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기준금리가 상승 반전하기 시작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7월 9일, 기준금리를 연 2%에서 2.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기준금리란 중앙은행이 시중 금융 기관에게 돈을 빌려줄 때 적용하는 금리로 각종 금리의 기준이 된다. 시중 은행들이 한국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내야 하는 이자가 커진 만큼 은행들이 일반인들에게 돈을 빌려 줄 때 받는 이자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만약 회사원 A씨가 은행에서 연 6%(기준금리 2.0% +가산금리 4.0%)의 이자로 1억 원을 빌렸다면 이번 인상으로 매달 갚아야 할 이자는 산술적으로는 50만 원에서 52만 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1억 원을 빌렸어도 매달 고작 2만 원의 이자 부담이 느는 것을 갖고 뭘 그리 호들갑이냐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제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 금리는 오를 일만 남았다는 것이 전문가들 분석이다. 실제로 이번 금리 인상은 17개월만에 이뤄졌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가파르게 내려갔던 금리가 이젠 변곡점을 지나 상승 반전하기 시작한 것이다.
금리 인상 또 이뤄질 것, 대출 이자 관리 필수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상태인 현재의 금리 수준이 정상이 아니라는 점도 앞으로 금리 인상이 계속될 수밖에 없는 또 하나의 이유다. 실질금리는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수치인데, 현재 물가상승률이 2.7~2.8%대인 만큼 적어도 기준금리가 2.7~2.8%는 돼야 실질금리가 플러스대로 돌아선다. 눈여겨 볼 점은 이번에 0.25%포인트 기준 금리를 올렸다고 해도 여전히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대라는 데 있다. 따라서 하반기에 한두 차례 더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그럼 내년엔 어떨까. 현재의 경제 회복세를 감안할 때 내년에도 금리는 오를 것이라는 데 이견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한 외국계 증권사는 기준 금리가 하반기 0.50%포인트 오른 뒤 내년엔 다시 1.50%포인트나 추가 인상될 것으로 내다 봤다. 이 경우 기준 금리는 4.25%에 달할 전망이다.
은행에서 1억 원을 빌린 직장인 A씨가 매달 갚아야 할 이자는 내년 말엔 68만7,500원으로 불어나게 된다는 얘기다. 매월 50만 원 정도였던 이자가 70만 원 가까이로 늘어나면 A씨는 자칫 파산할 수도 있다. 재테크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할 이유다.
저금리 상품 전환은 중도상환 수수료 생각해야
먼저 이자가 커지는 만큼 빚을 최대한 줄이는 게 관건이다. 대출을 갚을 땐 금리가 높은 상품부터 갚는 게 순서다. 사채나 현금서비스는 무조건 갚고, 그 다음으로 10% 안팎인 카드론이나 마이너스 통장의 빚을 상환한 뒤 신용대출, 예금담보대출, 주택담보대출 등의 순으로 빚을 갚는 것이 한 푼이라도 이자를 줄이는 방법이다. 대출을 갚을 수 없다면 최대한 금리가 낮은 상품으로 갈아타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고정금리는 통상 변동 금리보다 금리가 높고, 기존의 변동 금리 대출액도 모두 갚아야 하는 만큼 중도상환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그러므로 지금 당장 고정 금리로 대출을 바꾸기 보다는 최대한 변동 금리 대출액을 줄여 중도상환 수수료 부담을 줄이고, 고정 금리와 변동 금리의 차이가 좁혀질 때까지 기다렸다 갈아타는 것이 더 낫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여유 있으면 예·적금 금리 재태크 주력해볼 만
반대로 여유 자금이 있다면 예·적금 금리 재테크에 주력해야 한다. 이젠 매달 이자율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만기일을 짧게 잡고, 0.1%포인트라도 이자가 높은 곳에 돈을 맡겨야만 한다. 예·적금 금리가 다소 올랐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금리는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논리적으로는 금리가 오르면 주식 투자보단 예·적금 수요가 커진다고 볼 수 있는 만큼 금리 상승기의 주식 투자에 대해선 찬반론이 엇갈린다. 경제의 체질이 튼튼해졌다는 것을 금리 인상이 반증해 준 만큼 오히려 증시에 뛰어 들 타이밍이라는 반론이 있기 때문이다.
엇갈린 반응이 나오는 주식 투자 의견과는 달리 부동산 투자에 대해선 위험성이 높다는 게 일반적인 전문가들 의견이다. 제 돈 내고 집을 사는 일이 많지 않은 우리 현실에서 대출 이자 부담은 고스란히 부동산 수요층 감소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최근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는 배경이다. 한 자산운용사의 투자운용팀장은 “금리는 경제의 모든 것을 말해 준다”며 “저금리 시대가 사실상 끝난 만큼 모든 재테크 전략을 다시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