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 수확하는 효자작물
뙤약볕이 쏟아지는 6월의 복분자밭. 아직 붉은 열매도 있고 검게 익은 열매도 있다. 검붉은 열매를 따다가 입에 넣으면 부드럽고 따뜻한 기운이 입안으로 퍼진다. 복분자는 한창 여름이 시작되는 6월,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수확을 한다. 고창지역에 복분자축전이 6월에 있는 것도 그때가 수확 시기라서이다. 복분자는 산딸기과에 속하는 과일이다. 산딸기는 래즈베리(Raspberry)라 불리며 전 세계적으로 자생한다. 복분자는 일반적인 산딸기하고는 다르게 검게 익고 맛에도 차이가 있어 영어로도 Korean Raspberry로 쓴다. 작은 열매가 여러 개 모여 덩어리를 이루고 있으며 그중 검게 익은 열매만 하나하나 손으로 딴다. 특별히 재배하는데 어려움이 크지 않고 꽃이 피면 금세 열매를 맺는 효자작물이다. 열매는 작지만 알차다. 또 우리나라에서는 힘의 상징으로 인지도가 높은 작물이라 작황만 좋으면 판매에도 어려움이 없다고 한다. 당도가 높진 않지만 단맛과 신맛이 있고, 거친 씨앗이 남긴 하지만 생과로 먹어도 톡톡 터지는 식감이 좋다. 보통 설탕에 절여 엑기스를 내어 물에 타 차로 마시거나, 생과를 갈아서 즙으로 먹기도 하고 쨈으로도 먹는다. 또 빼놓을 수 없는 복분자주는 이미 생활 속에서 복분자를 만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되었다.
서해풍을 맞고 자란
고창 복분자
복분자는 고창, 문경, 정읍에서 재배가 많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고창지역 복분자는 해안지역에서 재배된다는 특징이 있다. 고창 복분자는 미네랄이 풍부한 황토와 서해안 해풍을 맞고 자라며, 재래종을 기반으로 특이한 맛과 향을 내는 게 주요한 특징이다. 고창 복분자는 고창군 복분자 시험장에서 체계적인 복분자 재배기술을 개발하여 농가에 보급하여 당도, 유효 성분, 기능성이 뛰어난 복분자의 대량 재배에 성공했다. 각종 연구결과에 의하면 고창 복분자는 폴리페놀 성분이 높게 함유되어 있다. 전국 제1의 복분자 생산지인 고창군은 2007년도에 복분자 산업 특구로 지정되었고 1,200ha에서 전국 복분자의 40%가량인 5,000톤을 연간 생산하고 있다. 복분자의 품질, 명성, 특성이 고창지역에서 비롯된 것임을 인증하는 지리적 표시를 2004년도에 획득함으로써, 복분자 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하였다.
고창 관내에는 고창 복분자를 활용하여 제품을 생산하는 가공업체 56개가 있으며, 복분자주, 복분자즙, 한과, 장류, 환, 잼, 식초, 분말, 사탕 등 다양한 제품군에 고창 복분자가 사용되고 있다. 고창군은 복분자 공동브랜드인 ‘선연’을 엄격한 품질관리 및 기준을 적용하여 이들 제품에 사용권을 허락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고창군은 복분자 산업을 기존 단순생산 및 가공판매의 수준에서 벗어나, 건강기능성 식품개발, 체험관광 활성화 등 다양한 산업구조 구축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도모하고자 2013년까지 40만㎡ 규모의 부지에 600억원을 투입하여 복분자 연구소, 테마파크, 농공단지 등 복분자 관련 산업을 집적화한 복분자 클러스터를 조성 중에 있다. 이를 통해 고창 복분자 선연의 브랜드 파워를 더욱 강화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문경 복분자는 큰 일교차로 당도가 높다. 보통 복분자는 설탕에 절여 엑기스로 먹거나 생즙으로 먹는다. 요사이는 잼이나 복분자주도 일반화되었다.
산속에서 자라 달콤한
문경 복분자
문경에는 오미자의 명성이 높지만 오미자가 나오기 전인 6월에는 복분자를 한창 수확한다. 주로 산속에서 친환경으로 재배하는 문경 복분자는 일교차로 인해 당도가 높은 편이다. 해발 913m 문경 공덕산 천주봉에서 복분자를 재배하는 이철우 씨는 “화학비료는 당장의 수확량이나 상품성에 도움을 줄지 모르지만 땅속 미생물을 죽여 결국에는 땅도 죽이는 것이죠. 농사꾼이라면 땅의 생명력을 믿어야 해요.”라고 말했다. 현재 80%까지 무농약으로 전환하여 땅의 체질을 바꾸고 있다고 한다. 올해는 냉해가 있어 수확량은 많지 않지만 맺힌 과실은 상태가 좋다며 한시름 놓는다. 복분자 농사에 어려움이 있다면 농촌의 노동력 부족이 가장 크다. 복분자는 작은 열매를 하나하나 따야 하고 뾰족한 가시가 돋아 있어 주의를 요하는 힘든 작업이다.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 장갑과 토시를 착용해야 하는 것도 한여름 수확에 어려움을 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그래서 수확은 주로 숙련된 지역의 어르신들이 해왔다. 지금까지 지역의 어르신들과 신뢰를 높이며 함께 성장해온 터라 올해 복분자 수확은 큰 어려움 없이 시작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 어르신들이 더 이상 농사를 짓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걱정했다.천주봉 중턱의 복분자밭에서는 검게 익은 복분자 수확이 한창이었다. 오후의 햇살이 뜨거웠지만 탐스럽게 익은 열매를 따는 아낙들의 손길은 바빴고 입가엔 미소가 있었다. 수확한 복분자 바구니에서 복분자를 집어 먹어보라며 건네는 아낙의 손은 복분자의 검붉은 물이 들어 있었다. 복분자를 집어 입에 넣으니 그 진하고 따뜻한 기운이 입안으로 퍼지며 자연의 기운이 온몸으로 퍼짐을 느낄 수 있었다. 농약과 화학비료에 기대지 않고 키워낸 복분자의 맛이 바로 자연의 맛이 아닐까.
복분자 생과
서둘러야 맛볼 수 있다
복분자는 여름에 수확하고 과실이 연해 일단 따게 되면 빠르게 물러지기 때문에 급랭하여 보관한다. 수확시기에만 맛볼 수 있는 복분자 생과는 서두르지 않으면 구매가 힘들 정도로 인기가 높다. 요즘은 산지의 신선한 재료를 유기농 설탕에 재 엑기스로 만들어 먹는 가정이 늘고 있는데 복분자 엑기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좀 더 부지런할 필요가 있겠다. 우체국쇼핑은 고창과 정읍 내장산, 문경 지역의 복분자를 생과, 즙, 복분자주로 판매하고 있다. 생과를 놓쳤다면 복분자 엑기스와 복분자주로 아쉬움을 달래보는 건 어떨까? 건강한 복분자와 함께 여름을 더 건강하게 시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