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핀. 오, 어찌 저를 그런 무가치한 영혼으로 여기십니까? 당신의 생각 한 조각이 내 인생을 중독시키고 내 영혼을 찢어 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분노의 마음도 잠시뿐 당신에 대한 사랑의 열정이 나를 붙잡고 다시 나를 지배합니다. 내 사랑 조세핀, 세 번의 키스를 보냅니다. 그대의 마음에 한번, 그대의 입술에 한번, 그대의 눈에 한번…”
조세핀에 대한 열정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연애편지 특유의 상대의 감성을 자극하는 문구를 넣기 위함이었을까? 그가 조세핀에게 보낸 편지들을 보면‘키스’란 말이 자주 등장하는데 그 중 하나를 소개하자면 이렇다.
“당신은 정오에 출발할 것이고 나는 3시간 안에 당신을 다시 만나게 될 것입니다. 달콤한 내 사랑, 그때까지 천 번의 키스를 보냅니다. 그러나 보답으로 키스를 하지는 말아요. 내 모든 피가 불타 버릴지도 모르니까요.”
나폴레옹은 결혼하기 전부터 그녀에 대한 열정을 연애편지에 오롯이 담았는데, 키스나 포옹 같은 단어가 많이 등장하는걸 보면, 조세핀이 현대식으로 표현하자면 섹시미를 풍기지 않았나 여겨지기도 한다. 그 한 예로 결혼하기 전 그가 띄운 연애편지를 보면 이런 대목이 나온다.
“나는 단 하루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단 하룻밤도 당신을 포옹하지 않고 잠든 적이 없습니다. 군대의 선두에서 지휘할 때에도, 중대를 사열하고 있을 때에도, 내 사랑 조세핀은 내 가슴 속에 홀로 서서 내 생각을 독차지하고 내 마음을 채우고 있습니다.”
조세핀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뜨거웠는지는 그가 생사의 갈림길에 선 전쟁터에서 보낸 연서를 보더라도 알 수 있다.
“무슨 마법으로 당신은 나의 능력을 사로잡아 내 존재의 의식을 온통 자신 속에 빨아들인단 말이오. … 당신 눈을 사랑하듯 나를 사랑해 주오. 하지만 그것으로 부족하오. 바로 당신을 사랑하듯 날 사랑해 주오.”
한 마디로 눈에 콩 깎지가 씌운 사랑을 한 셈이다. 황제의 자리에 등극하고 세상 부러울 것 없는 나폴레옹이었지만 사랑만큼은 정복할 수 없었는지 이들 부부는 이혼을 하고 만다. 이후 나폴레옹은 귀엽고 철부지 같은 합스부르크의 공주 루이스와 재혼하기에 이른다. 제2의 결혼에서 나폴레옹은 아들을 얻는 기쁨을 누리지만 그 기쁨도 한 순간, 재혼함과 동시에 그의 시대는 막을 고하기 시작하고 급기야는 황제에서 밀려나 그 유명한 엘바 섬에 유배되는 신세가 되고 만다. 마침내 세인트헬레나 섬에서 일생을 마치는 하직 인사를 하게 되는데, 그가 남긴 유언 같은 마지막 말은 다음과 같은 세가지로 요약된다. '프랑스' '군대' '조세핀' 조세핀에 대한 그의 사랑이 얼마나 절절했는지는 다음의말에서 충분히 감지할수 있을듯싶다. '조세핀과 함께 사는것, 그것이 나의 역사다.' 그러고 보면 조세핀을 향한 나폴레옹의 사랑은 부나비처럼 이리저리 흔들리는 사랑과는 차원이 다른, 비록 맹목적이긴 하지만 한결같다는 점에선 높은 점수를 줘도 되지 않을까? 조세핀도 눈을 감기 전에 나폴레옹의 이름을 불렀다는데 그녀 역시 죽음에 임박해서는 그의 사랑이 절실하게 그리웠던 것은 아닐까? 나폴레옹이 남긴명언은 수도 없이 많다. 그 중 이런 것이 있다. '인생이란 진정 하나의 소설이다.' 자신의 말처럼 소설처럼 살다가 소설처럼 사라져간 나폴레옹의 그 유명하다 못해 식상하기까지 한 이런 명언 “내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는 곧 이렇게 해석해도 될 듯 싶다. '내사랑에 불가능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