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생전>의 허생에게 배우는 지혜
책상물림의 무서운 실전능력
허생은 남산 아래 묵 적골의 오막살이 집에 살고 있었다. 그는 독서를 좋아하였으나 몹시 가난하였다. 아내가 삯바느질을 하여 살림을 꾸려나갔다. 굶주리다 못한 아내가 푸념을 하며 과거도 보지 않으면서 책은 무엇 때문에 읽으며, 장사 밑천이 없으면 도둑질이라도 못하느냐고 대든다. 허생은 책을덮고탄식하며문을 나선다.
허생은 한양에서 제일 부자라는 변 씨를 찾아가 돈만 냥을 꾸어 가지고 안성에 내려가 과일 장사를 하여 폭리를 얻는다. 그리고 제주도에 들어가 말총 장사를 하여 많은 돈을 번다. 그 뒤에 어느 사공의 안내를 받아 무인도 하나를 얻었다. 허생은 변산에 있는 도둑들을 설득하 여각 기소 한필, 여자 한 사람씩을데려오게 하고 그들과 무인도에 들어가 농사를 짓는다. 3년 동안 거두어들인 농산물을 흉년이 든 장기에 팔아 백만금을 얻게 된다.
그는 외부로 통행 할아버지를 불태우고 50 만금은 바다에 던져 버린 뒤에 글 아는 사람을 가려 함께 본토로 돌아와 가난한 자들을 구제하고 남은 돈 10 만금을 변 씨에게 갚는다. 변 씨로부터 허생의 이야기를 들은 이완(李浣) 대장이 변 씨를 데리고 허생을 찾는다. 이완이 나라에서 인재를 구하는 뜻을 이야기하였으나 오히려 허생에게 비웃음만 사고 돌아간다. 허생의 비범한 인품을 알게 된 이완은 그를 기용하고자 다시 찾아갔지만, 이미 허생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
무엇이든 교본부터 읽어라
<허생전>은 박지원의 실학적 경륜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북벌’이란 허울 좋은 구호를 내걸고 백성을 모두 이에 집중시켜, 사회의 부정과 부패에 눈감아 버리게 한 당대 위정자의 무능과 허위를 꼬집어 풍자한 문제작이다. 사회의 병리를 통찰하고 그 개혁안을 제시하여 이것을 실천할 열정을 가졌던 이상주의자 허생을 창조함으로써 박지원은 한국 소설사의 새 장을 열었다고 할 수 있다.
허생의 능력은 아무도 못 말리는 놀라운 실천력에 있다. 하지만 그 실천이 성공으로 어이질 수 있게 받쳐준 바탕은 10년 계획 공부에 7년을 공부한 내공이다. 아내의 잔소리를 하루 이틀 듣지 않았을 터지만 꿋꿋하게 자신의 실력을 쌓아갔다.
보통 공부만 한 사람은 실물에 밝지 못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이론보다는 실전에 강해야 한다는 것이 요즘 세상의 처세이기도 하다. 하지만 실전에 진정으로 강한 사람은 이론도 탄탄하게 마련이다. 모든 운동에서 탁월해지기 위해서는 훈련 못지않게 이론이 중요하다. 그래서 이론서를 많이 읽은 사람이 장기적으로 강해진다. 사진을 잘 찍고 싶은가? ‘초보자를 위한 디지털카메라로 사진 찍기’ 같은 것을 읽어야 한다. 바둑을 잘 두고 싶을 땐‘바둑 교본’ 같은 것을 읽어야 한다.
운동도 실전에 앞서 탄탄한 이론이 뒷받침되어야 열매를 거둘 수 있음을 보여준 사람이 히딩크다. 이전에는 시합에서 잘 하지 못하면 무조건 정신력이 달려서 그렇다는 식으로몰아붙이곤하였으나, 중요한 것은 실력이고, 실력 이전에 중요한 것은 이론이라고 생각한 히딩 크는 매우 과학적으로 시합을 분석하고 대비하였다. ‘히딩크 사단’이라 칭하는 스태프 가운데 상당수가 이런 분석사들이었던 것이 이를 뒷받침해준다. 이론 없이도 한두 번은 승리할 수 있으나, 항상 승리하는 강팀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4강의 신화가 가능했던 것도 탄탄하게 이론이 뒷받침된 훈련 덕분이었다.
자신의 필터로 전문성을 갖자
이론은 전문성을 가질 때 비로소 능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은 같은 정보라도 지식을 받아들이는 방법도 폭도 그것을 활용하는 곳도 모두 다르다. 내가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차이를 선명하게 끌어내는 일이 이 시대와 미래 시대가 요구하는 전문성이기도 하다. 전문성을 확보하려면 정보를 거르고 분
석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인터넷의 보편화로 정보의 바다에서 그 모든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 독자적으로 자신만의 필터를 이용해 도움이 될 정보만 걸러내야 한다. 정보의 가치를 평가하는 잣대로는 신속성과 희소성, 정확성이 있다. 인터넷에 떠다니는 단편적인 정보로는 역부족이다.
만약 자신이 재테크에 관심이 많다고 하자. 신문 스크랩은 과거에는 신문을 오리거나 복사해서 했지만 인터넷이 발달한 요즘은 기사 제목만 체크하고 그것을 인터넷상에서 검색하여 옮겨오기만 하면 된다. 따라서 가능하면 보는 신문의 개수를 최대한 늘리자.
발로 뛰는 노력도 필수다. 현장을 등한시해서는 자칫 현실감각의 균형을 잃을 수 있다. 필요하면 현장에 가서 확인하고 담당자를 만나며 시장조사를 하는 등 발 빠르고 부지런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희소성 과정 확성을 갖춘 고부가가치의 정보를 제대로 낚을 수 있고, 거기서 정보가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라 자신의 업무나 사업과 연관성이 있어야 정보로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