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밤하늘 별을 세다
중미산자연휴양림
서울에는 없는 것이 없지만 딱 하나 없는 게 있다. 휴양림이다. 북한산, 관악산이라는 훌륭한 산이 있지만 거기에도 휴양림은 없다.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휴양림은 중미산자연휴양림이 아닐까 싶다. 중미산자연휴양림은 잣나무, 소나무, 신갈나무, 상수리나무 등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대부분의 휴양림이 산 아래 자리 잡고 있는 것에 비해 중미산자연휴양림은 산 중턱보다 높은 곳에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중미산자연휴양림은 드라이브 코스로도 좋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천혜의 자연환경 때문에 중미산자연휴양림까지 가는 길도 풍광이 대단히 아름답다. 한여름 밤이면 별이 쏟아지는 곳이다. 별 하나 둘 세다 보면 별빛 가득 가족 간의 사랑도 함께 담을 수 있는 곳이어서 특히 한여름 밤의 꿈을 꾸기 좋은 곳이다. 중미산자연휴양림에 속한 시설은 아니지만 농다치 고갯길 정상에 있는 중미산천문대를 이용해 밤하늘 별을 세는 것도 좋을 듯하다. 우주의 수많은 별과 나, 지구 상에 온전히 잠들어 있는 대지와 수많은 생명체, 그리고 나를 둘러싼 여러 사람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경인지역
숲 속의 한옥
운악산자연휴양림
일러스트. 서영원
운악산은 경기도 5악(화악산, 관악산, 송악산, 감악산) 중 가장 아름다운 산이다. 여름에도 좋지만 운악산은 가을에 특히 좋은 산이다. 만산홍엽 단풍이 물들고 안개라도 조금 내리는 아침이면 그 절경에 감탄을 멈출 수 없는 산이다. 주봉인 만경대는 기암괴석으로 가득해 특히 웅장하다. 또 신갈나무, 오리나무 등 활엽수들이 하늘을 가리고 있어서 무더운 여름에도 휴양림에 들어서면 더위를 느낄 수 없을 정도다. 2007년에 개장한 운악산자연휴양림에는 숙박시설이 다양하게 준비돼 있는데, 특히, 숲 속의 집 ‘운현정’은 국립자연휴양림 최초의 한옥 건물로 인기가 높다. 야영장은 운영하지 않는다. 숙박시설 이외에 족구장과, 야외교실, 문화재 복원 가마터인 포천화현리요지가 휴양림내 있다. 가볍게 등산을 할 수 있는 자연탐방로와 등산로가 있다. 운악산이란 ‘높이 솟구친 기암괴석의 봉우리가 구름을 뚫을 듯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산세가 아름다워 경기의 작은 금강이라고도 불린다.
충청지역
소나무숲의 여유
안면도자연휴양림
수령 100년 내외의 소나무 천연림이 381ha에 집단적으로 울창하게 자라고 있다. 안면도자연휴양림의 해송은 경북 봉화나 울진에서 자라는 소나무와 같은 금강송이다. 예부터 바닷바람과 함께 자라 결이 견고해 건축재로도 최고로 치는 나무여서 고려 때부터 궁재와 배를 만드는데 주로 사용했다. 안면도는 원래 태안반도의 남쪽 끝에 붙어 있던 육지였다. 태안반도 바깥쪽 바다가 풍랑이 높고 험해서 근처 바다에서 배들이 침몰하는 경우가 잦았다. 조선 인조 때 지금의 안면대교 아래로 물길을 만들면서 안면도는 그때부터 섬이 됐다. 그 덕에 안면도의 울창한 소나무 숲이 온전히 보전될 수 있었다. 조선에서는 안면도 소나무숲을 황장봉산으로 지정해 왕실에서 사용할 소나무를 빼고는 벌채를 엄격히 금했다. 안면도자연휴양림의 경치는 뭐니 뭐니 해도 쭉쭉 높이 솟은 소나무다. 하늘을 찌를 듯한 높이도 가히 일품이지만 새벽에 내뿜는 피톤치드는 건강에도 참 좋다.
