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커피 전문점의 시작
사실 하워드 슐츠는 스타벅스를 창업한 사람이 아니다. 1971년에 제럴드 볼드윈과 고든 보커, 지브 시글이 각각 1만 달러씩 투자해서 시애틀에서 커피원재료를 파는 스타벅스를 설립했다. 하워드슐츠는 1982년 마케팅 담당자로 영입되었는데, 그가 이탈리아 여행 중 본 밀라노의 에스프레소 바를 스타벅스에 적용하고자 했다. 하워드 슐츠가 스타벅스에서 커피숍 사업을 추진할 때, 커피는 집이나 직장에서 마시는 것이지 누가 커피숍에서 사먹겠냐는 경영진들의 반대가 가장 컸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1987년 스타벅스를 인수했고 그의 인생 최고의 도전은 그렇게 시작됐다.
세계적인 창업자들에겐 한결같이 ‘안 된다’는 생각이 절대 없다. 할 수 있다는 도전은 창업자나 경영자에겐 아주 중요한 덕목이다. 남들이 실패할 거라고 말린 사업이 바로 스타벅스 커피숍이었다. 하지만 그는 안 된다는 생각을 과감히 된다로 바꿔버렸다. 단순히 커피를 팔고, 마시는 공간이 아니라 편히 쉬면서 얘기할 공간이므로, 커피문화를 상품화시키는데 주력했다. 하워드 슐츠의 원대한 비전과 차별화된 매장 경험, 그리고 직원에 대한 존중 등이 스타벅스를 급성장시켰으며, 1992년에는 나스닥에 상장시켰고, 2014년 기준 전세계 64개국에 2만여 개의 매장을 갖고 있는 세계 최대의 체인 커피 전문점이 되었다. 브룩클린의 빈민가에서 나고 자란 하워드 슐츠는 그렇게 억만장자가 되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아주 순탄한 성공 스토리로만 보인다. 하지만 하워드 슐츠에게도 위기가 있었다. 아니 스타벅스에 큰 위기가 있었다.
위기를 극복시킨 하워드 슐츠의 리더십
하워드 슐츠는 스타벅스의 성공을 이룬 후 2000년 경영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그는 2008년 스타벅스 최대의 위기 순간에 다시 복귀했다. 당시 회계년도 4분기의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97%나 급감했고, 회계년도 전체 순익도 53%나 감소했다. 경쟁자들도 많았다. 맥도널드를 비롯한 저가 커피 브랜드의 공격이 거셌고, 스타벅스가 가진 특별함이 점점 퇴색되어가고 있었다. 또 스타벅스가 추진한 사업다각화는 부진한 성과를 내기만 했다. 나스닥 상장이래 계속 오르기만 하던 스타벅스 주가는 2006년 역대 최고치인 40달러까지 근접했다가, 2008년 7달러 선까지 급락하고 말았다.
하워드 슐츠는 CEO로 복귀한지 한 달이 된 2008년 2월 26일 오후 미국 전역에 있는 7100개 스타벅스 매장을 3시간 동안 일제히 폐쇄했다. “최상의 에스프레소를 선사하기 위해 잠시 시간을 갖고자 한다”는 안내문을 걸고 매장을 닫고, 13만5000명의 바리스타를 대상으로 동영상을 통해 최고의 커피 만드는 방법을 다시 배우는 에스프레소 엑셜런스 트레이닝을 실시했다. 3시간의 매장 폐쇄는 600만 달러의 손실을 가져오는 일이었지만, 이는 스타벅스의 고객 만족도를 수직 상승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월 스트리트가 중요시 여기는 각 매장 별 매출과 경쟁 기업과의 비교에 초점을 맞추던 관행에서 탈피해 남과의 비교가 아닌 자신들에게만 집중했다. 인형 판매 등 회사의 본질과 상관없는 일도 중단했다. 최고의 커피를 제공해 커피 전문점 브랜드 중에서 커피 권위자의 역할을 지키겠다는 확고한 결단이었다. 아울러, 금융위기 여파로 최악의 상황에 빠진 스타벅스를 위해 그는 각 매장의 매니저 등 직원 1만 명이 참석하는 리더십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컨퍼런스 비용만 3000만 달러를 썼다. 이 같은 하워드 슐츠의 강력한 리더십과 결단력으로 추락했던 주가도 2009년부터 반등하며 계속 오르더니 2011년에 40달러선을 회복하고, 그 뒤로도 추세를 계속 이어가는 중이다. 2015년 2월 20일 기준 스타벅스의 주가는 93달러가 넘는다. 책임지는 CEO, 방만하게 벌인 사업을 다시 집중하게 하고, 직원과 시장의 신뢰를 얻으려 끊임없이 도전하는 CEO, 그가 스타벅스를 살린 것이다.
스타벅스가 가진 특별함
스타벅스는 경제매거진 <포춘>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2014(World’s Most Admired Compa-nies 2014)’에서 5위다. 브랜드 가치 순위나 매출 순위가 아닌 존경받는 기업 순위에서 상위권이라는 건 아주 특별한 의미다. 유명하거나 돈 잘 버는 글로벌 기업들은 참 많지만, 존경받는 기업이란 타이틀을 단다는 건 그리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건 스타벅스에게 뭔가 특별한 점이 있다는 의미다.
바로 직원에 대한 존중이다. 스타벅스는 직원을 직원 Employee이라 부르지 않고 파트너라 부른다. 손님에게 주문을받고, 커피를 내리거나, 카드 결제를 하는 모든 직원들이 동업자라는 인식이다. 스타벅스는 시간제 직원들에게 의료보험과 스톡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 시간제 직원들이 행사한 스톡옵션 가치는 무려 10억 달러 이상에 이를 정도다. 심지어 직원들에게 학비를 지원하는데, 스타벅스가 지정한 애리조나 주립대 온라인 강좌를 들을 경우 대학 등록금을 지원한다. 학자금 지원규모가 1인당 3만 달러 정도다. 심지어 학위 과정도 회계에서 전기공학 등 40여 개로 다양하다. 주당 20시간 근무하는 아르바이트생부터 이 복지 프로그램의 수혜 대상이다.
우리나라에선 상상도 못할 일이다. 스타벅스의 CEO 하워드 슐츠는 이것을 상장기업으로서 역할과 책임이라며 당연한 일을 한다는 입장이다. 가장 열악해 보이는 일자리인 시간제 일자리, 즉 아르바이트에 대한 대우가 이 정도이니 정규직은 오죽하겠는가?
직원에 대한 존중이자 대우는 스타벅스를 미국인이 존경하는 기업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스타벅스는 창업 초기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왔고, 경영 성과를 임직원과는 물론이고, 지역사회의 소외된 이들과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걸 중요한 원칙으로 삼고 실천해왔다. 이런 기업 문화와 경영의 방향은 우리 기업들도 관심 가져야 할 부분이다. 고객들에게 사랑 받는 기업이 결국 오래 살아남는 기업이 되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