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cafe
서기에서 즐기는 은은한 커피 한 잔의 여유
대덕연구단지 카페거리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거실에 서재를 만들어 달콤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여유롭게 책장을 넘기는 행복한 상상을 하는 로망을 가지기 마련이다. 여기에 책장을 넘기며 우연히 고개를 들었을때 온누리를 하얗게 색칠하는 함박눈이 쏟아지는 광경까지 가미된다면 그 행복은 더욱 커진다. 어디를 가도 서두를 일이 없는 곳, 마음 한 구석을 느슨하게 풀어두어도 좋은 느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대덕연구단지 카페거리다. 깔끔하게 단장된 고급 단독주택 단지가 펼쳐지는 이곳은 카포카가 집필 활동을 했던 곳으로 유명한 프라하의 황금소로를 상상하게 만든다. 그 중에서도 주택을 개조해 만든 리브리스와 고양이낮잠은 갖가지 책을 볼 수 있고 맛있는 음식도 맛볼수 있어 으뜸으로 손꼽힌다. 송재숙 대리는 이곳을 도심 한 가운데에서 벗어나 여유를 느낄 수 있고 넓은 정원과 햇살을 가득 받은 꽃들을 볼 수도 있어 특히 연인들이 자주 찾는 곳 이라고 소개했다. 서가, 책장이라는 의미의 리브리스는 말그대로 아담한 도서관을 닮았다. 3개 층으로 이루어진 이곳은 주말이면 사람들로 북적인다. 예쁜 꽃과 그림이 가득한 실내에는 향긋한 커피향과 책의 항기가 어우러져 오묘한 향연을 만들어낸다. 오랫동안 책에 빠져 허기가 진다면 다양한 차와 달콤한 디저트종류로 배를 채울수도 있다. 이름부터 특별한 고양이낮잠은 오래된 책부터 신간서적도 많아 책을 좋아 하는 이들에게는 인기 만점인 북카페로 이미 소문난 곳. 특히 낮에 가면 고양이들이 자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낮잠고양이라는 이름도 이 때문이 다. 룸도 여러 개 있어 다른 이들에게 방해받지 않고 여유로운 사색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인상적이며, 지하에는 여러 가지 그림들을 감상할수 있는갤러리가 있어 일석이조.
리브리스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358-29 / 042-861--0461 / 이용시간 am11:00 ~ pm12:00
고양이낮잠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395-21 / 042-861-9830 / 이용시간 am11:00 ~ pm12:00
art / gallery
그림에게 말을 걸다
이응노미술관
주위를보면 공연장에는 자주 가도 미술관에 가는 것은 망설이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는 그림이 어렵고 지루하다는 편견 때문이다. 하지만 그림이 주는 직간접적인 효용을 경험하는 과정은 어렵지도 지루하지도 않다. 몇 해 전 박수근 화백의 그림이 미술 경매 사상 최고 가를 기록한 것이 이슈가 된 후로는 그림에 대한 편견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일군의 호사가들만 누려왔던 특권 아닌 특권이 해체되고 있는 것이다. 그림을 서점에서 읽는 책 한 권이라고 생각한다면 몸도 마음도 편해질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가의 의도, 그림의 주제 등을 분석하려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작품을감상하면 된다. 그 순간그림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이응노미술관은 일반인이 가지고 있는 그림 감상에 대한 거리감을 해소하고자 어린이 실기강좌, 성인 미술강좌, 각종 세미나와 같은 문화행사 등을 마련해 시민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소나무, 대나무 와 함께 어우러진 흰색 건물은 마치 산속 암자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게 한다. 이미술관 가까이에는 대전 문화예술의전당, 대전시립미술관 등 다른 문화시설들이 있어 다양한 문화생활을 누릴 수도 있다.
