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아리랑 통일아리랑삼천리 내 나라 삼천리내 나라 통일아리랑
글. 진용선(아리랑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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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과학백과사전출판사가 1983년 발행한 <백과전서>에서는 아리랑에 담긴 주제에 대해 ‘님에 대한 간절한 애정의 호소와 버리고 간 님에 대한 원망, 님을 가로막고 있는 고개를 넘어가려는 지향’으로 풀이하고 있다.
1960년대부터 북한의 음원으로 일본 신세계레코드에서 발매한 아리랑 수록 LP 음반 포스터
북한의 아리랑은 ‘영천아리랑’, ‘밀양아리랑’, ‘서도아리랑’, ‘원산아리랑’ 등 전통적으로 전해온 민요 아리랑과 1990년대 이후 창작된 가요 아리랑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2000년 가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아리랑을 주제로 한 가요 창작을 지시했다. 이때부터 ‘강성부흥아리랑’, ‘철령아리랑’, ‘군민아리랑’, ‘간삼봉에 울린 아리랑’, ‘행복의 아리랑’ 등 20여 종의 체제선전 아리랑이 쏟아져 나왔다. 이전까지의 비교적 ‘전통’을 바탕으로 한 아리랑에서 벗어나 전형적인 ‘1인 체제 옹위’의 형태를 보이는 선도적인 역할을 한 노래라고 할 수 있다. 이들 아리랑 가운데 박두천의 가사에 인민예술가인 김운룡이 곡을 붙인 <통일아리랑>은 북한에서 말하는 ‘자주적 통일’에 대한 열망을 담은 것으로 최근까지도 널리 애창되고 있다.
아리랑 아리랑 통일아리랑
삼천리 내 나라 삼천리
내 나라 통일아리랑
모두 3절에 후렴이 “아리랑 아리랑 통일아리랑”으로 시작되는 <통일아리랑>은 제목 그대로 분단의 아픔을 딛고 통일을 이루자는 내용이다. 2000년 6월 故 김대중 대통령이 방북했을 때 환영음악으로 부른 노래로 기본 형식면에서 보았을 때 아리랑은 분명하지만 북한의 체제를 선전하는 대표적인 가요 아리랑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의 아리랑에는 사회주의 리얼리즘 입장에서 혁명의식 고취라는 목적이 깔려있다. 방식은 달라도 분단의 아픔을 줄곧 노래하는 아리랑은 언젠가는 남과 북을 이어주는 촉매 구실을 할 것이다. 남과 북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날이면 아마도 국가(國歌)도 아리랑에서 나올지 모른다. 그때 부르는 아리랑, 분단의 고개를 넘어선 통일 아리랑은 희망과 평화, 감동의 메시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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