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국제 소비 가전쇼(CES)
IT, 자동차를 만나다
올해 CES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타 산업, 특히 자동차 분야로의 IT 확산이다. 이번 CES 전시장에는 유난히 많은 자동차가 전시장을 가득 메운 것도 이 때문이다. 기조연설자로 릭 왜고너 GM 회장이 초대된 것은 자동차와 정보기술(IT) 산업의 융합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다.
릭 왜고너 회장은“GM은 앞으로 10년 안에 운전자 없이 스스로 목적지까지 운전해가는 차량을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인 운전자 차량은 움직임을 컴퓨터로 조절해가며 속도나 차선을바꾸도록 한다. 위치까지 파악해 목적지를 찾아가는 개념이다.
무인 차량은 컴퓨터 칩과 안테나는 물론 레이더와 연결하는크루즈 컨트롤과 모션센서, 그리고 차선 변경 기술, 위성디지털위치 추적 장치 및 운전 안정화 장치 등 IT 기술이 없으면 불가능한 차다.
한편, 국내 업체로는 현대오토넷이 카메라와 GPS수신칩, 그리고 충격 감지 센서가 달린 자동차용 블랙박스를 선보여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운전 중인 자동차 주변 상황이 운행위치, 속도 등과 함께 메모리에 저장되며 사고 발생 시 충격 방향과 강도까지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삼성∙LG, TV 분야서 격돌
TV 등 디지털가전 분야에선 화질 등을 비롯한 각종 성능이 평준화되면서 각 제품만의 ‘개성’이 강조되는 모습이었다. 삼성전자가 2008년 액정표시장치(LCD) TV 전략모델「시리즈6」「시리즈7」에 터치 오브 컬러(TOC) 기술을 적용해 TV 외관이 보는 방향에 따라 자연스럽게 고광택 색깔이 바뀌게 한 사례가 대표적인 예다. LG전자도 전략 제품인「LG60」LCD TV 후면을 하이그로시레드 색상의 디자인으로 전면 블랙 색상과 조화를 이루게 했고,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 제품도 무채색의 형광체 구조에 코발트 컬러를 추가하면서 화질을 개선시켜 차별화를 꾀했다. 올해 LG전자 TV 제품의 트렌드를읽을수있는대목이다.
한국과 일본 기업들 중심으로 나타난 초슬림 TV 경향은‘포인트 주기’의 일환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확산되는 양상이었다. 파이오니아가 두께 9㎜의 PDP를 전시해 눈길을 끌었고, 파나소닉(마쓰시타전기)은 25㎜ PDP TV, 히타치는 두께 19㎜, 38㎜의LCD TV를 선보였다.
현실화된 무선의 자유
TV, 홈시어터, 휴대폰, 게임기 및각종 비디오∙오디오(AV) 기기들을 무선으로 연결하며 거실 안의 선을 최소화하는 흐름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은 일제히 무선으로 각 디지털 기기를 연결할수 있는 TV 제품들을 선보였다.
글로벌 디지털가전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와이어리스HD그룹은 이번「CES 2008」을 계기로 기기 간 고화질(HD) 콘텐츠를 자유롭게 이동시킬 수 있는 무선 고화질 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HDMI)를 공급해 나가기로 했다.
이로써 거실의 복잡한 선들을 줄이면서도 캠코더의 동영상을그대로 TV에서 볼 수 있게 해주는 등 각종 AV 기기 간 고화질콘텐츠를 무선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해주는 관련 제품 및 시스템들이 올해 활발히 출시될 전망이다.
인터넷이 주머니 속으로
인텔이 MID 전용 플랫폼「멘로우」를 선보이면서 손이나 주머니 속에 쏙 들어오는 소형 인터넷 기기가 폭넓게 확산될 조짐이다. MID는 울트라 모바일PC(UMPC)보다 작고 휴대성이 용이하면서, 스마트폰보다 더 개선된 풀 브라우징을 구현하는 디지털 기기로, 2008년 중반부터본격 출시될 전망이다.
인텔은 올해 상반기 출시하는「멘로우」플랫폼의 강점을 알리면서, 각종 MID들을 시연할 수 있는 부스를 마련했다. 삼성전자가 관련 무선 반도체 칩셋을 제공하는 한편 LG전자, 소니,도시바, 후지쯔, 레노보, 기가바이트, 아이고 등 다양한 기업들이 MID를 선보이며 새로운 디지털 기기의 확산을 예고했다.
폴 오텔리니 인텔 회장은‘주머니 속 인터넷’의구현을 새로운 디지털시대의 혁명이라고 강조했다.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 역시MID의 확산을 예고하는 등 소형 인터넷기기 세상의 도래가 성큼 다가온 듯한 인상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