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리는 뇌졸증? 뇌졸중!
어떤 이들은 뇌졸증으로 잘못 알고 계시지만, 뇌졸중(腦卒中)이란 뇌에 갑작스러운 순환의 장애로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조직이 손상되는 병이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혈관성 원인에 의해 갑자기 발생하는 국소 또는 전반적인 뇌기능의 장애가 24시간 이상 지속하거나 사망을 초래하는 임상징후”가 뇌졸중이다.
흔히 중풍(中風)이라고도 하고, 서양에서는 stroke이라고 하여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뇌졸중의 특징이다.
뇌졸중과 뇌출혈을 혼동하시는 분들도 가끔 있는데, 뇌출혈은 뇌졸중의 한 유형이다. 혈관이 터져서 출혈이 되어 뇌손상이 발생하면 뇌출혈(출혈성 뇌졸중), 혈관이 막혀서 뇌허혈이 일어나면 뇌경색(허혈성 뇌졸중)이다. 따라서 뇌경색과 뇌출혈 모두 뇌졸중에 속한다. 뇌졸중이 생기는 이유는 한가지로 요약되지 않는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생길 수 있고,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과도한 음주, 심장병, 등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어 뇌졸중이 발생한다.
가을이나 겨울철에 더 조심해야 한다?
뇌졸중은 암, 심장질환에 이어 우리나라 사망원인 3위이며, 가을이나 겨울에 발생이 더 흔하다고 알려져 있다. 가을이나 겨울철에 뇌졸중을 더 조심해야 하는 이유로는 실내·외 온도 차이와 저온 자극 시 교감신경계 항진에 의해 혈압이 상승하거나, 인플루엔자 등의 감염이 가을철에 집중되므로 염증 지수의 증가에 따른 동맥경화증이 악화되거나, 심장의 기능 저하나 동반된 심장질환에 의한 뇌졸중 증가 등이 있다. 그러나 어느 계절이나 일년 내내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예방 노력이 필요하다.
병을 키우는 생활습관이 있다?
생활습관은 뇌졸중의 위험을 높일 수도 있고, 낮출 수도 있다. 가족력이 있는 분들이 뇌졸중을 걱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대부분의 뇌졸중은 유전병이 아니다. 뇌졸중의 위험을 높이는 여러 가지 생활습관, 성인병 등을 주의하여야 한다. 다른 위험인자가 없더라도 나이가 들수록 위험이 증가하여서 80세 이상 노인 10만명당 3,000명 이상 발병한다고 추정된다. 흡연을 하면 뇌경색의 위험이 1.6배 증가하고, 비만상태라면 그 위험이 1.2~1.9배 증가한다. 고혈압,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 등이 있으면 각각 1.4~2.8배 위험이 증가한다. 과거에 뇌졸중이 있었던 사람은 평생 그 위험이 3배 이상 증가하고, 부정맥 중 심방세동이 있으면 4~6배 이상 증가한다. 그러나 규칙적인 신체활동은 비만, 당뇨, 고혈압, 심장병의 위험을 줄이고, 뇌줄중의 위험도 줄인다. 세계보건기구는 성인은 주 5일, 30분 이상 중등도강도(운동을 하면서 노래하기 힘들거나 땀이 날 정도의 강도)이상의 운동을 하도록 권고한다.
의심해 봐야 할 뇌졸중의 경고 증상
뇌혈관이 막혀서 뇌조직이 손상되는 것이 뇌경색이라면, 뇌혈관이 잠시 막혔다가 뇌조직이 손상되기 전에 회복되는 경우는 일과성허혈발작이라고 한다. 뇌의 기능이 다양하듯이 일과성허혈발작의 증상도 여러 가지이며, 갑자기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일시적으로 한쪽 팔다리가 마비 되는 것이 흔한 증상이고, 갑작스런 두통이 생길 수도 있고, 한쪽 눈이 안 보이거나, 발음이 둔하거나, 말을 못 하거나, 한쪽 눈이 안 보이거나, 세상이 빙빙 돌거나, 걷는데 한쪽으로 몸이 기울거나 휘청거리는 증상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러한 일과성허혈발작은 5분에서 24시간이내에 개선되지만, 3개월 이내에 약 10~20%의 환자에서 뇌경색이 따라 온다고 한다. 따라서 일시적으로 신체 기능의 이상이 온다면 병원에 방문하여 진찰을 받고, 필요한 검사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일과성허혈발작 환자 중 일부는 뇌사진에서 작은 뇌경색이나 심각한 동맥경화증을 진단받을 수 있다.우연히 건강 검진으로 경동맥의 죽상경화증이나 뇌경색을 진단받는 사람도 있다. 뇌졸중이 생겨도 마비가 없이 기억력 장애나 어지럼 증상만 있으면 모르고 지나칠 수도 있다. 우리 몸을 움직이는 모든 행동과 생각이 뇌에서 하는 일이므로 갑자기 하던 일을 못 한다면 뇌졸중을 의심해야 한다.
