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이 말했다.
“아빠, 지구가 망가지고 있대!”
“왜?”하고 물으니“사람들이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기도 하고, 공장과 자동차에서 나오는 공기도 나쁘기 때문이래. 아빠, 지구가 죽으면 우리도 죽는 거 아냐?”라고 되물었다.
한국, 에너지소비 세계 10위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는 연간 2억 2,600만TOE로 세계 10위다. 하지만 에너지의 97%를 해외에 의존하는 등 자주공급역량은 취약하다.
에너지원별 수입현황은 석탄 세계 2위, 석유 세계 4위, 천연가스 세계 8위다. 그리고 에너지별로 수입국이 특정지역에 편중돼 있어 에너지확보 측면은 안정적이지 못하다.
원유의 경우, 중동의존도가 82%에 이르고, LNG는 카타르, 오만,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서 대부분 들여온다. 유연탄 역시 호주와 중국의존도가 각각 4%, 22%에 달한다. 부문별 최종에너지 소비는 산업용이 56%로 가장 많고, 수송용 21%, 가정 및 상업용 21%, 기타 2% 순이다.
에너지원별 소비는 석유 44%, 석탄 24%, 원자력 16%, LNG 14%, 기타 2% 순을 차지하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최근 들어 석유소비가 급격히 위축되고, 원자력의 비중이 높은 증가세를 보인다는 점이다. 석유는 1990~1997년 저유가, 석유화학산업의 고성장, 자동차 등록대수증가 등으로 연평균 12% 가까이 증가했다. 하지만 이후 고유가, 환경규제 강화로 2% 미만의 낮은 증가율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석유비중은 1980년 61%에 달했지만, 1990년 54%, 2006년 44%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원자력은 1981~1990년 신규 설비용량 증가로 연평균 38%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원자력 비중은 1981년 2%, 2006년 16%로 크게 뛰어올랐다. 정부는 또 원자력의 발전량을 2008년 34%에서 2022년 48%로 높이기로 했다.
성장은 환경보호, 환경은 성장동력
지식경제부는 지난해 8월‘국가에너지 기본계획’과 9월 ‘그린에너지 산업발전전략’을 발표한데 이어, 12월‘지식·혁신주도형 녹색성장 산업발전전략’을 수립했다. 이어 올 1월 6일 정부합동으로‘일자리 창출을 위한 녹색뉴딜사업 추진방안’도 내놓았다. 환경위기와 자원위기에 대비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녹색성장전략과 일자리 창출 정책을 융합,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성장이 환경을 보호하고, 환경이 성장의 동력이 되는 신 패러다임을 실현한다는 취지다.
이와관련,‘ 지식·혁신주도형 녹색성장 산업발전전략’중 핵심주력산업 녹색변환의 경우, 산업별 이산화탄소 줄이기, 에너지효율 높이기, 친환경 혁신제품 생산 등 기획부터 원료조달, 생산, 유통, 소비, 폐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가치사슬 과정이 저탄소형으로 탈바꿈한다. 9대 주력산업별 전략은 철강과 석유화학, 섬유의 경우, 기후변화 대응기술과 친환경 소재 시장을 창출하고, 자동차, 조선, 기계는 수송부문의 이산화탄소 배출 해소와 하이브리드형 동력개발에 나선다는 것 등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가전 또한 신산업 창출과 국제환경규범을 선도키로 했다. 또 지난 6월 이명박 대통령의 주재로 열린 새해 첫 국무회의에서는 9개 핵심사업과 27개 연계사업으로 구성된‘일자리 창출을 위한 녹색뉴딜사업 추진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추진방안에 따르면 9개 핵심 사업에 2012년까지 39조 원을 투입해 69만 개의 일자리를, 27개 연계사업에 11조 원을 들여 27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일자리 창출규모 95만 1,000여개 중 청년 일자리는 10만여 개로 예상된다.
핵심 사업은 4대 강 살리기 및 주변 정비사업, 녹색교통망 구축, 녹색생활공간 조성, 그린홈, 그린오피스, 그린스쿨 확산, 폐기물 자원, 바이오매스 등 자원재활용의 확대 등이다.
선진국도 녹색성장계획 수립
선진국의 정부와 기업들도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녹색성장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다. 풍차의 나라로 알려진 덴마크는‘돼지의 나라’로도 불린다.
인구 540만 명의 거의 4배인 2,500만 마리의 돼지를 사육하는 이 나라는 돼지똥에서 메탄가스를 추출, 가스로 사용하고 남은 찌꺼기를 정화시켜 배출한다.
과거, 이 나라 환경부장관이 돼지 똥에서 정제한 식수를 TV 앞에서 직접 시음해 보여 세계를 놀라게 했다. 갖고 있는 동물자원을 활용해 시장창출과 환경보호의 일거양득 효과를 본 것이다.
미국의 경우, 제44대 대통령 당선자 버락 오바마가‘뉴 아폴로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향후 10년 간, 재생 가능한 청정에너지원 개발에 1,500억 달러를 투자해 500만 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게 골자다.
나아가 자국의 에너지 안보, 세계 기후변화 대응의 기여를 내세우며, 미국을 신녹색경제의 글로벌 리더로 탈바꿈 시킨다는 야심도 있다. 영국은 지난 2000년 기후변화 프로그램을 수립, 시행한 이후 올 1월 4일, ‘그린 뉴딜정책’을 발표했다. 수력, 풍력, 전기차 등 대체에너지산업과 관련된 프로젝트 10개를 추진해 10만 개의 고용창출도 약속했다.
일본은‘저탄소 사회 구축’을 국가발전의 기조로 삼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39억 달러에 이르는 에너지기술 R&D 투자규모를 향후 5년 간 300억 달러까지 확대키로 하고, 2015년까지 친환경사업 시장을 100조 엔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220만 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이 일본정부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