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문을 열자 흙을 향미료로 사용한 듯 민물고기 매운탕의 얼얼한 냄새가코끝을 자극한다.
최문호 국장이 귀한 객과 담소를 나눌 때 주로 즐긴다는 ‘장어구이 백반’이한상 가득 차려진다. 나물 위주의 십여 가지 밑반찬과 철판에 노릇하게 구어 나오는 양념 장어구이에 담백한 윤기가 자르르하다. “고단백 음식의 대표격인 장어구이와 나물 위주의 차림상이기에 부담 없는 웰빙식”이라며 칭찬을아끼지 않는다. 또 곁들여 나오는 된장찌개에는 기교가 없다. 집에서 직접 담은 된장과 겨울바람에 얼고 녹기를 수차례 했을 생배추와 무청 시래기가고작이지만 시원하면서도 구뜰하다.
장어정식을 추천한 최문호 부여우체국장과 한금숙 과장
비린내 없는 담백함, 우어회무침
산장식당의 특색메뉴는 부여의 토속음식으로 불리는 ‘우어회무침’이다. 1500년 전, 백제 의자왕을 비롯해 임금 수라상에 오르며 입맛을 돋우는 보양식으로 사랑받던 우어회무침은 지금까지도 백제의 맛으로 전해온다. 우어는 해수와 담수가 교차하는 지역에서 서식하는 은빛을 띈 희귀어종으로뼈와 육질이 유연하고 군살이 없어 한방다이어트와 고단백 음식으로 각광받는다.
뼈째로 길쭉하게 썰어 미나리와 오이, 풋고추 등의 야채와 갖은 양념에 새큼하게 무쳐내는 우어회무침은 비린내가 나지 않고 담백해 일품이다. 색다른 시식법이 있다면, 생김에 싸서 먹는 것이다. 입에 넣으면 달금한 향이 입 안 가득 퍼진다. 이곳은 봄철에만 반짝 선보이는 우어회무침 덕에 백제의 풍미를 느끼기 위한 전국의 미식가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부여군 규암면에 위치한 산장식당은 1987년 개업한 이래 24년 동안 단 하루도 빠짐없이 손님을 맞고 있다. 그 세월만큼 외형적인 모습은 낡고 추레하지만, 찾아오는 손을 위한 그리고 부여만의 맛을 전하기 위한 노력이 대견하다. 친목모임에 그리고 백제의 흥과 망을 함께한 부여 여행길에 허기가 진다면, 산장식당의 맛깔난 음식을 먹으며 유유히 흐르는 백마강에서 여유의 시간을 가져 보길 바란다.
부담 없는 웰빙식, 장어구이 백반
660년. 장구한 백제역사의 끝자락을 함께 했던 지역이라설까. 기와로 지붕을 올린 듯한 한옥식 우체국 모양새가 사뭇 고풍스럽다. 살가운 미소로 악수를 건넨 최문호 부여우체국장은 이내 손맛이일품인 식당을 소개한다며 앞장선다. 그를 쫓는 동안 ‘산장식당’이라는 상호만 듣고 ‘여느 유원지에나 꼭 하나씩 있는 그런 식당 아닐까?’라고 의심한 게 사실이다. 그런데 막상 도착해서 보니 식당의 위치가 괜찮아 보인다. 부여팔경(扶餘八景)의 하나인 수북정 발치 아래, 백마강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에 위치한 식당.
Tip_ 산장식당
주 메뉴: 우어회무침(시가, 4~6만 원), 참게탕(3~5만 원), 민물고기 매운탕(3~5만 원),민물장어구이 백반(2만 2천 원) 등
예약: 041) 835-3039, 041) 835-5050
주차: 30대
주소: 충남 부여군 규암면 규암리 149번지
가는 길: 충남종합관광안내소 주차장 → 보건소 로타리 → 보령방향 직진 → 경찰서 사거리 → 백제대교지나 신호등에서 유턴 → 수북정쪽으로 100m 직진 후, 우회전 10m 좌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