골든 타임을 말하는 이유
우리 몸에는 혈전을 생기게 하는 기전과 혈전을 녹이는 기전이 같이 존재한다. 뇌혈관이 막히더라도 조기에 저절로 혈전이 녹아서 혈류가 회복되면 증상이 개선된다. 그러나 뇌혈관이 막힌 시간이 길어져서 뇌세포가 죽게 되면 그 후에 혈류가 회복되더라도 좋아질 수 없고, 뇌출혈 등으로 악화될 위험이 커진다. 따라서 뇌경색 치료에는 골든 타임이 있고, 가능한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뇌경색에 효과적인 치료로 정맥내 혈전용해술이 있다. 정맥내 혈전용해술은 발병 4.5시간 이내의 환자에게만 시행할 수 있다. 물론 최근에 수술 등으로 출혈 위험성이 높은 환자는 대상이 되지 않으며, 일부 환자에서는 뇌출혈의 위험이 있다. 따라서 뇌경색이 발생하면 가능한 빨리 병원에 도착하여야 뇌촬영과 필요한 검사 및 진찰을 하고, 의사의 판단에 따라 정맥내 혈전용해제로 치료받을 수 있다. 또 다른 치료로 동맥내 혈전용해술 혹은 혈전제거술이 있다. 혈관이 막혀 있고, 발병 8시간 이내에 치료할 수 있는 환자가 대상이 되고, 혈관조영술을 하여야 하므로 4~6시간 이내에 치료결정이 이루어져야 가능하다. 뇌경색 발병 후 시간이 지나갈수록 혈전용해에 따른 증상 개선보다 뇌출혈의 위험이 증가하므로 골든 타임내에 선택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항혈소판제는 뇌경색의 재발을 줄이기 위하여 사용되며, 혈전용해술을 시행한 환자는 24시간 후, 나머지 환자는 진단 직후 투약을 받아야 한다.
건강한 뇌, 활기찬 삶을 위한 생활 실천법
뇌졸중은 초기에 치료하면 회복될 수 있으나, 대부분 일부 장애가 남으므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13년 발표된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남자의 평균수명은 78.5세 여자는 85세로 OECD 평균치를 넘었다. 따라서 긴 여명을 고려하면 뇌졸중을 포함한 성인병의 예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실천하기 쉬운 방법부터 따라 해보자.
첫째, 매달 체중을 재서 달력에 적어보고, 되도록 많이 움직인다. 야채, 현미, 생선 등 비타민, 미네랄, 섬유소는 많고 칼로리가 적은 건강하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고, 먹은 만큼 칼로리를 소비한다. 국제보건기구에 의하면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운동을 전혀 안 하는 사람에 비하여 자립적인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시기를 연장할 수 있다. 따라서 건강한 식사와 꾸준한 운동은 건강의 기본이다.
둘째는 독감예방접종이다. 독감예방 접종이 뇌졸중의 위험을 감소시키며, 고령, 남성, 고혈압, 당뇨병 등이 동반된 환자에서 그 효과가 더 현저하다고 보고됐다. 호흡기 질환, 치주질환 등에 의한 염증은 동맥경화증이나 뇌졸중의 위험을 증가시키므로, 평소 위생습관을 잘 유지하여야 한다.
셋째,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 등 뇌졸중의 위험인자를 조절하여 위험을 낮추어 보자. 대한 뇌졸중 학회 홈페이지에서 미국 프래밍험 연구 결과에 기초하여 “내가 10년내에 뇌졸중에 걸릴 위험도”를 계산할 수 있다. 금연을 하거나 고혈압 환자라면 수축기 혈압을 낮추면 그 위험도가 감소한다. 그 외에 고지혈증이 있으면 스타틴 계열의 고지혈증제, 과거 뇌경색이나 심장병의 병력이 있다면 항혈소판제가 뇌경색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마지막으로 뇌졸중을 이미 겪으신 분들은 위의 세 가지를 실천하고, 항혈소판제 등 의사가 권고한 약을 매일 복용하여야 한다. 한번 뇌졸중이 생기면 재발할 위험이 있으므로 평생 관리를 하여야 하고, 혹시라도 재발되면 119를 불러서 병원으로 빨리 가야 한다. 가을을 맞이하며, 쉬운 일부터 하나씩 본인의 건강을 위하여 챙겨보면 어떨까? 수명이 길어진 만큼 지금부터 조금씩 노력하면 수십 년 후에는 더 건강한 노년기를 누릴 가능성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