부산(경남)지역
피톤치드로 심신안정
남해편백자연휴양림
일러스트. 서영원
남해편백자연휴양림은 편백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는 가운데 한려해상국립공원 북단에 있다. 여타의 자연휴양림에서 볼 수 있는 풍광이 산세에 둘러싸여 있는 것에 비해 남해편백자연휴양림에서는 빼어난 바다의 아름다움도 느낄 수 있다. 1960년대에 조림된 편백 및 삼나무 등 인공림이 54%를 차지하고 주변경관이 수려해 산림욕 휴식공간으로 최적지다. 편백나무에 함유돼 있는 피톤치드는 소나무보다 약 4배나 많다. 피톤치드는 신경을 안정시켜 숙면을 취하게 하고, 스트레스 해소, 정서 안정, 집중력과 기억력 향상, 집먼지진드기의 생육 저해 등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삼림욕을 하기에 편백나무 숲만큼 좋은 곳이 없다는 말이다. 이른 아침잠에서 깨서 발걸음 소리 조용하게 숲을 거닐면 온몸으로 시원한 기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 시원함만으로도 1박2일의 여행은 행복할 수 있다.
전남지역
전통문화의 향연
낙안민속자연휴양림
낙안민속자연휴양림은 낙안읍성과도 가까이 있어서 우리 전통 민속과 생활상을 접하고 쉼터로 휴양림을 찾아갈 수 있어서 주말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곳이다. 순천만의 갈대와 해변, 그리고 낙안읍성민속마을의 각종 문화축제를 즐길 수 있는 관광명소들이 많아 사계절 이용이 가능하다. 규모가 소박하면서도 아담한 일반가정의 정원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국립자연휴양림으로서 배산임수의 지리적 요건을 갖추고 있으며, 휴양림 좌우로 낙안의 2대 진산인 금전산(667.9m)과 오봉산(591m)이 휴양림 배후를 감싸고 있다. 특히 비가 많이 내리는 날에는 금전산자락 휴양림의 숨은 비경인 처녀폭포가 기암사이로 폭포수를 힘차게 내뿜는 모습이 아름다운 장관을 이룬다. 단풍나무, 호박나무 등의 수종이 많은 낙안민속자연휴양림은 낙안읍성과 주변경관이 수려하여 휴식공간으로는 최적지일 뿐만 아니라 인근에 송광사, 선암사 등 전통고찰과 서산의 저녁노을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주암호, 상사호가 있다. 남도의 맛과 멋, 그리고 아름다운 전통문화가 살아있어서 그 즐거움에 흠뻑 빠져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경북지역
시원한 폭포
운문산자연휴양림
운문산자연휴양림에는 활엽수 나무들이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다. 대표적인 수종으로는 노각나무, 사람주나무, 고로쇠나무, 비목나무, 쪽동백 등과 신갈·굴참 같은 참나무류 등 많은 수종이 안정적으로 분포되어 있다. 수종의 다양성 때문에 사시사철 아름다움을 뽐내는 자태를 만날 수 있다. 봄에는 꽃이 화사하고, 여름이면 맑고 깨끗한 계곡이 더욱 시원하다. 가을에는 오색의 아름다운 단풍이 형형색색 가을하늘을 물들인다. 휴양림 입구에는 옛 운문성을 재현한 돌성곽을 쌓았으며, 휴양림 내 등산로를 따라 30여 분 정도 산을 오르다 보면 약 20m 높이의 용미폭포가 시원한 은빛 물줄기를 쏟아내며 웅장한 자태를 뽐낸다. 운문산휴양림에서는 매주 토요일,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숲해설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휴양림에서 약 2㎞ 위에 있는 운문령에서는 영남알프스의 가장 큰 봉우리인 가지산(해발1,240m)을 왕복 약 4시간 정도 소요되는 시간으로 등산을 즐길 수 있다.
