 세미나 및 포럼 개최 등으로 전북 지역 미술 발전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전주만의 예술문화, 교동아트센터에서 향유하길.
교동아트센터 전주시 완산구 풍남동3가 67-9 / 063-287-1245
모자에 담긴
꿈과 환상
루이엘 햇(hat) 컬처센터
전주한옥마을에서 나와 근처 경원동 홍지서림 뒤쪽에 위치한 루이엘 햇 컬처센터를 찾았다. ‘모자박물관’ ‘루이엘’로 알려진 이곳은 국내 모자패션 디자이너 1호인 셜리천·조현종 씨 부부가 2010년 개관했다. 루이엘 햇 컬처센터는 아시아 최초의 모자문화 복합공간으로 패션 모자의 디자인부터 제조, 유통, 아트숍 등의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서울 삼청동에서 숍을 운영하던 부부가 셜리천 선생의 고향인 전주에 루이엘 햇 컬처센터를 개관한 것은 1000년 역사가 숨 쉬는 전주에서 모자에 담긴 꿈과 환상의 스토리텔링을 펼쳐 보이고 싶기 때문이라고 했다.
1층에는 루이엘숍 갤러리 및 라붐 카페가 있다. 다양한 디자인과 컬러의 수십 가지의 모자를 판매하고 있는 1층 루이엘숍은 그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과감한 디자인, 색상의 모자를 골라 써보자니 입가에 미소가 절로 번진다. 금방이라도 모자를 쓰고 파티라도 나들이라도 가고 싶은 마음. 모자로 인테리어 된 라붐 카페에 들어서니
루이엘 햇(hat) 컬처센터 전주시 완산구 경원동1가 7 / 063-283-5454
불어라
영화의 바람
전주 영화의 거리
전주에도 영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2009년 자유, 독립, 소통의 슬로건으로 막을 올린 국제영화제가 다양한 발전 방향을 제시하면서 시민과 영화인이 소통하는 역동적인 영화제로 자리 잡은 것이 한몫했다. 올해로 12회를 맞이한 전주국제영화제는 아시아의 가장 중요한 영화제이자 전 세계 대안 독립영화의 중심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제영화제의 성공적 개최와 함께 전주에 영화의 거리가 생겨났다. 한때는 전주의 중심이었다가 다소 시들해진 고사동 주변이 2007년 영화의 거리로 거듭난 것. 새롭게 들어선 대형 멀티극장과 전주에서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극장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어, 이곳저곳 영화관을 찾아다닐 필요가 없다. 또 영화의 거리에는 유명 영화인들의 헨드프린팅은 물론 영화장면에서 응용한 조형물을 곳곳에 설치하고 벽화를 그려 장식하는 등 영화의 거리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영화의 거리와 길을 마주하는 객사길도 다녀볼 만하다. 먹을거리와 쇼핑 아이템들이 거리를 가득 메워 오가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JLFF THEQUE(지프테끄)
국제영화제가 매년 봄 한시적으로 열리고 끝나는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프테끄에서 그 아쉬움을 채울 수 있다. 전주국제영화제가 운영하는 JLFF THEQUE(지프테끄)는 영상산업 발전의 바탕이 되는 영상문화예술의 저변 확대를 위해 조성된 복합문화공간이다. 디지털독립영화관, 영상체험관, 기획전시실, 전주국제영화제의 역대 상영작 및 관련도서를 감상할 수 있는 자료열람실 등으로 꾸며져 있다.기획전시실과 영상체험관은 영상문화라는 큰 틀 내에서 미술콘텐츠를 접목시켜 관객의 심미적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꾸며진 전시실. 영상체험관은 현대적 감성의 미디어아트와의 만남을 컨셉으로 관객들이 영화제작사의 원리를 미디어아트를 통해 몸으로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디지털독립영화관은 지역의 영상문화 활성화를 위해 매월 다양한 변주를 시도하는 국내외 우수한 독립예술영화를 선정하여 상영하고 자체 기획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에서 향유할 수 없었던 새로운 영화를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또한 ‘즐거운 영화관, 행복한 영화관’이라는 명칭으로 매월 토요영화관 무료상영회가 진행되며 지역 및 국내 우수한 단편영화를 만날 수 있는 독립영화 정기상영회가 매월 셋째 주 목요일에 열린다. 독립예술영화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들러볼만한 곳. 미리 상영일정을 알고 가면 좋겠다.
