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에만 머물기엔 아까운 계절이다. 그래서일까? 늦봄과 초여름 사이, 본격적으로 크고 작은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열린다. 일명 ‘록페’, ‘락페’라고 불리는 음악 축제가 그것이다.
록 페스티벌이라고 해서 로큰롤만 울려 퍼지거나 헤드뱅잉 하는 사람들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라인업에 오른 뮤지션을 모른다고 해서 긴장할 필요도 없다. 편한 복장으로 도시락을 들고 소풍 가듯 나서면 그만이다. 입장 팔찌를 끼고 공연장에 들어서는 순간, 관객들은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와 일탈의 세상을 만나게 된다.
뮤직 페스티벌 전성시대
2008년 열개 남짓했던 국내 뮤직 페스티벌은 2013년 중대형 페스티벌만 서른 개를 훌쩍 넘어섰다. 지난해 여름 3주 내에 진행된 야외 국제 뮤직 페스티벌만 무려 다섯 개라고 하니 ‘페스티벌 공화국’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음원, 음반사업이 중심이었던 음악시장에서도 라이브 공연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늘고 있으며 뮤직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관객들의 수도 해마다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직접 접하기 어려운 해외 유명 뮤지션들의 공연을 눈앞에서 보고, 비주류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대형 무대 위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뮤직 페스티벌은 우리가 누리는 음악의 저변을 넓히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 열리는 뮤직 페스티벌은 그 규모가 점차 대형화되고 있다. 여러 스테이지에서 시차를 두고 공연을 하면서 2~3일 동안 공연이 지속되기도 하고, 라디오헤드나 메탈리카, 림프비즈킷 등 내로라하는 전설의 뮤지션들을 헤드라이너로 영입하는 등 질적인 면에서도 해외 페스티벌과 비교해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가 뮤직 페스티벌의 불모지였던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1960년대 미국에서 반전과 평화를 상징하는 반사회 운동으로 태동한 뮤직 페스티벌은 1999년 트라이포트 락 페스티벌을 필두로 우리나라에 도입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뮤직 페스티벌이 사상적인 성격을 띄기 보다는 2000년대 중반부터 일기 시작한 캠핑, 아웃도어 붐과 함께 성장한 측면이 크다. 초기 페스티벌은 록이나 재즈에 집중되었지만 최근에는 월드뮤직, 일렉트로니카, 힙합, 포크, 레게 등의 장르로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여름 페스티벌은 거칠고 야성적인 록 음악이 주도하는 반면 봄, 가을엔 상대적으로 부드럽고 감성적인 재즈나 포크 페스티벌이 주를 이루는 식이다.
2014년 여름에 즐길 수 있는 뮤직 페스티벌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 코리아 2014
매년 3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개최되는 UMF는 최정상 아티스트와 디제이들이 총출동하는 댄스 일렉트로닉 페스티벌이다. 전 세계 9개국에서 열리며 국내에서는 세번째 공연이다. 메인 스테이지, 라이브 스테이지, 메가 스트럭처 스테이지, 언더그라운드 스테이지 등 총 4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올해 행사에는 열정적인 디제잉으로 유명한 ‘파티의 제왕’ 스티브 아오키가 참여할 예정이다.
일시 6월 13일(금)~14일(토)
장소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 주경기장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펜타포트는 공항, 항만, 정보 포트인 트라이포트(Tri-port)에 비즈니스와 레저 분야를 추가한 인천광역시의 다섯 가지 신도시전략으로 국제적 허브도시, 동북아 중심도시로 성장한다는 자연주의 도시 콘셉트에서 유래되었다. 행사장엔 초대형 상설무대가 설치되어 있어 우천 시에도 안전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으며 편리한 교통시설과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한 페스티벌 부지 내에 캠핑존이 마련되어 있어, 사용료를 지불하면 관람객들이 텐트를 가져와 설치할 수 있다.
