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 소금 이야기
고대 동서양을 막론하고 소금은 부와 권력을 축적하는 기반이 되었다. 중국 한(漢)나라 무제는 소금과 철의 전매를 통해 부를 축적하고 흉노족과 오랜 기간 전쟁을 했으며, 프랑스의 루이왕조도 부를 쌓기 위해 소금을 전매했다고 전해진다. 간디의 유명한 소금행진도 영국의 소금세 제정 반대에 기인한 것이었다. 고구려 주몽은 한나라의 통제로 부여에 소금이 귀해지자 티베트에서 소금을 구해왔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며, 고구려 15대 미천왕은 소금장수로 전국을 떠돌며 민심을 헤아려 왕이 되었다는 기록이 <삼국사기>에 남아있다. 또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에서 군수물자 공급이 어려워지자 여수지역에 소금 생산을 장려해 자체적으로 군수물자를 충당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 밖에도 소금과 얽힌 역사, 전설, 속담이 많이 남아있는데, 이는 소금이 인간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었던 중요한 물질이었기 때문이다.
소금은 바닷물을 염전에 끌어들여 햇빛으로 수분을 증발시켜 채취하는 천일염, 지층이나 바위와 같이 암석을 이룬 소금을 채취하여 곱게 분쇄해 생산하는 암염, 미역, 다시마 등의 해조류를 채취하여 건조한 다음 분말로 만든 조염, 기계로 만든 정제염으로 원료출처에 따라 분류된다. 또 가공법에 따라서는 대표적으로 천일염을 대나무통에 넣어 구운 죽염, 천일염을 1,000℃에서 24시간 이상 가열해 불순물과 가스를 완전히 제거한 생소금, 천일염을 깨끗한 물에 녹여 불순물을 제거하고 다시 가열하여 결정시킨 눈꽃 모양의 꽃소금, 천일염에 글루탄산나트륨(MSG)을 배합한 맛소금으로 나뉜다. 우리가 주로 먹는 천일염에는 마그네슘, 망간, 칼슘 등 우리 몸에 이로운 미네랄 성분이 80여 종 이상 함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금의 나트륨 섭취가 문제되는 것은 정제염이다. 정제염은 인공적으로 나트륨과 염소만을 분리해 만든 염화나트륨으로 이것을 오래, 다량 섭취했을 경우 고혈압이나 각종 성인병에 노출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나라 천일염의 우수성
우리나라에서 주로 생산되는 것은 천일염이다. 우리나라 천일염은 프랑스 게랑드 소금과 함께 품질이 우수하기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천일염은 미네랄이 풍부해 쓴맛이 없고 짠맛이 은근한 것이 특징이다. 어떤 음식 재료와도 잘 어울린다. 우리나라 소금의 대부분은 전남 신안군에서 생산되고 있는데, 바다 오염도가 낮고 풍부한 일조량과 갯벌이 잘 발달되어 최적의 염전 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천일염은 여름철 기준, 비가 오지 않으면 염전에 바닷물을 가둬 약 2주 동안 여러 단계의 증발과정을 거쳐 소금을 채취하는 결정지로 보내져 채염을 하게 된다. 채염은 보통 햇빛 좋은 날 오후 4시부터 6시 사이에 이루어진다. 그날 날씨와 결정지에 머무르는 시간 등에 따라 소금의 굵기와 맛의 차이가 난다. 우리나라 천일염의 염화나트륨 함량은 보통 80~85%, 나머지는 미네랄 성분이다. 바로 생산된 천일염은 쓴맛이 강한데 간수를 빼면 은근한 천일염 고유의 짠맛이 난다. 우리나라는 옛날부터 자연 상태에서 3년간 간수를 빼 소금을 음식에 넣어 먹었으며, 뺀 간수는 두부를 만들어 먹기도 했다. 인공적인 조제 없이 오로지 바닷물과 햇빛, 바람으로 만들어진 천일염은 일반 소금보다 염화나트륨 함량이 낮고 미네랄 성분이 3~5배가량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꾸준히 적당량을 섭취할 경우 항산화 및 암세포 억제에 효과가 있고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김치, 장(된장, 간장), 젓갈 등이 오랜 기간 저장하며 먹을 수 있는 것도 미네랄이 풍부한 천일염을 사용하여 만들었기 때문이다.
더 건강한 알칼리소금
2010년 우체국쇼핑에 입점한 영진그린식품(주)은 신안군 지도읍에 염전을 직접 운영하며 천일염을 생산하고 있다. 지속적인 품질관리와 제품개발로 국내 최초로 알칼리소금을 생산해 국내는 물론 해외로도 수출하고 있다. 알칼리소금은 서해안 청정해역의 깨끗한 해수를 17단계로 자연 농축시킨 천연 해수를 다단계 여과와 정화과정을 거쳐 불순물과 중금속을 제거, 고열로 끓여 생산 후 DRY 가공으로 소금 속의 간수, 염소가스 등 유해성분을 제거한 소금이다. 일반 천일염에 비해 3배에서 7배 이상의 풍부한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다.
“중국산 소금이 좋지 않은 것은 바다 오염이 심각하고 그에 따른 중금속, 불순물 등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알칼리소금은 철저한 여과와 정화과정을 거쳐 자연 농축시킨 소금이죠. 성분검사 결과 미네랄 성분이 풍부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영진그린식품(주) 이승규 과장의 말이다. 또 프리미엄 소금으로 생산하고 있는 꽃바래기 천일염은 음력 4월에 소금을 싱겁게 만들기 위해 여러 번 걸쳐 간수를 보충하는 덧물질 방법으로 만들어 소금 알갱이가 크고 쓴맛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문종실록> 문헌에 보면 음력 4월 초파일에 생산하는 소금이 가장 맛이 좋다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실제로 일년 중 소금을 생산할 수 있는 기간은 4월~9월인데요, 4월 첫 소금과 장마 후 소금은 품질이 좋지 않아요. 햇빛이 가장 좋을 음력 4월 소금이 제일 좋은 맛을 냅니다.” 이승규 과장은 가장 좋은 때의 소금을 생산, 철저한 품질관리로 위생적이고 맛 좋은소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좋은 소금 고른 법
소금은 손으로 쥐었다 폈을 때 손에 적게 남아있을수록 좋은 소금이다. 이는 수분이 적다는 말인데, 수분이 적을수록 간수가 빠져 좋은 소금이다, 또 입자가 일정하고 알갱이를 부셨을 때 곱게 부서지는 것이 좋고, 물에 녹였을 때 침전물이 없고, 소금이 바슬바슬하고 맑은 것이 좋은 소금이다. 소금은 음식에 넣어서 먹기도 하지만 생활 속에서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감물이나 피가 옷에 묻었을 때 소금물에 담갔다 세척하면 흔적이 남지 않는다. 또, 토마토나 감자 등을 먹을 때 소금을 곁들이면 단맛을 더 깊게 느낄수 있다. 기름 묻은 프라이팬에 소금을 뿌려 닦으면 깨끗이 닦이고 부서지기 쉬운 생선을 구울 때 소금물에 30분 정도 담갔다 구우면 생선살이 부서지지 않는다. 목감기로 목이 부었을 때도 소금물로 헹구면 좋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나트륨 섭취가 건강에 해롭다고 하지만 앞서 밝혔듯이 정제염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자연에서 얻어진 천일염은 적당량 섭취했을 때 몸에 이롭다. 어떠한 보석보다도 빛나는 소금, 제대로 알고 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