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우체국
전현정, 임민희 대리가 소개하는 열정이 살아 숨 쉬는
부산의 여름 만나다
삶의 허기가 질 때면 부산으로 가자
그곳엔 살아 숨 쉬는 열정적인 삶의 모습이 있고
또 그곳엔 찾아오는 이에게 이유 따윈 묻지 아니하고그저 품어주는 푸른 바다가 있다.
그곳이면 삶의 허기를 달래고 다시금
살아가야 할 열정을 품기에 충분할 터다.
(좌) 해운대우체국 전현정 대리
(우) 해운대우체국 임민희 대리
live Busan
해운대
시티투어버스
청춘이 꽃피는 열정의 바다, 해운대
올해의 해운대는 그랬다. 젊은 연인이 그들의 애정을 여과 없이 표출하고 있었고, 남은 남대로 여는 여대로 무리를 지어온 이들도 그들만의 방식으로 청춘을 자랑하듯 이 여름을 즐기고 있었다. 다른 때보다 해외여행자들이 더 많이 보였으며 기저귀를 찬 아기들도 모래사장을 누비며 첫 여름을 보내고 있었다. 다양한 사람들이 해운대 모래사장에 모여 여름을 즐기고 있었던 것. 천년의 역사를 가진 해운대는 여름이면 화려한 옷을 입는다. 1.8km 길이의 폭 30~50m에 이르는 백사장에 수백 개의 파라솔이 세워지고 화려한 수영복을 뽐내 입은 사람들이 몰려들면 해운대는 가장 열기가 넘치는 곳으로 탈바꿈한다. 고운 모래를 이용해 모래조각 작품들이 선보여 눈을 즐겁게 하고, 곳곳에서는 거리 공연이 열기도 한다. 누구라도 어울려 노래 부르고 춤도 추는 무대가 열리는 것. 해수욕뿐만 아니라 해변을 따라 산책하기에도 해운대는 그만인 곳이다. 해운대부터 달맞이 길로 이어지는 산책로는 함께 걷는 사람사이의 간격을 좁혀주는 낭만 코스로 손색이 없다. 2005년 APEC 정상회의가 열렸던 누리마루를 둘러보는 것도 해운대의 즐거움을 더하는 일. 또 미포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동백섬, 오륙도를 관람하기에도 최적의 장소다. 해운대라는 이름은 변함없지만, 해운대는 때론 낭만적인 바다로 때론 청춘이 꽃피는 열정의 바다로 또 상처를 치유해주는 치유의 바다로 매년, 매순간 다른 모습으로 여행자들을 맞이한다.
해운대는 물론 부산의 바닷가를 손쉽게 둘러보는 방법이 또 하나 있다. 시티투어버스를 이용하는 것. 부산 시티투어버스는 해운대, 태종대, 도심순환, 을숙도자연생태, 야경 등의 코스로 구분된다. 부산역 승강장 외에 각 코스 내 승강장에서 선착순으로 이용할 수 있다. 부산 시티투어버스는 1층 버스 1대, 2층 버스 4대, 오픈탑 2층 버스 2대가 순환하며 운영 중. 을숙도 자연생태코스와 야경코스는 필수적으로 예약해야 하며 환승은 불가능하다. 세계적 해양 휴양지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시티투어버스를 이용해볼 것.