영화의 거리&지프테끄 전주시 완산구 고사동 431-1 / 063-282-1400
미술과
커피와의 만남
오스스퀘어(O's Square)
전주가 전통한옥마을로 대표되어 고즈넉하고 옛스러울 것 같기만 하다는 판단은 오류다. 꽃피는 청춘들이 그들만의 문화를 누리고 열정을 노래하고 있는 곳이 있다. 전주시 전북대학교. 일명 ‘전대앞’으로 통하는 거리는 대학가답게 늘 생기가 넘친다. 그중에서도 전북대 내 삼성문화회관 건물에 위치한 오스스퀘어는 모던한 공간구성으로 요즘의 젊은 세대들의 문화적 욕구를 채워주고 있다. 2009년 비어있는 학교공간을 개조해 오픈한 오스스퀘어(O's Square)는 오스아트그룹(O's Art Group)에서 운영하는 카페 겸 갤러리. 붉은 벽돌 건물과 넓고 푸른잔디밭, 자연미를 살린 연못, 곧은 소나무 외관이 조화를 이루어 언제고 들어가 쉬고 싶은 느낌을 들게 한다. 푸른잔디밭, 연못, 돌길이 이어진 이곳은 원래는 주차장 공간이었다. 관장이 과감히 자연친화적이고 모던한 정원공간으로 바꾸어 낸 것. 통유리로 된 문을 열고 들어가면 시원시원한 창문으로 보이는 외관의 나무들이 눈의 피로를 덜어주고 미술작품들이 벽면 곳곳에 전시되어 오스스퀘어만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오스스퀘어의 모든 공간은 오스갤러리의 제2의 전시공간으로 활용되어 관람객들이 자연스럽게 그림을 감상하며 차를 마시며 휴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예술을 사랑하는 관장의 안목과 정성어린 손길이 담겨있는 자연속의 문화공간, 자연위에 건축을 자연스럽게 얹은 카페이자 갤러리다. 커피와 홈 메이드식 케이크가 대표 메뉴.
오스스퀘어 전주시 덕진동 전북대학교 내 / 063-244-7116
오스갤러리
전주에서 조금 벗어나면 완주군에 닿는다. 이곳에 오스스퀘어의 본점이라 할 수 있는 오스갤러리가 위치해 있다. 오스갤러리는 2002년 1월에 개관한 전라북도를 대표하는 명소로 타지역 관광객들이 꼭 들리는 장소이자 지역주민들이 즐겨 찾는 자연 속의 복합문화공간이다. 오스갤러리의 O's는 우리, Ours를 뜻하며 오스갤러리의 건축, 자연, 음악, 미술, 커피 등을 모두 함께 공유한다는 의미다. 1년에 6~8회의 초대전을 기획,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 전시를 열며 미술전시와 함께 음악회, 시낭송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도 개최하고 있다. 종남산과 오성저수지를 배경으로 고풍스러운 빨간 벽돌집과 현대적인 노출 콘크리트의 모던한 건물, 구석구석 정성껏 가꾸는 나무들과 아름다운 야생화들은 계절에 따라 그 정취를 더한다. 카페 건물은 20년 전부터 미술과 음악을 사랑하는 오스갤러리 관장의 작업실로 쓰였던 곳을 10년 전 갤러리를 짓게 되면서 모두에게 개방된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특히, 오스갤러리의 음악실에 놓인 진공관 앰프와 오래된 스피커들은 전국의 오디오 매니아들이 찾아오게 만드는데 스피커 하나만도 수천만 원을 호가할 정도로 최고급 오디오가 놓여있다. 예약을 하면 이곳에서도 차를 마실 수 있다.
오스갤러리 완주군 소양면 대흥리 409 / 063-244-7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