이응노 화백은 1904년 충남흥성에서 태어나 자신의 무대를 유럽으로확장 했던 거장이다. '산수, 문인화, 문자추상, 군상시리즈'로 귀결되는 독창적인 작품세계로 예술혼을 불태웠던 작가. 이응노미술관은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를 넘어 평생 예술에서 삶의 가치를 탐구한 그의 예술 세계를 조명하고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2007년 5월에 개관했다. 안내실, 전시실, 휴게실, 아트숍 등이 있는 1층과 자료실, 학예연구실 등이 있는 2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관람료도 성인 500원, 청소년 300원으로 다른 갤러리에 비해 아주 저렴하다. 유명한 프랑스 브장송대학도 서관과 낭시미술관을 건축한 로랑 보드앵이 화려함보다는 고즈넉한 분위기로 일반인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응노 미술관 서구 둔산대로 99(http://ungnolee.daejeon.go.kr) / 042-302-3272
이용시간 3월~10월 am10:00~pm7:00, 11월~2월 am10:00~pm6:00
이용요금 성인 500원, 청소년 300원(매월 넷째주 일요일은 무료, 단 특별요금이 적용되는 전시는 제외) 휴관 설날, 추석, 1월 1일, 월요일
street
빈티지 문화공간
원동 헌책방거리
너덜너덜한 표지를 열면 색연필로 밑줄이 그어져 있고 깨알같은 낙서가 가득한 책들이 어지럽게 쌓여 있는 곳. 하지만 오랜 시간 여러 사람의 손때가 묻어 오히려 더 정감 있는 곳. 바로 헌책방의 모습이다. 헌책방에는 클릭 한 번으로 구매가 가능한 인터넷 서점, 하루에도 수백 권씩 쏟아져 나오는신간 서적으로 우리를 유혹하는 대형서점과는 비교할수 없는 매력이 있다. 겹겹이 쌓아 올린 수많은 책 중에서 그동안 벼르고 벼르던, 구하고 싶어도 구할 수 없었던 수십 년 된 책을 발견했을 때의 희열이란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을 터, 손때 가득 묻은 책장을 넘기는 순간에는, 신간서적을 읽을 때는 경험 할수 없었던, 사람과 책의 대화가 시작된다.
원동은 오래전부터 헌책방거리로 사랑받아 온 곳이다. 그중에서도 오랜 시간을 한결같이 자리한 곳이 있으니 바로 청양서점이다. 송재숙 대리는 이곳을 방문하는 이들은 보석과도 바꿀 수 없는 책을 발견하기 위해서. 또 책장을 넘길 때 풍기는 그윽한 향기를 맡고 싶어서 이곳을 찾는다고 얘기한다. 원 하는책을 얻기 위해 여기저기 발품을 팔았던 노력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라며 '여러 사람의 손길이 닿은 뒤에 제게 오기까지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KTX로 올수 있는 길을 완행버스로 삥 둘러왔다고 생각하면 만화책 한 권이라도 소종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죠. 그런 흥분과 설렘이 좋아서 헌책방에 자주오는 편이예요' 라고 말한다. 청양서점에서 헌책방 특유의 달콤한 종이 냄새를 느끼며 책 사이사이를 거닐다 보면 마치 지난 세월을 사는 듯한 착각이 든다. 하지만 헌책방이 늘 같은 느낌이라고 얘기할 수는 없다. 찾을 때마다 다른 느낌을 얻는 이유는 책들이 품고 있는 시간이 점점 더 누적되기 때문일 터. 오랜 세월, 한결같이 그곳에서 우리를 반기는 그들을 보고 있노라면, 시간이 멈춰진듯한느낌도 즐겁기만 하다.
청양서점 동구 원동 40-1 / 042-252-7156
이용시간 am8:00~pm10:00. 동절기 : am8:00~pm8:00
휴무 설날, 추석 당일만 휴무
park
대전을 대표하는 한국의 라빌레트공원
엑스포과학공원
한 손에는 풍선을, 다른 한손에는 솜사탕을 들고 엄마 아빠와 함께 걸어가는 아이의 모습, 돗자리를 펴고 잔디밭에서 뛰어노는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모습. 우리가 흔히 공원에서 볼 수 있는 단란한 가족의 모습이다. 공원은 우리의 마음을 평온하고 느긋하게 풀어 주는공간이다. 대전에는 뿌리공원, 둔산대공원, 갑천공원 등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공원이 참 많다. 그 중에서도 엑스포과학공원은 과거부터 시민들의 사랑을 독차지해온 곳이다. 엑스포과학공원은 1993년 8월 7일 ~ 11월 7일까지 개최되었던 대전세계박람회(엑스포)가 끝난 뒤 그 시설과 부지를 국민과학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하여 조성되었다. 대덕연구단지와 국립중앙과학관이 협력하여 개발한 각종 첨단 과학기술을 전시하는 한편 최첨단 영상을 통해 입체적이며 색다른 과학 학습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엑스포과학공원을 보고 있노라면 파리 시민과 관광객에게 사랑 받는 복합문화공간인 프랑스 라빌레트 공원이 떠오른다. 영화를 볼 때 의자가 움직이는 시뮬레이션 영상관과 옴니 맥스 룸 영화관인 동영상관, 3D 입체영상관인 전기에너지관, 에너지체험관, 북한의 생활상을 소개하는 대전통일관과 어린이 전용 인체체험 놀이터인 바디월드 등 볼거리가 많아 시간가는줄 모를 정도. 대전엑스포과학공원의 상징인 한빛탑에서는 대전시의 주요 지역을 한눈에 조망할 수도 있다. 아이들의 놀이터이자 상상력을 키워주는 엑스포과학공원을 향하는 발길은 사시사철 끊이지 않고 있다.