해운대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중1동 1015 / 051-749-7614
시티투어버스 www.citytourbusan.com/ 051-464-9898
live Busan
이기대
오륙도
황령산
바다를 따라 걷다, 이기대-오륙도
바다를 따라 길게 이어지는 길을 걷다 보면 길과 바다가 마치 원래부터 하나였던 것처럼 느껴진다. 부산 최고의 명품 해안도로라 이름 붙은 이기대도로가 그러하다. 부산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을 꼽으라면 이기대 해안가요, 그다음이 영도의 절영해안도로다. 완급의 경사가 반복되는 해안도로를 달리면 바다와 하늘, 그리고 길이 맞닿아 어느 순간 하나의 자연이 되는 듯하다. 바닷가 나무테크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선택해도 좋고 해안가 산길을 따라 승용차를 이용해도 좋다. 물론 차가 다니는 이 길도 충분히 도보 여행자를 배려해 바다와 어우러진 자연을 느끼며 걸을 수 있도록 했다. 그렇게 이기대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오륙도중학교와 SK아파트를 지나 막다른 지점에 다다라 드넓은 바다가 펼쳐진다. 그곳이 바로 오륙도다. 조수의 차이에 따라 섬이 5개 또는 6개로 보이기도 해 ‘오륙도’라 이름 붙여진 이곳은 유행가에 등장했을 만큼 부산의 상징적인 존재다. 이기대공원 순환도로부터 오륙도로 이어지는 이 길을 따라 낚시객들이 찾아들고 연인들이 그리고 가족과 가족이 찾아들고 있다. 부산시는 오륙도 선착장으로 내려가는 언덕에 해맞이공원을 조성해 여행자들에게 휴식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봄이면 유채꽃이 만발해 파란바다와 대비되어 황홀한 풍경을 연출,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이기대도시자연공원 부산광역시 남구 용호3동 산25 / 051-607-6361
도심의 불꽃놀이, 황령산 야경
서울에 남산이 있다면 부산에는 황령산이 있다. 부산의 야경을 가장 정확하게 그리고 멀리까지 볼 수 있는 황령산 봉수대로 오르는 길은 남산처럼 데이트 코스로 손색이 없다. 왕복 2차선의 잘 닦여진 포장길을 따라 느린 속도로 길을 오르다 보면 산과 바다의 바람이 만나 한여름의 더위를 한순간에 잊게 한다. 느린 속도를 탓하는 이도 없다. 그렇게 굽이굽이 굽은 도로를 따라 오르면 부산 시내가 한눈에 펼쳐진다. 한쪽으로는 광안리해수욕장과 광안대교가 눈앞에 그림처럼 펼쳐지고 저 멀리로는 해운대해수욕장의 불빛도 보인다. 자리를 옮기면 부산시청, 서면일대의 풍경도 눈에 들어온다. 그곳에 서서 바라보는 부산의 풍경은 무엇 하나라도 허투루 넘길 수 없는 치열한 오늘을 사는 사람들의 열정이고 그 열정이 그대로 불꽃이 된 삶의 모습이다. 정상 길 언덕에 위치한 노천카페에는 젊은 연인이, 중년의 부부가, 삼삼오오 여행자들이 앉아 야경을 바라보며 여유를 즐기고 있다. 뜨거운 한낮, 열정적인 삶을 살았던 사람들만이 만끽할
수 있는 그런 여유일 테다. 불꽃놀이 하듯 불빛이 하나둘 꺼지고 다시 날이 밝으면 사람들은 또 열정의 삶을 이어나갈 것이다.
황령산 부산광역시 연제구 연산5동 / 051-851-7851
culture
Busan
문화골목
다채로운 문화가 공존하는 문화골목
부산에 요즘 뜨는 문화골목이 있다. 용천지랄 소극장, 미술관 석류원, 카페 다반이 한데 모인 골목이 들어선 것. 그래서 이곳에선 온종일 연극도 보고 전시도 관람하며 차와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바(Bar) 노가다와 주점 고방도 골목 한쪽에 자리해 있으니 연극관람 후 술 한잔하기에도 그만인 곳이다. 부산 경성대와 부경대 사이에 위치한 이 문화골목은 골목과 골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미술관 석류원은 자연이 숨 쉬는 공간으로 자연을 주제로 한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화려하지 않아도 그 자체만으로도 그림과 공간이 하나 되어 빛을 내는 공간이다. 석류원 입구와 카페 노반을 돌아가면 또 다른 골목이 나타난다. 골목에는 그 옛날 시골집 대문에나 걸려 있을 듯한 낡은 우체통이 반가운 소식을 기다리고 있고 골목 담벼락으로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조화를 이루어 기분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골목 끝에 자리한 노가다에는 2만장의 음반이 갖춰져 있어 과거와 현재를 흐르는 음악을 자유로이 감상할 수 있다. 주점 고방에서 지짐이에 먹는 막걸리 맛도 좋다. 비오는 날이면 더 운치 있을 공간이다. 계단 입구를 통해 2층으로 올라가면 80석 규모의 소극장 용천지랄이 나타난다. 뮤지컬과 연극만 공연하는 이곳은 국제연극제도 올릴 만큼 부산 연극인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이다. 이미 12월까지 공연 스케줄이 꽉 짜여있다. 서로 다른 장르의 것들이 저마다의 색을 내면서도 또 한데 어우러져 문화골목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또, 문화골목에서는 카메라를 든 사람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독특한 건물구조와 세심한 인테리어, 오래된 듯하지만 세월의 흔적이 새겨진 소품들을 그냥 지나치기엔 아깝기 때문일 것. 더군다나 이 골목은 문화골목 대표가 직접 설계하여 지은 것으로 누리마루 실내디자인, 부산다운 건축상 대상을 수상하는 등 건물 자체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공간이다. 다채로운 문화를 한곳에서 체험할 수 있는 문화골목, 연인끼리 온종일 데이트하기 좋은 곳이다.
