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회마을의 역사, 문화적 가치가 최근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뜻 깊은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7월 31일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 제34차 회의에서 경주 양동마을과 함께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확정된 것이다. 이런 연유로 최근 하회마을을 보기 위해 안동을 찾는 발길이 부쩍 늘어났다. 1984년 국가중요민속자료 제122호로 지정된 안동하회마을이 이번에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는 쾌거를 이루며 안동 지역 전체에도 관광 활성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世界遺産, UNESCO World Heritage Site)은 유네스코에서 인류의 소중한 문화 및 자연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지정한 것으로, 1972년 총회에서 채택된 ‘세계 문화 및 자연유산 보호협약’에 따라 정해진다. 2010년 현재 151개국의 911곳이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2010년 현재 우리나라는 불국사 석굴암, 해인사 장경판전, 창덕궁, 수원 화성, 조선왕릉 40기 등 10곳이 지정돼 있다.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키는 하회마을
과거 여행을 온 듯, 고즈넉한 정취 만끽
낙동강이 큰 S자 모양으로 마을 주변을 휘돌아 가는 경관. 강물은 오른편 안동시에서 흘러나와 왼편으로 휘돌아 간다. 그래서 하회(河回)라는 지명이 붙여졌다는 이곳. 이러한 천혜의 자연과 아름다운 풍광 속에 자리한 안동 하회마을은 수백 년 된 기와집과 돌담길, 초가가 한데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처럼 고색창연한 느낌을 자아낸다. 하회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야트막한 산자락 아래 듬성듬성 자리한 집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과거로 시간 여행을 온 듯, 고즈넉한 느낌이다.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에 자리한 전통 민속마을인 하회마을은 한국의 대표적인 동성(豊山 柳氏)부락으로, 풍산 류 씨가 600여 년간 대대로 살고 있다. 와가(瓦家)와 초가(草家)로 형성된 전통적인 유교문화와 생활양식이 대대로 잘 보존해 온 가장 한국적인 곳이다. 특히 조선시대 유학자인 겸암 류운룡과 임진왜란 때 영의정을 지낸 서애 류성룡 형제가 태어난 곳으로도 유명하다. 하회마을에는 수령이 600여 년 된 느티나무가 있는데, 이 나무가 마을에서 가장 높은 중심부에 해당한다. 이 느티나무를 중심으로 가옥들은 강을 향해 배치되어 있다. 또한 큰 기와집을 중심으로 주변에는 올망졸망한 초가들이 원형을 이루고 있다.
천연 절벽 부용대
국빈 방문으로 더 주목받은 하회마을
하회마을은 지난 1999년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내한해 이곳을 방문하면서 주목을 끌기도 했다. 2005년에는 미국 부시 전 대통령이 방문하기도 했다. 외국의 유명 인사가 하회마을을 방문했다는 것은, 그만큼 하회마을이 가장 전통적이고 한국적인 곳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리라. 상쾌한 가을바람과 함께 낮은 돌담길 사이를 걸으니, 이보다 더 고즈넉할 수 없다. 와가와 초가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지는 풍경 속을 여유 있게 거닐다 보면 옛 정취와 전통의 향기에 흠뻑 빠지게 된다. 문명과는 단절된 옛 시대에 있는 듯, 더없이 편안하고 평화로운 느낌이다. 하회마을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천연 절벽 부용대(芙蓉臺)다. 오랜 세월 풍파에 의해 층층이 생겨난 듯 자연의 절벽은 낙동강과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충효당
전통 생활문화를 볼 수 있는 하회마을의 가옥
한 땀 한 땀 전해지는 역사의 숨결
하회마을은 현재 130여 가구가 집성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지금도 주민이 살고 있는 자연부락이다. 마을 내에는 총 127가옥이 있으며 이 중 12개 가옥이 보물 및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돼 있다. 하회마을에는 서민들이 놀았던 ‘하회별신굿탈놀이’와 선비들의 풍류놀이였던 ‘선유줄불놀이’가 현재까지도 전승되고 있다. 우리 전통 생활문화와 고건축 양식을 잘 보여주는 문화유산들이 잘 보존되어 있는 것이다. 또 하회마을에는 관광용으로 강에 나룻배가 운행되고 있다. 여유가 있으면 나룻배를 타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며 미래로 나아가는 전통 마을, 하회마을을 거닐며 사색에 잠긴다. 마치 과거와 미래의 시간이 만나는 듯한 특별한 감정이 인다. 내 자신이 과거로 돌아가 옛 사람이 된 듯, 다른 곳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따뜻한 감성과 희열을 느낀다. 역사의 숨결이 한 땀 한 땀 가슴으로 전해지는 듯, 하회마을에서 보낸 하루는 전통의 멋과 정취를 만끽한 고즈넉한 시간이었다.
Tip 안동 하회마을 찾아가기
위치 :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 하회리 257
승용차 : 서울 → 영동고속도로 → 원주 → 만종분기점 → 제천 → 단양 → 죽령터널 → 풍기 → 영주 → 서안동IC → 안동 (소요시간 약 3시간)
버스 : 동서울터미널↔안동(첫차 06:00, 막차 20:30, 배차간격 30분, 소요시간 2시간 50분)
주변 볼거리 : 양반의 고장, 안동은 하회마을을 비롯해 도산서원, 병산서원, 전통콘텐츠박물관, 장승공원, 봉정사 등 옛 문화의 멋과 정취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 많다. 더불어 찜닭으로 유명한 안동 재래시장도 방문하면 좋다.
하회마을 홈페이지: www.haho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