엑스포과학공원 유성구 엑스포로1(http://www.expopark.co.kr) 042-866-5114
이용시간 3월~10월 am9:30~pm6:00. 11월~2월 am9:30~pm5:30
이용요금 입장료 무료, 첨단과학관. 에너지관. 통일관 무료입장, 선사관 3개 관람가능한 Big3 어린이 4,000원, 성인 7,000원, 전시관 개별 관람권 어린이 1,500원, 성인 2,500원
휴관 매주 월요일(단,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정상 운영)
market
왁자지껄한 사람의 온기가 실아 숨 쉬는
대전중앙시장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곳, 조금 더 싸게 많이 사려는 사람들과 제 값으로 팔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홍정. 구수하고 맛있는 냄새가 솔 솔 풍겨 침이 꼴딱 넘어가는 그곳. 바로 시장의 모습이다. 5일장이 거의 사라지다 시피하고 웬만한 지방의 소도시까지 파고 든 대형마트가 우리의 일상을 침범한 지금, 시장은 가깝지만 가기 힘든 곳이 되어버렸다. 마트보다 훨씬 저렴하고 사람의 온정이 흘러넘치는 시장이지만 우리는 으레 장을 보기 위해 마트를 향한다. 하지만 넉넉한 인심, 시장바닥에 쭈그리고 앉아서 먹는 국밥의 맛은 마트에서는 느낄 수 없는 우리의 오랜 정서다. 시장이 아름다운 이유는 옛날 그 시절, 우리의 아름다운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어릴 적 할머니가 각종 채소와 나물을 가득 담은 소쿠리를 머리에 이고 시장에 팔러 가시는 날이면 '혹시나 맛있는 것을 사오시지는 않을까' 졸린 눈 을 비벼가며 돌아오시기만을 기다렸던 기억. 명절에 입을 '꼬까옷 한 벌 사 주시자는 않을까'하는 마음으로 따라간 시장, 왁자지껄 옹기종기 모인 사람들 사이에서 엄마손을 놓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던 기억. 이 모든 것이 시장이 선사하는 추억의 편린들이다. 두 명이 지나다니기도 어려운 좁은 통로에 좌판이 늘어서 있던 30~40년 전 시장의 모습과 달리 요즘에는 거리가 깔끔하게 정비가 되어 있어 편하게 구경하고 쇼핑할 수 있다. 허나 마트보다 싼 가격에 장을 볼 수 있다는 점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대전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인 중앙시장에서도 그런 시장의 정감어린 분위기를 경험할수 있다. 대표적인 문화의 거리인 은행동 입구까지 이어지는 그곳에는 한복거리, 헌책방거리, 공구거리, 한약방거리, 건어물거리, 먹자골목 등 이 세분화되어 있다.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 없이 편하게 구경하고 쇼핑하면 그만이다. 그러다 허기가 지면 먹자골목에서 순댓국 한그릇, 떡볶이 한 접시를 먹으면 세상 그 무엇도 부럽지 않다. 각지역의 특산물을 볼 수 있고 현지 주민의 구수한사투리를 들으며 눈요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시장이 우리에게 주는 즐거움은 즉물적인 상거래 그 이상이다. 올 명절에는 싼 가격에 차례 준비를 할 수 있고. 또 사람의 온기도 느낄 수 있는 시장에 가보는 것은 어떨까. 분명 그동안 잊고 살았던 추억을 다시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temple
겨울산사의매력
계룡산동학사