일시 8월 1일(금)~3일(일)
장소 인천 송도 23호 근린공원 내 페스티벌 행사장
사운드홀릭 페스티벌 2014 EXIT
자우림, 글렌체크 등이 소속된 인디레이블 사운드홀릭이 뮤지션, 비주얼 아티스트들과 손잡고 함께 만드는 오디오 비주얼 페스티벌로 단순히 듣는 공연이 아니라 보고 체험하며 즐길 수 있다. 장기하와 얼굴들, 컬투, 어반자카파 등 순수 국내 뮤지션으로만 라인업이 구성되며 총 6개의 뮤직 스테이지와 다양한 아트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일시 6월 21일(토)~22일(일)
장소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 2014
지난해 첫선을 보인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는 메탈리카와 뮤즈, 림프비즈킷 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7만 5천여 명의 관객을 모아 화제가 되었다. 올해는 작년보다 장르를 다양화하고, 라인업에 대중성을 더해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라인업을 공개하지 않고 예매를 받는 블라인드 티켓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일시 8월 9일(토)~10일(일)
장소 서울 월드컵경기장
AIA 리얼 라이프: 나우 페스티벌 2014
세계 최고의 공연기획사 라이브네이션과 국내 최고의 연예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 AIA생명이 함께 개최하는 공연으로 동서양의 톱 아티스트들이 참여한다. 올해 처음 개최되는 페스티벌로 YG패밀리와 함께 2013년 공연 투어 당시 서울을 첫 공연지로 지명할 만큼 한국에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레이디 가가도 헤드라이너로 참여한다.
일시 8월 15일(금)~16일(토)
장소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슈퍼소닉 2014
대한민국 대표 도심형 여름 페스티벌로 일본 최대 규모의 뮤직 페스티벌 ‘섬머소닉 페스티벌’과 유기적인 연대로 아티스트 라인업을 공유하여 세계 최정상의 뮤지션들을 대거 국내 무대로 초청한다. 올해는 영국이 자랑하는 록의 전설
퀸(Queen)과 ‘아메리칸 아이돌’의 슈퍼스타 아담 램버트(Adam Lambert)의 합동 공연, 피닉스의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일시 8월 14일(목)~15일(금)
장소 서울 올림픽공원
천편일률적인 페스티벌은 가라!
작지만 새로운 대안 뮤직 페스티벌
뮤직 페스티벌은 외견상으로 콘텐츠가 다양해지고 특성화되고 있지만 페스티벌들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비슷비슷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는 뮤직 페스티벌들이 대형화되면서 이를 기획하고 조직하는 방식이 정형화되었기 때문이다. 국내 대형 뮤직 페스티벌들은 대부분 해외 페스티벌의 라인업을 그대로 가져오는 경우가 많은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외 뮤지션 라인업 싸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과잉경쟁이 전개되어 유명 뮤지션 섭외비로만 수십억원이 소요되는 등 페스티벌의 지속성에 대한 우려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포화된 대형 페스티벌의 틈새에서 기존의 페스티벌을 대체할 작지만 색다른 페스티벌도 하나둘씩 등장하고 있다. 가평 자라섬에서 바비큐를 구우며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리듬앤비비큐 페스티벌’, 하와이의 우쿨렐레 페스티벌을 일산으로 옮겨온 ‘우쿠페페’, 제주도의 대자연 속에서 여행과 공연을 함께 즐기는 체험형 페스티벌 ‘JET 페스트’와 ‘스테핑스톤 페스티벌’, 캠핑과 결합한 ‘어라운드 캠핑 페스티벌’ 등이 그것이다. 이런 대안 페스티벌들은 장르와 콘셉트가 명확하다는 특징이 있다. 화려한 해외 뮤지션 라인업보다 각각의 콘셉트에 맞춘 다양한 국내 뮤지션 라인업으로 구성되며 관객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즐길 거리와 색다른 볼거리가 가득하다. 뮤직 페스티벌이 열리는 동안 사람들은 한정된 공간에서 함께 뛰고 소리 지르며 어울린다. 바깥세상은 잠시 잊고 음악을 통해 하나의 공동체가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음악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여가를 즐기기 위해 뮤직 페스티벌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화려한 라인업’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뮤직 페스티벌이 단순히 음악 팬들의 축제를 넘어 일반 대중을 아우르는 문화 체험의 장이 되고 있는 것이다.
