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을 위한 용돈 재테크
직장인들은 한 달에 용돈을 과연 얼마나 쓸까? 지난 2009년 인사 포털 사이트 인크루트가 직장인 74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결과에 따르면 직장인들은 한 달 평균 45만5000원의 용돈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50만 원에 조금 못 미치는 금액이다. 직접 일을 해서 돈을 벌지만 정작 개인적인 용도로 쓸 수 있는 돈이 많지 않다는 얘기다.
재미있는 사실은 결혼 여부에 따라서 용돈 씀씀이 차이가 많이 난다는 점이다. 조사 대상자 중 미혼 직장인은 한 달에 54만6000원을 쓴다고 대답한 반면, 기혼 직장인은 한 달 평균 34만2000원을 쓴다고 대답했다. 무려 20만 원이 넘는 차이다. 용돈을 아껴 쓰고 싶다면 이것저것 다 집어치우고 결혼부터 하는 것이 맞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한 달에 30만~50만 원 사이의 용돈을 쓰며 미혼보다는 기혼 직장인들의 용돈이 훨씬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지표다. 기혼 남성 직장인 가운데 경제권을 아내에게 ‘ 빼앗긴(?)’ 남성들이 60% 이상이라고 하는 조사도 있는 것을 감안하면 그들의 주머니 사정이 어떠하리라는 것은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직장인들 비자금 관리 위한 ‘스.텔.스’ 통.장
요즘 같은 물가에 50만 원으로 한 달을 버틴다는 것이 결코 만만한 일은 아니다. 후배들 만나서 삼겹살에 소주라도 몇 번 먹고 나면 한 달 용돈이 확 줄어드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보면 저녁 약속 한 번 잡기도 부담스러워진다.
이 때문에 아내 몰래 평소 조금씩 비자금을 챙겨두는 직장인들도 많다는 소문이다. 이들에게 알음알음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특별한 통장이 하나 있다. 일명 ‘스텔스’ 통장으로 불리는 비밀 통장이 바로 그것. 레이더에 걸리지 않는 스텔스 전투기처럼 통장의 존재를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보유할 수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인터넷 거래가 되지 않는 것은 물론, 공인인증서와 보안카드를 갖고 있더라도 계좌를 찾을 수 없다. 은행 창구나 ATM을 직접 방문해야만 거래할 수 있다. 손바닥 안에서 모든 은행 업무를 처리하는 요즘 같은 스마트 시대에 스스로 불편함을 자초하면서 가지고 있는 통장이다. 이 때문에 ‘스마트’와 정 반대의 의미로 ‘멍텅구리 통장’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이런 비밀계좌는 특별한 상품이라기보다 일종의 서비스다. 은행에서 계좌를 만들 때 인터넷으로 조회할 수 없게 설정해 달라고 하면 비밀계좌를 만들 수 있다. 원래는 보이스피싱 같은 전자금융 사기로부터 통장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돼 일부 고객들만 사용하던 제한된 서비스였지만 최근 아내에게 경제권을 빼앗긴 남편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용돈 ‘비자금’ 통장 역할까지 하고 있다. 비자금을 관리하기 좋다는 소문이 돌면서 은행들이 별다른 홍보를 하고 있지 않은데도 이용자 수가 크게 늘어 2014년 12월 말 현재 약 12만 명이 이 ‘비밀계좌’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체크카드를 신용카드처럼 쓴다, 하.이.브.리.드 카.드
아무리 통장을 감출 수 있다고 해도 숨길 돈이 없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숨길 수 있는 돈부터 모으는 것이 우선이다. 돈을 모으는 가장 빠른 방법은 쓰지 않는 것이다. 돈을 안 쓰려면 현금이나 신용카드를 가지고 다니지 않는 것이 좋다. 지갑에 현금이 두둑하게 있으면 굳이 쓰지 않아도 될 돈도 쓰게 되고 신용카드가 있으면 한우 한 마리도 너끈히 잡아먹을 수 있다. 특히 신용카드의 경우 직장인들에게는 용돈 과소비의 주범이기도 하다.
