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마을 골목길에서 즐기는 시간여행
전주시로 여행을 간다면 시청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전주여행 뚜벅이 지도’ 한장을 필히 구할 일이다. 그리고 경기전을 한옥마을 걷기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이곳에는 조선왕조를 개국한 태조 이성계의 영정(보물 제931호)이 모셔져 있다. 경기전 건물 동쪽에는 예종대왕 태실과 비 그리고 전주사고, 북쪽에는 전주 이씨의 시조인 이한 공과 시조비의 위패를 봉안한 조경묘가 있다.또 경기전 맞은편에는 비잔틴양식과 로마네스크양식을 결합한 건축물 전동성당이 있는데, 영화 <약속>에서 전도연과 박신양이 결혼식을 올린 곳이다. 경기전과 전동성당을 만난 후 들러야 할 곳은 최명희문학관. <혼불>이라는 대하소설을 남긴 소설가 최명희의 문학과 생애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인간 최명희’ 와 ‘작가 최명희’ 그리고 ‘영원한 삶, 최명희’ 등 세 가지 테마로 꾸며져 있다. 마당에는 그리운 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내라는 의미로 엽서와 빨간 우체통이 놓여 있다.
다음 순서로 은행로를 따라 전주한옥생활체험관 주변의 전주전통술박물관과 전주전통한지원을 방문해 보자. 술박물관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지는 전통주와 양조도구를 만날 수 있고, 한지원에서는 닥나무를 물에 불려 삶고 잘게 쳐서 너른 발에 걸러 한지를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다.
막걸리 한잔이나 가맥으로 푸는 여독
한옥마을 걷기여행으로 하루해가 가면 전주객사의 야경을 감상한 다음 바로 옆의 객사길을 거닐어 본다. 전주의 명동에 해당하는 거리다. 길 양편으로 환하게 불을 밝힌 의류점과 카페, 레스토랑이 도열해 있고 하늘에도 화려한 조명시설을 해놓았다. 길 끝에는 전주영화비가 있고 ‘영화의 거리’라는 이정표가 모습을 보이며, 여러 극장들이 줄을 잇는다. 전주국제영화제가 열리는 장소다.
전주의 밤이 깊어간다. 더 늦기 전에 삼천동이나 서신동, 경원동, 효자동, 평화동 등의 막걸리골목을 탐방해 본다. 찌그러진 주전자에 담겨져 나오는 시원한 막걸리 한사발이 여독을 풀어준다. 막걸리주전자의 숫자가 늘어날 때마다 안주의 가짓수가 늘어난다. 술잔을 부딪치며 중년의 손님들은 흘러간 시절을 아쉬워하고, 젊은이들은 부나비 같은 사랑을 논한다. 가맥(가게에서 파는 맥주의 줄임말) 한잔도 좋다.
잠자리에 들기 위해서라면 다시 한옥마을로 되돌아오는 것이 좋다. 전주한옥생활체험관, 동락원, 풍남헌, 아세헌, 설예원, 승광재, 소담원 등 한옥숙박시설이 많다. ‘구들과 온돌’이라는 전통가옥의 훈기도 느껴볼 수 있다. 동락원의 경우, 전통혼례 등 우리예절 배우기, 다례, 전주비빔밥 만들기 등의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한다.
tip 그밖의 명소
오목대
경기전에서 태조로를 따라 기린로 방면으로 가면 오목대에 닿는다. 고려 말 이성계가 남원에서 왜구를 정벌하고 개경으로 돌아갈 때 연회를 베풀던 장소다. 오목대에서 구름다리를 건너면 만나게 되는 이목대는 이성계의 5대조인 목조 이안사의 출생지라고 전해진다.
한국도로공사수목원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초본식물이 자라는 일반수목원을 비롯해 암석원, 장미원, 습지원, 죽림원, 약초원, 무궁화원, 잡초원, 남부수종원, 교재원 등을 갖추고 있다. 무궁화원에는 60여 종의 무궁화, 죽림원에는 50여 종의 대나무가 자란다. 입장료는 없다.
전주한지박물관
전주페이퍼에서 운영하는 박물관으로 한지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획전시관과 한지제품실, 한지재현관이 있다. 한지재현관에서는 전통한지 제조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한지를 만들어 볼 수도 있다.
tip 가는 길
자가용
호남고속도로 전주나들목→전주종합경기장→금암광장→코아리베라호텔→전주한옥마을→정선읍
대중교통
서울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전주까지 5~10분 간격으로 고속버스가 다닌다. 대구-전주간 고속과 직통버스 1일 17회, 부산-전주간 직행버스 하루 9회 운행. 용산역에서 전주를 지나는 전라선 열차가 하루 13회 운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