우쿨렐레 페어 & 페스티벌
2013년 가을 일산에서 처음 열린 우쿨렐레 페스티벌로 우쿨렐레를 좋아하는 뮤지션, 동호인, 문화기획그룹 등 각계각층의 사람들의 자원봉사와 재능기부만으로 이뤄져 관객들이 무료로 즐길 수 있게 했다. 입장료를 받지 않는 대신 소셜 펀딩 사이트 텀블벅을 통해 행사가 진행되었는데 후원자들에게는 우쿨렐레 특별 강습, 우쿨렐레 증정 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했다.
JET 페스트
‘제주 익스피어리언스 투어 앤드 페스티벌(Jeju Experience Tour & Festival)의 약자를 딴 ‘젯 페스트’는 여행과 공연을 복합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형식의 문화 페스티벌이다. 2013년 10월에 처음 개최되었으며 첫 행사였던 지난해에는 아침부터 해질녘까지 반나절 동안 제주 곳곳을 여행하며 강연과 워크숍을 체험하는 ‘제트 익스피어리언스’, 일몰 이후 저녁에 공연을 즐기는 ‘제트 스테이지’,
밤 시간에 아티스트와 관객이 함께 교류하는 ‘제트 미드나잇’ 등 세개의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스테핑스톤 페스티벌
올해 11회를 맞는 제주도 인디음악 페스티벌로 2004년 개최 초기부터 무료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무대 역시 탑동 해변공연장, 중문해수욕장, 산천단 바람까페 등 악기와 마이크만 가져다 놓을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개설된다. 뮤지션들도 모두 재능기부 형태로 개런티 없이 참여한다. 2013년에는 에코 축제로 진행되어 행사 수익금이 제주도 환경 보전을 위해 기부되기도 했다.
뮤즈 인 시티 페스티벌
‘지금껏 없었던 여성 뮤지션들의 음악 축제’라는 부제 아래 2013년 6월 처음 개최되었다. 말 그대로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여성의 페스티벌로 호주를 대표하는 뮤지션 렌카(Lenka), 보사노바의 여왕 리사 오노(Lisa Ono), 홍대 3대 여신 타루, 요조, 한희정 그리고 이효리의 무대가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파주 포크 페스티벌
2011년 시작되어 매년 가을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야외공연장에서 개최되는 국내 최대 포크 페스티벌로 7080세대의 통기타 문화를 이끈 포크 음악의 전설들과 중견 포크 뮤지션, 신세대 포크 가수들이 총출동한다. 포크 음악 전문 축제지만 홍대에서 뜨고 있는 신세대 포크 아티스트들도 많이 참여하기 때문에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다.
어라운드 캠핑 페스티벌
캠핑과 음악, 각종 문화체험을 결합한 페스티벌로 온 가족이 참여할 수 있다. 낮 시간에는 ‘우쿨렐레 교실’, ‘훌라춤 배우기’, ‘장작 패기 대결’, ‘향초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하다가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저녁시간이 되면 운동장과 모닥불에 둘러앉아 잔잔한 음악을 즐긴다. 이와 함께 캠핑장 곳곳에서 각자의 취향에 맞는 영화도 감상할 수 있다. 2013년에 시작되어 올해 두번째로 지난 5월 열렸다.
tip
뮤직 페스티벌 갈 때 이것만은 꼭 챙기자
1. 돗자리와 휴대용 의자
페스티벌 장소는 대부분 운동장이나 잔디밭인 경우가 많다. 록 페스티벌 관람은 장시간 체력소모가 크므로 자유롭고 편안하게 자리를 잡고 쉴 수 있는 돗자리나 휴대용 의자가 필요하다.
2. 자외선 차단제
대부분의 공연장이 허허벌판에 있고, 햇볕이 강한 낮부터 진행되니 뙤약볕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할 자외선 차단제는 필수. 땀과 피지에 쉽게 지워지지 않는 워터프루프 바디 선블럭과 여러 번 덧바를 수 있는 팩트 타입의 페이스용 선블럭을 함께 준비하는 것이 좋다. 선글라스와 챙이 넓은 모자도 피부를 보호하는데 도움이 된다.