용돈을 절약하는 방법 중 하나는 아예 지갑에 돈을 적게 넣어 가지고 다니거나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것이다. 체크카드는 자신의 통장에 들어 있는 만큼만 지출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체크카드만을 가지고 다니기에는 왠지 불안한 마음이 들 때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월급날이 다가오면서 계좌가 바닥난 상태에서 ‘깡통’ 체크카드로 어떤 난처한 상황에 맞닥뜨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 때문에 체크카드를 만들어두고도 만약의 사태를 대비한 신용카드를 가지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이라면 ‘하이브리드 카드’가 정답이 될 수 있다. 하이브리드 카드는 체크카드에 신용카드 기능을 결합시킨 상품이다. 체크카드처럼 통장에 있는 돈을 사용하지만 20~30만 원 내외까지 신용카드처럼 결제할 수 있는 혜택을 가지고 있다. 매달 용돈을 받아 생활하는 사람이나 신용카드를 아예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매우 편리한 카드다.
신용카드 기능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신용카드의 혜택을 고스란히 누릴 수 있고 신용카드처럼 사용하면서도 연회비는 신용카드 보다 적게 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월 한도 금액을 정해 놓으면 그 금액이 넘을 때만 신용결제가 되도록 할 수도 있다.
모바일 전자지갑으로 500원 짜리 더.치.페.이.도 ‘척척’
지갑에 현금도 비우고 신용카드도 비우고 나니 또 다른 문제에 봉착한다. 가끔씩 친구들과 술 한 잔 하고 더치페이를 할 경우 ‘1/n 회비’가 없어서 곤란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 이럴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모바일 전자지갑’ 서비스다.모바일 전자지갑은 이제 막 시작된 서비스로 카카오톡을 서비스하는 다음카카오와 금융결제원, 16개 은행이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뱅크월렛카카오’가 대표적이다. 뱅크월렛카카오는 스마트폰을 전자지갑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뱅크월렛카카오 앱을 스마트폰에 다운로드 받고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은행계좌를 하나 지정해 전자지갑으로 충전할 수 있다. 전자지갑에 충전된 돈으로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결제를 할 수도 있고 친구에게 송금도 할 수 있다.인터넷뱅킹으로 송금하는 것에 비해 훨씬 편리하다. 복잡한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 번호 입력 절차 없이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간단히 송금할 수 있다. 수수료도 들지 않는다. 무엇보다 편리한 점은 계좌번호를 몰라도 된다는 점이다.
5명의 친구가 6500원 짜리 점심을 먹고 더치페이를 하게 된다고 가정해보자. 식당에서 500원 짜리 동전을 주고받는다는 것도 난감하고 그렇다고 대충 나누자니 누구는 더 내고 누구는 덜 내는 상황이 생겨서 애매하다. 이럴 때 모바일 전자지갑의 송금 기능을 활용하면 유용하다. 계좌번호를 물어보고 적을 필요 없이 카카오톡으로 메시지 보내듯이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다. 충전한 돈은 ATM을 통해 인출도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은행 시스템 문제로 인해 송금한 돈을 인출하려면 다음날 12시까지 기다려야 하고 오프라인에서 결제할 수 있는 곳이 아직 많지 않다는 것은 단점으로 꼽히고 있다. 또, 뱅크월렛카카오를 이용해 송금하려면 양쪽 모두 해당 앱을 설치하고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어야 한다. 서비스가 시작된 지 몇 달 되지 않아 아직까지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지만 우리나라 스마트폰 사용자 중 93%, 3700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보급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고 있다.
용돈이 하루아침에 큰 폭으로 ‘인상’될 가능성이 없다면 어떻게든 한 푼이라도 아끼고 알뜰하게 사용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