문화골목 부산광역시 남구 대연3동 52-4 / 051-625-0730
헌책방길
영화거리
오래된 길에서 만나는 유쾌한 경험
보수동 헌책방길
일요일 오전, 며칠을 줄기차게 내리던 장맛비가 잠시 소강상태인 틈을 타 보수동 헌책방길로 나섰다. 유난히 긴 장마 탓일까, 습한 기운이 보수동 책방 골목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오래된 책들의 쿰쿰한 향기가 코끝으로 짙게 와 닿았고, 동시에 골목만의 유일한 향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보수동 헌책방을 생각하면 두고두고 느껴질 향기다. 축축하게 젖은 책들을 햇볕에 내놓기도 하고, 오랜만에 골목을 찾은 손님들을 맞이하느냐고 서점 주인들의 손길은 그 어느 때보다도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6·25 전쟁 때 피난 온 사람들이 생계를 위해 궁여지책으로 가지고 있던 책들을 이곳 보수동 골목에서 몇 권씩 좌판을 벌여 팔기 시작한 것이 지금의 보수동 책방골목의 시작이었다. 좌판이라고는 하나 골목 에 사과상자를 걸어 간이 책꽂이를 만들어 팔았다고. 아직도 골목 벽에는 그 흔적이 남아 있다.
보수동 헌책방은 아주 오래된 고서부터 문학전집, 유아전집, 외국서적에 각종 사전, 잡지까지 찾고자 하는 사람의 의지만 있다면 그 어떤 책이라도 찾을 수 있는 곳이다. 고서만 전문적으로 파는 서점, 유아전집만을 주로 파는 서점, 외국서적이 많은 서점 등 골목 안에서도 서점들은 나름의 개성을 갖추고 있다. 골목 한쪽에는 북카페도 있어 한가로이 책과 커피를 즐길 수 있다. 골목을 걷는 불편함이 싫다면 지난해 10월 문을 연 책방골목문화관을 찾는 것도 좋다. 이곳은 책 박물관과 북카페 등으로 꾸며져 있어 보수동 책방골목의 유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동시에 헌책을 보고 구입할 수 있는 공간이다. 새것이 좋은 시대지만 낡은 것, 오래된 것들이 전해주는 묵직한 책의 향기를 느껴보길 바란다.
책방골목문화관 부산광역시 중구 보수동1가 130-3 / 051-743-7650
영화의 주인공이 되다
영화거리
부산국제영화제가 국내외적으로 알려지면서 부산은 이제 영화의 도시로도 상징된다. 비단 영화제뿐만 아니라 다수의 영화가 부산에서 촬영될 만큼 ‘부산은 촬영 중’, ‘제2의 충무로’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친절한 금자씨’ ‘태풍’ ‘해운대’를 비롯한 수많은 영화가 부산을 배경으로 촬영되었다.