3. 긴소매 옷
밤늦도록 계속되는 공연이니만큼 쌀쌀한 기온에 대비할 수 있는 카디건을 준비하자. 편하게 입고 벗을 수 있는 앞이 트인 상의는 반바지나 치마를 입었을 때 무릎담요로도 사용할 수 있다.
4. 운동화
실내 공연장과 다르게 스탠딩 공연이 많고 이동이 잦은 뮤직 페스티벌의 특성상 신발이 편해야 한다. 예쁘게 입겠다고 구두를 신고서는 리듬에 맞춰 방방 뛰기도 힘들다. 여흥을 즐기기 위해서는 가볍고 편한 운동화를 챙기자.
5. 레인코트
변덕스러운 여름에는 언제 쏟아질지 모르는 소나기에도 대비해야 한다. 부피가 크고 손에 들어야 하는 우산은 움직임을 제한하고 다른 사람의 시야를 가릴 수 있으니 우산보다 레인코트를 준비하는 것이 낫다.
6. 물티슈
공연장이 넓고 사람이 많기 때문에 손 한번 제대로 씻는 것도 힘들다. 물티슈는 멈추지 않는 땀을 닦고 뜨거운 열기에 달아오른 몸을 식히는데 유용하다.
7. 간단한 간식과 음료수
아무리 좋은 공연도 허기가 진 상태에선 제대로 관람할 수 없다. 특히 1.5리터 생수는 꼭 충분히 준비하도록 하자. 공연장 내부에 음식 부스가 마련되어 있긴 하지만 물이나 음료수를 사려면 줄이 길어 오래 기다려야 한다. 장장 10시간 이상의 공연을 버티기 위해서는 초코바 같이 열량이 높은 간식이 좋다.
8. 상비약
소화제, 두통약, 상처연고와 밴드 등의 간단한 상비약은 미리 챙기자. 특히
밤에 찾아오는 온갖 벌레들과 모기들을 퇴치하기 위해서는 손목용 벌레퇴치제와 모기약이 필수. 페스티벌에 따라 스프레이형 벌레퇴치제를 공연장에 반입하지 못하는 곳도 있으니 향이나 패치 등 다른 형태로도 준비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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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만 머물기엔 아까운 계절이다. 그래서일까? 늦봄과 초여름 사이, 본격적으로 크고 작은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 열린다. 일명 ‘록페’, ‘락페’라고 불리는 음악 축제가 그것이다.
록 페스티벌이라고 해서 로큰롤만 울려 퍼지거나 헤드뱅잉 하는 사람들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라인업에 오른 뮤지션을 모른다고 해서 긴장할 필요도 없다. 편한 복장으로 도시락을 들고 소풍 가듯 나서면 그만이다. 입장 팔찌를 끼고 공연장에 들어서는 순간, 관객들은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와 일탈의 세상을 만나게 된다.
뮤직 페스티벌 전성시대
2008년 열개 남짓했던 국내 뮤직 페스티벌은 2013년 중대형 페스티벌만 서른 개를 훌쩍 넘어섰다. 지난해 여름 3주 내에 진행된 야외 국제 뮤직 페스티벌만 무려 다섯 개라고 하니 ‘페스티벌 공화국’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음원, 음반사업이 중심이었던 음악시장에서도 라이브 공연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늘고 있으며 뮤직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관객들의 수도 해마다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직접 접하기 어려운 해외 유명 뮤지션들의 공연을 눈앞에서 보고, 비주류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대형 무대 위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뮤직 페스티벌은 우리가 누리는 음악의 저변을 넓히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 열리는 뮤직 페스티벌은 그 규모가 점차 대형화되고 있다. 여러 스테이지에서 시차를 두고 공연을 하면서 2~3일 동안 공연이 지속되기도 하고, 라디오헤드나 메탈리카, 림프비즈킷 등 내로라하는 전설의 뮤지션들을 헤드라이너로 영입하는 등 질적인 면에서도 해외 페스티벌과 비교해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가 뮤직 페스티벌의 불모지였던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1960년대 미국에서 반전과 평화를 상징하는 반사회 운동으로 태동한 뮤직 페스티벌은 1999년 트라이포트 락 페스티벌을 필두로 우리나라에 도입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뮤직 페스티벌이 사상적인 성격을 띄기 보다는 2000년대 중반부터 일기 시작한 캠핑, 아웃도어 붐과 함께 성장한 측면이 크다. 초기 페스티벌은 록이나 재즈에 집중되었지만 최근에는 월드뮤직, 일렉트로니카, 힙합, 포크, 레게 등의 장르로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여름 페스티벌은 거칠고 야성적인 록 음악이 주도하는 반면 봄, 가을엔 상대적으로 부드럽고 감성적인 재즈나 포크 페스티벌이 주를 이루는 식이다.
