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차(茶) 재배지
한국의 3대 차 재배지로 지리산, 보성, 제주를 꼽는다. 지리산 남록의 하동은 우리나라 차 시배지다. 하동의 차는 야생 토착품종으로 열성 번식하며 그 역사를 오늘에 이어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하동보다 차로 더 많이 알려진 보성은 자생 차나무 군락지로 유명하다. 세종실록지리지 등 문헌에 재배기록이 남겨져 있지만 본격적인 재배는 일제강점기인 1939년 경성화학이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의 녹차는 국내 한 기업에 의해 1960년대 일본에서 차를 들여와 재배한 것이 그 시작이다.
하동 차는 오랜 세월 자생하였기 때문에 대규모 재배지는 없고 그에 따라 재배에 필요한 농기계도 없다. 매년 새순이 나오면 마을사람들이 찻잎을 따고 가지를 쳐주는 정도가 전부라고 한다. 아미노산이 풍부해 감칠맛이 뛰어나며 차를 우리면 고소한 우유향이 나는 게 특징이다. 보성이나 제주와 같은 대규모 재배단지의 경우 기계를 이용해 찻잎을 따는 모습도 볼 수 있는데 차 재배가 시작된 배경이 달라서인지 차밭의 풍경도 서로 다르다. 보성지역은 자갈을 가진 토양과 큰 일교차, 안개가 많은 기후조건이 차 재배에 적합하다. 보성의 차밭에서 국내 녹차의 약 40% 이상이 생산된다. 대량생산으로 균일한 맛을 내고 우려내면 그 색이 맑고 푸르다.
생활 속의 차(茶) 문화 - 다례(茶禮)①
차(茶) 마시는 격식을 다도(茶道)라고 하는데 이는 일본에서 발달한 차문화다. 다도는 차에서 시작했지만 차보다는 차를 마시는 격식이 중요하기 때문에 실제 일본에서는 차 없이 다기만 있어도 다도를 하고 이를 통해 전통을 잇고 자부심도 찾는다고 한다. 그 영향 때문인지 우리나라에서도 차라고 하면 대부분 일명 다도라고 하는 차 마시는 격식을 떠올린다. 그래서 차는 어려운 것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다. 차(茶)가 한국인의 일상에 자연스레 스며들기는 쉽지 않다는 얘기다. 차 명인(名人) 쌍계 김동곤 선생은 본래 우리의 차문화는 다례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차는 물처럼 마시기도 했고 약용으로 마시기도 했어요. 감기에 걸렸다거나 몸이 좋지 않을 때 차를 우려 마시고 부엌에 우린 차를 두고 물처럼 마셨어요. 차라고 하면 보통 다도를 떠올리는데 가치 있는 차문화인 것은 분명하지만 생활 속에서 자연스레 함께했던 차 본연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차를 마시는데 형식이 반드시 따르는 건 아닙니다.” 명인은 이에 더해 “예부터 차는 혼자 마실 때 신(神)이라 하지 않았나요? 격식과 예절을 따지는 의식 차도 필요하겠지만 빨리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롭고 간편한 차 생활로 돌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며 우리의 찬란했던 다례문화가 다시금 돌아오길 고대하고 있었다.
녹차 생활로 우리를 이롭게
얼마 전 커피 원두 수입량을 기준으로 한 1일 국내 커피소비량은 약 300톤으로 경제활동인구 2400만 명이 하루에 커피 한잔 반을 소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커피는 전량을 수입하기 때문에 이런 통계 또한 가능하지 않나 싶다. 반면 웰빙 바람이 불며 호황을 누리던 차 산업은 IMF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한다. 날로 커지는 커피시장과는 대조적이다. 하동 차 시배지에서 찻잎을 따던 할머니들의 해맑게 웃는 얼굴이 떠올랐다. 타임지가 세계 10대 항암식품으로 선정한 건강식품 우리 녹차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아쉽기만 하다. 이제 집에서나 사무실에서 커피를 내리듯 차를 우려내보는 건 어떨까?
각주
① 다례(茶禮) - 차를 마시는 것을 중심으로 하는 예의범절로 차와 더블어 참된 세상의 길을 걷자는 천리를 행한 구심적인 행위를 말하는 다도와 차이가 있다. 즉, 다례는 예나 몸가짐 그리고 차와의 조화를 중심으로한 분위기와 지식들을 일컫는다.
몸에 좋은
그린푸드
녹차
글. 이윤진(건강칼럼니스트)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그린푸드의 대표주자인 녹차에는 디톡스 작용을 비롯해 항암효과에 이르기까지 심신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다양한 효능이 숨어있다. 녹차 한잔으로 만들어가는 생활 속 건강 습관에 대해 알아보자.
녹차로 시작하는 디톡스 습관
녹차에 함유된 EGCg는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막고 체외로 배출될 수 있도록 도와줘 성인병 예방과 다이어트에 그만이다. 또한 폴리페놀의 일종인 카테킨은 중금속을 해독하고 니코틴을 배출시켜 우리 몸을 해독·정화해준다. 무엇보다도 녹차를 습관적으로 마시면 쾌변에 도움이 되어 체내에 불필요한 노폐물과 가스가 생기는 것을 막아줘서 피로회복과 다이어트, 피부미용에 큰 도움이 된다.
동안 미인 만드는 항산화 성분
녹차는 대표적인 항산화 식품으로도 유명한데, 카테킨의 항산화작용으로 주름개선, 미백, 피부탄력 강화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알레르기·항바이러스 작용을 하는 카테킨과 아연의 작용으로 여드름이나 피부염증 등의 피부 트러블을 예방해주기도 한다. 이 외에도 비타민 A·B2·C·E와 토코페롤, 아미노산, 탄닌 등 피부미용에 좋은 성분들이 가득해 피부의 보습력을 높이고 노화세포의 재생을 도와 피부결을 맑고 부드럽게 유지시켜준다.
녹차 한잔으로 집중력 Up!
녹차에는 대뇌를 활성화시켜 정신을 맑게 하고 집중력을 높여주는 카페인 성분이 풍부하다. 녹차의 카페인 함유량은 커피보다 높다고 알려져 있어 카페인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이는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 커피와는 달리 카페인의 배출을 돕고 부작용을 억제시키는 데오피린과 카테킨, 데아닌 성분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또한 중추신경을 자극해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감기 예방부터 항암효과까지… 건강에 Good!
카테킨의 효과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줄어들면 혈액순환이 개선되면서 동맥경화와 고혈압, 심장병 등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할 수 있으며 지방간 예방 효과가 있다. 카테킨은 이 외에도 다양한 건강증진 효과를 보이는데,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강력한 항암작용과 혈당 상승 억제, 위궤양과 위염 치료 효과, 장염, 식중독 등 세균성 질환의 예방, 간 기능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
내 몸에 더 좋은 녹차 음용법
탄닌 성분은 철분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임산부나 빈혈 환자처럼 철분제를 복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녹차는 몸의 열을 내리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소화불량, 생리전 증후군, 불면증 등의 증상이 있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 차로 마시는 것도 좋지만 영양 손실을 최소화해 녹차의 건강효과를 제대로 누리고 싶다면 가루녹차나 녹차잎을 응용한 요리를 추천한다. 요리에 사용하는 찻잎은 한번 우려내 쓴맛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