1996년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렸을 때만 해도 사람들은 반신반의했다. 그러나 회를 거듭할수록 영화제는 완성도를 더했고 영화인, 영화팬들의 욕구를 채워주기에 충분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성공과 함께 남포동과 해운대 일대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부산극장, 대영극장 등 부산 영화관의 역사를 간직한 남포동 골목에 ‘BIPP광장’이 생겼고 유명 영화인의 손도장으로 거리를 단장해 영화거리로서의 면모를 갖추었다. 축제기간이면 이 거리에서 영화인들과 자연스럽게 영화 이야기를 나누고 추억을 나누고 하니 영화인들이나 영화팬들이나 흡족할 만한 거리다. 영화와 함께 남포동 골목의 길거리 음식도 인기를 끌고 있다. 부산 영화골목만의 씨앗호떡은 얼마전 1박2일의 이승기가 다녀가 더 유명해졌고, 부산오뎅은 두말하면 잔소리, 냉채족발은 남성들보다 여성들이 더 좋아하는 메뉴다. 2005년 ‘피프빌리지’가 해운대에 생기면서 해운대에도 영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해운대역에서 가까운 메가박스, CGV, 롯데시네마 등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가가 형성되었고, 영화제의 개막식, 폐막식이 열리는 요트경기장은 영화제 기간이 아니더라도 둘러볼만한 곳. 특히 경기장 근처에 위치한 ‘시네마테크’에서는 독립영화, 예술영화 등 고전영화의 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영화거리 부산광역시 중구 남포동 3가
Busan
moonlight
달빛을 따라 걷다 Moon tan road
우리나라 대한 8경 중 부산 달맞이언덕은 남쪽 팔경 세 곳 중 으뜸으로 치는 곳이다. 해운대해수욕장 철길이 끝나는 지점부터 송정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와우산 중턱의 고갯길을 가리켜 달맞이언덕, 달맞이길이라고 부른다. 벚나무와 소나무가 늘어선 8km에 이르는 해안도로로 드라이브 코스로 안성맞춤이다. 달맞이길에는 문화에 대한 목마름을 풀어주는 크고 작은 갤러리들이 열 군데가 넘는다. 특히 세계 유일의 추리문학 전문 도서관인 김성종 추리문학관도 이곳에 위치해 있어 흥미진진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유명 작가의 작품과 함께 드립커피의 진한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카페 ‘반(van)’,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촬영장소로 유명해진 ‘나팔꽃’ 등 해운대 풍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이국적인 분위기의 카페와 레스토랑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달맞이 언덕을 오르다 코리아아트 갤러리 맞은편 숲속으로 걸어 들어가면 ‘문탠로드’ 산책길이 나타난다. 달빛을 따라 부드러운 흙길을 걸으면 수십년 된 해송숲 사이로 동해남부선 철도가 보이고, 솔향과 솔바람, 바다냄새, 바다바람, 파도소리가 일상의 피곤함을 잊게 해주며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해준다. 해가 지면서부터 해가 뜰 때까지 가로등이 켜져 있어 언제고 달빛을 마주하며 산책할 수 있다. 두달에 한번 음력 보름 전후 토요일 문탠로드 따라 걷기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니 달빛따라 별빛따라 걸어보는 것도 이 여름을 특별하게 해줄 것이다.
달맞이길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중2동 / 051-749-5700
철길 앞 노란집 바나나롱 갤러리
부산 해운대 백사장이 끝나는 길, 동시에 달맞이길이 시작하는 지점, 기차와 자동차, 배가 드나드는 길이 공존하는, 어쨌거나 한번은 ‘일단 멈춤’ 해야 하는 그 길모퉁이에 ‘바나나롱 갤러리’가 있다. 노란색 목조건물이 바라보는 것만으로 상큼한 기분을 갖게 하는 기분 좋은 공간이다. ‘바나나는 길어, 긴 건 기차, 기차는 빨라….’ 노랫말에서 이름을 따왔다는 ‘바나나롱 갤러리’. 14평 공간에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고, 벽면으로는 그림과 책이 걸려 있다. 이 공간은 벽도 가구도 껍질을 벗긴 바나나처럼 노란빛 도는 목재로 만들어졌다. 갤러리인지 아트숍인지 착각이 들 정도 바나나롱 갤러리 공간은 소박하지만 따뜻하고 경쾌하고 밝다. 그래서 이곳 갤러리 앞을 지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문을 열고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바나나롱 갤러리에서는 부정적인 의미를 담은 작품은 전시하지 않는다. 이미지로 위로 받을 수 있는 긍정적인, 밝은 작품에 관심을 기울인다. 그래서 누구라도 들어와 단 하나의 작품일지라도 이미지를 통해서 위로 받고 쉬어갈 수 있도록 했다. 또 특별한 격식을 차리지 않고서도 자유롭게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단 공간이 좁은 탓에 관람객끼리 여행객끼리의 배려를 당부하고 있다. 위로가 필요하다면 바나나롱 갤러리를 들러보길.