2014년 여름에 즐길 수 있는 뮤직 페스티벌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 코리아 2014
매년 3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개최되는 UMF는 최정상 아티스트와 디제이들이 총출동하는 댄스 일렉트로닉 페스티벌이다. 전 세계 9개국에서 열리며 국내에서는 세번째 공연이다. 메인 스테이지, 라이브 스테이지, 메가 스트럭처 스테이지, 언더그라운드 스테이지 등 총 4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올해 행사에는 열정적인 디제잉으로 유명한 ‘파티의 제왕’ 스티브 아오키가 참여할 예정이다.
일시 6월 13일(금)~14일(토)
장소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 주경기장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펜타포트는 공항, 항만, 정보 포트인 트라이포트(Tri-port)에 비즈니스와 레저 분야를 추가한 인천광역시의 다섯 가지 신도시전략으로 국제적 허브도시, 동북아 중심도시로 성장한다는 자연주의 도시 콘셉트에서 유래되었다. 행사장엔 초대형 상설무대가 설치되어 있어 우천 시에도 안전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으며 편리한 교통시설과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한 페스티벌 부지 내에 캠핑존이 마련되어 있어, 사용료를 지불하면 관람객들이 텐트를 가져와 설치할 수 있다.
일시 8월 1일(금)~3일(일)
장소 인천 송도 23호 근린공원 내 페스티벌 행사장
사운드홀릭 페스티벌 2014 EXIT
자우림, 글렌체크 등이 소속된 인디레이블 사운드홀릭이 뮤지션, 비주얼 아티스트들과 손잡고 함께 만드는 오디오 비주얼 페스티벌로 단순히 듣는 공연이 아니라 보고 체험하며 즐길 수 있다. 장기하와 얼굴들, 컬투, 어반자카파 등 순수 국내 뮤지션으로만 라인업이 구성되며 총 6개의 뮤직 스테이지와 다양한 아트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일시 6월 21일(토)~22일(일)
장소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 2014
지난해 첫선을 보인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는 메탈리카와 뮤즈, 림프비즈킷 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7만 5천여 명의 관객을 모아 화제가 되었다. 올해는 작년보다 장르를 다양화하고, 라인업에 대중성을 더해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라인업을 공개하지 않고 예매를 받는 블라인드 티켓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일시 8월 9일(토)~10일(일)
장소 서울 월드컵경기장
AIA 리얼 라이프: 나우 페스티벌 2014
세계 최고의 공연기획사 라이브네이션과 국내 최고의 연예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 AIA생명이 함께 개최하는 공연으로 동서양의 톱 아티스트들이 참여한다. 올해 처음 개최되는 페스티벌로 YG패밀리와 함께 2013년 공연 투어 당시 서울을 첫 공연지로 지명할 만큼 한국에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레이디 가가도 헤드라이너로 참여한다.
일시 8월 15일(금)~16일(토)
장소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슈퍼소닉 2014
대한민국 대표 도심형 여름 페스티벌로 일본 최대 규모의 뮤직 페스티벌 ‘섬머소닉 페스티벌’과 유기적인 연대로 아티스트 라인업을 공유하여 세계 최정상의 뮤지션들을 대거 국내 무대로 초청한다. 올해는 영국이 자랑하는 록의 전설 퀸(Queen)과 ‘아메리칸 아이돌’의 슈퍼스타 아담 램버트(Adam Lambert)의 합동 공연, 피닉스의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일시 8월 14일(목)~15일(금)
장소 서울 올림픽공원
천편일률적인 페스티벌은 가라!
