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릇은 단풍에 앞선 가을의 전령사
단풍이 들기 전 선운사 경내에는 꽃무릇이 만발한다. 꽃무릇은 특이한 생태를 보여준다. 꽃이 필 때는 잎이 없고 잎이 무성할 때는 꽃이 피지 않는다. 꽃무릇은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 식물이다.
꽃은 양력 9월 8일경 백로 무렵 피어나기 시작해 9월 25일을 전후로 절정을 이룬다. 선홍빛 꽃들이 무리지어 피어난다고 해서 ‘꽃무릇’ 이란 이름이 붙었다. 붉은 꽃잎이 다 지고 나면 그제서 잎이 돋아나기 시작한다.
한몸에서 나는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한 채 그리움만 안고 살아가니 사람들은 꽃무릇을 ‘이별초’라 부르고, 한자어로는 ‘석산화(石蒜花)’라고 한다. ‘돌 틈에서 자라는 달래’란 뜻이다. 꽃무릇 뿌리의 생김새는 달래와 비슷하다.
선운사의 꽃무릇은 매표소를 지나 만나는 개울가의 송악 자생지에서부터 도솔암 마애불 주변 숲에 이르기까지 산책길을 따라 긴 거리에 걸쳐 피어난다.
군락은 부도밭 인근에 형성돼있다.
이른 새벽에 찾아가면 꽃무릇이 이슬을 머금은 단아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한송이 한송이 찬찬히 보면 머리에 쓰는 아름다운 화관 같기도 하다.
학원농장 메밀꽃밭
선운사 꽃무릇
이효석마을만큼 아름다운 학원농장 메밀밭
고창 학원농장의 메밀꽃은 9월 중순부터 하순 사이에 제대로 된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규모도 엄청나다. 지난 봄 청보리가 파도를 탔던 그곳에 지금은 메밀꽃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학원농장 주변의 농가에서도 앞 다퉈 메밀을 심은 덕에 메밀밭의 전체 면적은 더 커졌다.
이곳 메밀은 7월 중에 씨를 뿌려 약 1달 반이 지난 9월 초순부터 10월 초순까지 꽃을 볼 수 있게 했다. 역시 꽃은 군락을 이뤄야 아름답다.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의 메밀꽃밭 장면을 여기서 촬영했다고 한다. 메밀꽃밭 군락미를 감상하기에 좋은 시간대는 이른 아침 아니면 해질녘이지만 한낮에 가더라도 파란 가을하늘과 하얀 꽃의 대조가 황홀경을 선사한다. 주차장 주변도로에서 감상하는 것보다는 낮은 데로 내려가서 올려다보는 멋이 더 낫다. 메밀꽃과 파란 가을하늘이 하나 되는 순간의 교감이 생생하게 전해진다.
농장 주인은 대기업 이사직을 그만 두고 고향인 고창으로 귀향, 보리농사를 시작했다. 그 보리밭은 사진작가들의 작품을 타고 전국의 여행객들을 불러 모았다. 이른바 풍경을 보여주는 경관농업이 탄생한 것이다. 가을을 앞두고 보리를 베어낸 자리에는 메밀을 심었다. 학원농장 메밀꽃밭은 강원도 평창군 봉평의 이효석마을 메밀밭만큼이나 유명세를 타고 있다.
tip 그밖의 명소
고창읍성 조선 단종 원년(1453)에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성했다. 일명 ‘모양성’이라고도 하며 성의 둘레는 1,684m다. 윤달에 돌을 머리에 이고 성곽을 3회 이상 돌면 무병장수하고 극락 승천한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안현마을 미당 서정주 시인이 잠든 질마재 아래 바닷가에 자리한 마을로, 집집마다 담벼락에 국화꽃, 인물화 등이 그려져있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마을의 벽화는 녹색농촌체험마을 가꾸기 사업을 위해 그려졌으며, 미당 시문학관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신재효 생가 고창판소리박물관 옆에 있으며 사랑채 건물 남쪽에 직사각형의 마당, 남동쪽에 우물이 남아있다. 조선 후기의 판소리 이론가 겸 작가인 동리 신재효는 이 집에서 여생을 보냈고 수많은 소리꾼들도 이곳을 다녀갔다.
tip 가는 길
자가용 서해안고속도로 선운산나들목→22번 국도→선운사, 서해안고속도로 고창나들목→고창읍성과 신재효 생가
대중교통 서울에서 고창까지 고속버스, 전주에서 고창까지 직통버스가 운행한다. 고창시외버스정류장(063-563-3366)에서 선운사 방면 군내버스가 30분 간격으로 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