전북지역
숲속 자전거 타기
덕유산자연휴양림
일러스트. 서영원
덕유산은 깊은 산이다. 덕유산자연휴양림은 덕유산 국립공원 연접지역으로 무주구천동 계곡입구로부터 4㎞ 지점에 있다. 덕유산에는 낙엽송과 잣나무가 울창하다. 덕유산자연휴양림에 들기 전에 산행을 먼저 하는 것도 휴양림을 즐기는 방법이다. 덕유산 중봉 같은 경우에는 산 전체를 관망할 수도 있을 정도로 시야가 환하게 트여 있어서 산행의 장쾌함을 느낄 수 있다. 산행뿐 아니라 덕유산은 주변경관이 수려해 휴식공간으로도 최적지다. 휴양림 내 임도는 숲속 자전거 타기를 즐길 수 있다. 인근 지역에 무주리조트, 나제통문, 무주양수발전소, 적산산성 등 관광명소가 있어 사계절 이용 가능하다. 숙박시설로는 100명 규모의 야영장 1개소와 178명의 수용인원을 갖춘 산림문화휴양관과 숲속의집이 있다. 취사장, 샤워장 등이 마련돼 있어 단체 순방객이 묵기에도 충분하다. 정자, 전망대, 휴게소, 산책로, 삼림욕장, 잔디광장 등의 편의시설도 갖추고 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의 방문에도 좋다.
강원지역
불바라기 약수 맛
미천골자연휴양림
하늘 아래 첫동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심심산골에 자리 잡은 휴양림이다. 휴양림은 1993년에 조성됐는데, 그 이후부터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미천골은 계곡물이 맑아서 여름 피서지로도 각광을 받는 곳이다. 여름에도 계곡물에 발을 담그기 힘들 정도로 물이 차고 맑다. 하얀 쌀뜨물이 계곡을 따라 흘렀기 때문에 ‘미(米:쌀 미) 천(川:내 천) 골’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아침 숲길을 걸어 불바라기 약수터를 찾아가보자. 옛날에 미천골에는 철이 풍부해 계곡 주변으로 대장간이 많았는데 그것이 유래가 돼 불바라기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미천골 등산로를 따라 걷다 보면 나오는 상직폭포, 미천정, 멍에정 등을 볼 수 있다. 가다가 지치면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탁족을 하는 재미도 삼삼하다. 철분을 함유해 붉은 색을 띄는 불바라기 약수는 위장병, 피부병에 효험이 있다고 한다. 산새 울음소리를 들으며 속세를 잊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무릉도원 같은 곳이다.
제주지역
오름을 느끼는 재미
제주절물자연휴양림
제주시 봉개동 화산 분화구 아래 1997년 개장한 제주절물자연휴양림이다. 총 300ha의 면적에 40~45년생 삼나무가 수림의 90% 이상을 차지하여 빽빽하게 들어서 있고 바다 쪽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해풍과 절묘한 조화를 이뤄 한여름에도 시원한 한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절물 약수터(샘물)로 유명하다. 아무리 날이 가물어도 결코 마르지 않는다는 약수는 신경통 및 위장병에 특효가 있다고 전한다. 일제강점기 때에는 가뭄이 들어 동네우물이 모두 말랐을 때에도 주민들 식수로 이용했을 정도로 풍부한 수량을 자랑한다. 휴양림이 오름에 있는지라 제주도 특유의 지형인 오름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재미도 있다. 휴양림 내에는 숲속의집, 산림문화휴양관, 약수터, 연못, 잔디광장, 세미나실, 맨발지압 효과의 산책로, 순수한 흙길로 된 장생의 숲길 등 다양한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제주도 특유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휴양림으로 가족끼리 혹은 연인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