작지만 새로운 대안 뮤직 페스티벌
뮤직 페스티벌은 외견상으로 콘텐츠가 다양해지고 특성화되고 있지만 페스티벌들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비슷비슷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는 뮤직 페스티벌들이 대형화되면서 이를 기획하고 조직하는 방식이 정형화되었기 때문이다. 국내 대형 뮤직 페스티벌들은 대부분 해외 페스티벌의 라인업을 그대로 가져오는 경우가 많은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외 뮤지션 라인업 싸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과잉경쟁이 전개되어 유명 뮤지션 섭외비로만 수십억원이 소요되는 등 페스티벌의 지속성에 대한 우려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포화된 대형 페스티벌의 틈새에서 기존의 페스티벌을 대체할 작지만 색다른 페스티벌도 하나둘씩 등장하고 있다. 가평 자라섬에서 바비큐를 구우며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리듬앤비비큐 페스티벌’, 하와이의 우쿨렐레 페스티벌을 일산으로 옮겨온 ‘우쿠페페’, 제주도의 대자연 속에서 여행과 공연을 함께 즐기는 체험형 페스티벌 ‘JET 페스트’와 ‘스테핑스톤 페스티벌’, 캠핑과 결합한 ‘어라운드 캠핑 페스티벌’ 등이 그것이다. 이런 대안 페스티벌들은 장르와 콘셉트가 명확하다는 특징이 있다. 화려한 해외 뮤지션 라인업보다 각각의 콘셉트에 맞춘 다양한 국내 뮤지션 라인업으로 구성되며 관객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즐길 거리와 색다른 볼거리가 가득하다. 뮤직 페스티벌이 열리는 동안 사람들은 한정된 공간에서 함께 뛰고 소리 지르며 어울린다. 바깥세상은 잠시 잊고 음악을 통해 하나의 공동체가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음악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여가를 즐기기 위해 뮤직 페스티벌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화려한 라인업’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뮤직 페스티벌이 단순히 음악 팬들의 축제를 넘어 일반 대중을 아우르는 문화 체험의 장이 되고 있는 것이다.
우쿨렐레 페어 & 페스티벌
2013년 가을 일산에서 처음 열린 우쿨렐레 페스티벌로 우쿨렐레를 좋아하는 뮤지션, 동호인, 문화기획그룹 등 각계각층의 사람들의 자원봉사와 재능기부만으로 이뤄져 관객들이 무료로 즐길 수 있게 했다. 입장료를 받지 않는 대신 소셜 펀딩 사이트 텀블벅을 통해 행사가 진행되었는데 후원자들에게는 우쿨렐레 특별 강습, 우쿨렐레 증정 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했다.
JET 페스트
‘제주 익스피어리언스 투어 앤드 페스티벌(Jeju Experience Tour & Festival)의 약자를 딴 ‘젯 페스트’는 여행과 공연을 복합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형식의 문화 페스티벌이다. 2013년 10월에 처음 개최되었으며 첫 행사였던 지난해에는 아침부터 해질녘까지 반나절 동안 제주 곳곳을 여행하며 강연과 워크숍을 체험하는 ‘제트 익스피어리언스’, 일몰 이후 저녁에 공연을 즐기는 ‘제트 스테이지’, 밤 시간에 아티스트와 관객이 함께 교류하는 ‘제트 미드나잇’ 등 세개의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스테핑스톤 페스티벌
올해 11회를 맞는 제주도 인디음악 페스티벌로 2004년 개최 초기부터 무료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무대 역시 탑동 해변공연장, 중문해수욕장, 산천단 바람까페 등 악기와 마이크만 가져다 놓을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개설된다. 뮤지션들도 모두 재능기부 형태로 개런티 없이 참여한다. 2013년에는 에코 축제로 진행되어 행사 수익금이 제주도 환경 보전을 위해 기부되기도 했다.