겨울의 산사는 매력적이다. 눈 덮인 산사의 절경은 보는 그 자체만으로도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되며 경이로움마저 든다. 특히 계룡산은 성스러운 영기가 가득하다고 알려져 지리산과 더불어 새해 첫날이면 신년계획을 세우려는 등산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역사적으로도 계룡산은 특별대우를 받아왔다. 조선시대에는 한성에 이어 천도할곳으로 꼽히기도 했고, 김시습이 단종과 안평대군, 사육신의 제사를 지냈던 곳이기도 하다. 행정구역상 충남 공주시에 위치한 계룡산은 크게 동학사와 갑사로 나눌 수 있는데 동학사는 대전에서도 그리 멀지 않아 대전 시민의 오랜 사랑을 받아왔다. 동학사 주차장에서 동학사까지 평평한산책길이 조성되어 있어 부담 없이 산행을 할 수 있으며 탐방로를 따라 오르다보면 길 옆으로 만날 수 있는 동학사계곡은 계룡산 8경 중 신록으로 유명하다. 동학사는 비구니 승려들이 머무는 사찰로 계룡산의 경관과 잘 어울리는 단아한 건축양식을 자랑한다. 매표소를 지나 시원스레 뻗은 나무 사이를 여유롭게 걷다보면 어느새 도착하게 된다. 동학사에 들어서면 은은한 풍경 소리와 목탁 소리에 차분한 기분이 드는 동시에 사찰안의 따스함이 이내 체온으로 전해진다.
동학사를 휘감는 고요함과 적막함에 몸을 맡긴 채 나무 하나, 붉은 등 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며 감흥을 만끽하는 것도 커다란 기쁨이다. 다만 비구니 승려들의 승가대학이기 때문에 발걸음조차 조심해야 하는 것을 잊지말자. 마음속의 번뇌가 가라앉고 편히 몸을 기댈 수 있는 곳, 주위를 둘러싼 계룡산의 품 때문에 더욱 푸근한 곳이 동학사다.
village
뭉게뭉게 피어나는 동네 미술관
대동 하늘동네 벽화마을
서울 이화동, 통영 동피랑, 청주 수암골 등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벽화마을 처럼 대전에도 멋들어진 벽화마을이 촌재한다.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 지지 않았을 뿐 대동 벽화마을이 그곳이다. 하늘 아래 가까운 동네라고 ‘하늘동네’라 불리기도 하는 이곳에는 사실 대전의 마지막 달동네라는 쓸쓸한 현실이 묻어있다. 대부분의 벽화마을이 그러하듯 이곳 역시 소외 지역에 쾌적한 생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여러 사람의 노력으로 가꾸어진 곳이다. 대전시에서는 지역생활문화 환경 개선을 위해 2006년 9월부터 ‘무지개 프로젝트’라는 도심재생사업을 시작했고, 오늘 공공미술연구소가 추진해 대전 대동 공공미술프로젝트로 새롭게 조성됐다. 동네 한가운데 방치되었던 작은 공터는 해바라기 공원으로 조성됐고, 산 중턱에는 주민들이 편하게 쉴 수 있도록 의자와 테이블을 놓았으며, 이제는 이곳의 명물이 된 풍차까지 설치해 운치를 더했다. 마치 매연으로 가득한 잿빛 하늘과도 같았던 삭 막한 골목길은 화사한 색으로 단장됐고 담벼락에는 아기자기한 그림들이 그려졌다. 그 결과 단조롭다 못해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던 담벼락에는 꽃이 피어나고 커다란 나비가 훨훨 날아올라 적막했던 동네에 활력이 샘솟아 났다. 마을로 향하는 골목길을 걷다보면 온 동네가 야외 미술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파스텔톤의 꽃, 화분에 핀 꽃을 행복하게 바라보는 소녀, 연잎 우산을 쓴 아이들, 보고만 있어도 절로 콧노래가 흘러나오는 나무토막을 이용한 건반, 어린왕자, 심지어 수목화까지. 또 낙하산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조형물은 절로 웃음 짓게 만든다. 사시사철 꽃봉오리가 활짝 핀 꽃을 볼 수 있고, 한겨울에도 훨훨 날아오르는 나비와 꿀벌을 볼 수 있는 알록달록 무지개빛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설레기까지 한다.
* 대동역 7번 출구에서 내려 대동사회복지관 방면으로 올라가면 쉽게 찾을수 있다
안내. 송재숙(충청체신청 사업지원국 총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