바나나롱 갤러리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달맞이길 42 / 051- 741-5106
reality
Busan
국제시장
자갈치시장
국제시장 32년 팥빙수 아지매
옛날부터 없는 게 없었다던 국제시장은 신발골목, 가방골목, 안경골목, 귀금속골목… 등 판매하는 물건에 따라 각종 골목이 형성되어 있다. 이 골목들을 따라 물건 구경, 사람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중 국제시장 한 골목이 여름이면 찾아오는 손님들로 북적대니 바로 팥빙수골목. 30~40년 전 국제시장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부터 장사를 시작했다는 이곳 팥빙수의 맛은 지금까지도 한결같다. 8개의 리어카 아주머니들은 이제는 구할 수도 없는 수동 빙삭기를 돌려 얼음을 갈고 집에서 직접 끓여온 팥으로 옛날방식 그대로 팥빙수를 만들어 내어준다. 달지 않고 이것저것 치장하지 않아 오히려 맛이 좋다. 가격은 3천 원, 양이 푸짐해 남녀가 함께 먹기에 충분한 양. 32년째 한자리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는 2호 팥빙수 할머니는 30년 전 고등학생들이 지금까지도 찾아오고 있다며 그동안의 추억을 꺼내놓는다. 금방 손님과 주인이 친근해지는 이상한 매력을 가진 팥빙수 골목. 에어컨 팡팡 나오는 최고급 인테리어 카페에서 먹는 팥빙수 맛보다 투박하고 또 조금 불편하지만 그 맛만큼은 최고다. 국제시장은 1945년 광복이 되고 일본인들이 철수하면서 전시 물자를 팔아 돈을 챙기기 위해 국제시장 자리를 장터로 삼으면서 시장이 형성되었다. 그러다 6·25전쟁 이후 수입물품 유통이 이루어지면서 급성장했다. 그래서일까, 국제시장은 유독 구제숍이 많다. 주인장들이 꼼꼼하게 선택하고 관리한 구제옷은 서울은 물론 일본에서도 찾아오는 단골고객이 있을 정도. 국제시장에서의 괜찮은 쇼핑을 즐겨보길.
국제시장 부산광역시 중구 신창동4가
아지매들의 열정이 빛나는 자갈치시장
“오이소, 보이소” 부산 아지매들의 손님 부르는 소리가 자갈치 시장을 가득 메웠다. 구경 오는 사람들은 많아도 정작 생선 사가는 사람은 적어 별 재미없다는 자갈치 아지매들의 푸념도 잠시, 오랫동안 자갈치시장을 지키며 살아온 그들은 찾아오는 사람 모두가 내 집 찾은 손님인양 반갑다고 했다. 부산하면 자갈치시장을 떠올릴 만큼 누구나 아는 장소가 되었지만 정작, 부산에서 나고 자란 사람 중에도 자갈치시장을 안 가본 사람이 있을 만큼 어쩌면 자갈치시장은 입소문으로만 그 이름이 유명한지도 모르겠다. 해방 이후 일본에서 살던 사람들이 부산으로 몰리면서 좌판을 내고 생선을 팔기시작하면서 시장이 형성되었고 6·25전쟁 당시에 너도나도 좌판을 벌이면서 자갈치시장은 한층 더 번창했다. 이 무렵 곰장어구이도 탄생했다. 곰장어는 원래 가죽만 쓰고 고기는 버렸던 생선, 그래서 가격도 쌌다. 장사할 밑천이 없는 자갈치 아지매들이 이걸 받아다 구워 팔았고 역시나 돈 없는 자갈치 남정네들이 이를 안주삼아 술잔을 나누면서부터 부산 자갈치시장의 곰장어가 유명하게 되었다. 2007년 지하 2층, 지상 7층의 현대식 건물을 새로이 지어 시장 환경을 개선하고 전국 각지에서 찾아드는 여행객들의 편의를 도모하였다. 7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옥상정원으로 올라가면 자갈치시장 전경은 물론, 남포동 앞바다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여전히 수산물공판장을 중심으로 좌판이 깔려있긴 하지만 그 옛날 왁자지껄하는 정취는 덜하다. 그래도 여전히 열정이 넘치는 자갈치시장은 삶이 살아 숨 쉬는 핫한 공간이다.
자갈치시장 부산광역시 중구 남포동4가 37-1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