뮤즈 인 시티 페스티벌
‘지금껏 없었던 여성 뮤지션들의 음악 축제’라는 부제 아래 2013년 6월 처음 개최되었다. 말 그대로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여성의 페스티벌로 호주를 대표하는 뮤지션 렌카(Lenka), 보사노바의 여왕 리사 오노(Lisa Ono), 홍대 3대 여신 타루, 요조, 한희정 그리고 이효리의 무대가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파주 포크 페스티벌
2011년 시작되어 매년 가을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야외공연장에서 개최되는 국내 최대 포크 페스티벌로 7080세대의 통기타 문화를 이끈 포크 음악의 전설들과 중견 포크 뮤지션, 신세대 포크 가수들이 총출동한다. 포크 음악 전문 축제지만 홍대에서 뜨고 있는 신세대 포크 아티스트들도 많이 참여하기 때문에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다.
어라운드 캠핑 페스티벌
캠핑과 음악, 각종 문화체험을 결합한 페스티벌로 온 가족이 참여할 수 있다. 낮 시간에는 ‘우쿨렐레 교실’, ‘훌라춤 배우기’, ‘장작 패기 대결’, ‘향초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하다가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저녁시간이 되면 운동장과 모닥불에 둘러앉아 잔잔한 음악을 즐긴다. 이와 함께 캠핑장 곳곳에서 각자의 취향에 맞는 영화도 감상할 수 있다. 2013년에 시작되어 올해 두번째로 지난 5월 열렸다.
tip
뮤직 페스티벌 갈 때 이것만은 꼭 챙기자
1. 돗자리와 휴대용 의자
페스티벌 장소는 대부분 운동장이나 잔디밭인 경우가 많다. 록 페스티벌 관람은 장시간 체력소모가 크므로 자유롭고 편안하게 자리를 잡고 쉴 수 있는 돗자리나 휴대용 의자가 필요하다.
2. 자외선 차단제
대부분의 공연장이 허허벌판에 있고, 햇볕이 강한 낮부터 진행되니 뙤약볕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할 자외선 차단제는 필수. 땀과 피지에 쉽게 지워지지 않는 워터프루프 바디 선블럭과 여러 번 덧바를 수 있는 팩트 타입의 페이스용 선블럭을 함께 준비하는 것이 좋다. 선글라스와 챙이 넓은 모자도 피부를 보호하는데 도움이 된다.
3. 긴소매 옷
밤늦도록 계속되는 공연이니만큼 쌀쌀한 기온에 대비할 수 있는 카디건을 준비하자. 편하게 입고 벗을 수 있는 앞이 트인 상의는 반바지나 치마를 입었을 때 무릎담요로도 사용할 수 있다.
4. 운동화
실내 공연장과 다르게 스탠딩 공연이 많고 이동이 잦은 뮤직 페스티벌의 특성상 신발이 편해야 한다. 예쁘게 입겠다고 구두를 신고서는 리듬에 맞춰 방방 뛰기도 힘들다. 여흥을 즐기기 위해서는 가볍고 편한 운동화를 챙기자.
5. 레인코트
변덕스러운 여름에는 언제 쏟아질지 모르는 소나기에도 대비해야 한다. 부피가 크고 손에 들어야 하는 우산은 움직임을 제한하고 다른 사람의 시야를 가릴 수 있으니 우산보다 레인코트를 준비하는 것이 낫다.
6. 물티슈
공연장이 넓고 사람이 많기 때문에 손 한번 제대로 씻는 것도 힘들다. 물티슈는 멈추지 않는 땀을 닦고 뜨거운 열기에 달아오른 몸을 식히는데 유용하다.
7. 간단한 간식과 음료수
아무리 좋은 공연도 허기가 진 상태에선 제대로 관람할 수 없다. 특히 1.5리터 생수는 꼭 충분히 준비하도록 하자. 공연장 내부에 음식 부스가 마련되어 있긴 하지만 물이나 음료수를 사려면 줄이 길어 오래 기다려야 한다. 장장 10시간 이상의 공연을 버티기 위해서는 초코바 같이 열량이 높은 간식이 좋다.
8. 상비약
소화제, 두통약, 상처연고와 밴드 등의 간단한 상비약은 미리 챙기자. 특히 밤에 찾아오는 온갖 벌레들과 모기들을 퇴치하기 위해서는 손목용 벌레퇴치제와 모기약이 필수. 페스티벌에 따라 스프레이형 벌레퇴치제를 공연장에 반입하지 못하는 곳도 있으니 향이나 패치 등 다른 형태로도 준비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