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의 뼈와 근육에 운동 효과
걷기 운동을 하면 움직이는 뼈와 근육의 수는? 우리 몸에는 200여 개의 뼈와 600여 개의 근육이 있는데 이 모든 뼈와 근육이 걷기 운동에 관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태어나서 대략 돌 무렵에 걷게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걷기를 배우는지 살펴보면 걷기가 매우 정교한 몸놀림임을 알 수 있다.
넘어지지 않고 잘 걸으려면 관절, 뼈, 근육, 신경이 모두 조화롭게 작동해야 하는데, 이때 쓰이는 열량이 만만치 않다. 비만을 비롯해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각종 만성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또 걷기 운동만 해도 특히 허리와 하체의 근육과 뼈가 튼튼해지면서 허리 및 무릎 관절의 통증이나 관절염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척추 질환 예방에도 도움 돼
무릎이나 척추 관절에 염증 등이 있어 통증을 겪는 환자들은 대체로 걷는 것을 피하려 한다. 관절이 아프다고 해서 걷는 운동을 하지 않으면 몸무게가 더 늘어 척추 등에 가해지는 몸무게 부담이 커져 통증이 악화되고, 이 때문에 걷기가 더 힘들어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무릎이나 허리의 건강을 위해서는 관절에 부담을 주는 몸무게를 줄이고 관절 주변 근육과 인대를 강화해야 하는데, 걷기는 이 두 가지 모두 가능하게 만든다. 또 가을처럼 날씨가 좋을 때 바깥에서 걸으면 햇빛을 받아 뼈의 건강을 지키는 데 꼭 필요한 비타민 D의 합성이 늘어난다. 척추 디스크 질환을 앓고 있어도 걷기 운동은 필요한데,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에는 혈관이 없어 운동을 해야 확산 작용으로 산소와 영양을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30분 넘게 걸어야 몸속 지방 태워
달리기 등과 같이 격렬한 운동을 하면 주로 근육에 저장된 탄수화물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지만, 평소보다 빠르게 걷는 운동을 하면 내장 주변에 쌓인 지방을 분해해 사용한다. 이 때문에 한번 걸을 때 연속해서 30분 이상 걸어야 몸속 지방을 태우는 데 효과가 좋다.
걷기 운동의 요령은 편안한 복장으로 평소 산책하는 속도보다는 약간 빠르게 걷는 것이다. 등이나 이마에 땀이 맺힐 정도의 속도로 걸으면 된다. 업무 등에 쫓겨 어쩔 수 없이 시간을 많이 낼 수 없다면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걷거나 이때 한두 코스 미리 내려 걷는 등 짧게라도 많이 걸으면 좋다. 걷는 운동이 다소 지겹게 느껴진다면 주변의 다른 사람들과 함께 걷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심장 및 혈관 질환을 앓고 있거나 앓은 적이 있다면 함께 걷는 것이 더욱 좋다. 가을철에는 산을 찾는 사람들도 많은데,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산을 오르거나 내려오는 경우 무릎이나 척추 관절에 큰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관절이 좋지 않거나 비만하다면 배낭 무게는 최소로 줄여야 한다.
안짱 걸음이나 팔자 걸음 모두 피해야
무턱대고 걸을 경우 오히려 평소 앓고 있는 관절 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 관절에 이로운 걷기는 발 뒤꿈치가 먼저 땅에 닿게 걷는 것인데, 허리와 무릎 관절에 전달되는 충격이 가장 적기 때문이다. 걸음 형태도 중요한데, 양쪽 다리가 각각 일직선으로 걸을 수 있도록 ‘11자 걸음’을 추천한다. 주의해야 할 걸음도 많은데, 우선 직선을 따라 걷는 ‘일자 걸음’은 무릎의 안쪽에 몸무게 부담이 가해져 안쪽 관절에 염증이 오거나 심한 경우 관절의 변형이 생길 수 있어 피해야 한다. 또 발끝이 안쪽으로 향하는 이른바 ‘안짱 걸음’은 무릎 및 엉덩이 관절이 틀어진 자세로 걷게 돼 두 관절의 통증이나 염증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양발의 끝이 바깥으로 향하고 허리를 뒤로 젖히고 걷는 ‘팔자 걸음’은 척추관이 좁아지거나 골반이 잘 틀어져 허리 통증이 생길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허리 통증 줄이려면 11자 걸음으로
무릎 관절 질환이 있다면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는 정도로 평지나 낮은 언덕을 걷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무릎 통증이 심할 때는 걷지 않는 것이 좋으며, 특히 고령자는 넘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허리 디스크 등 허리 통증이 있다면 ‘11자 걸음’이 좋다. 걸을 때 목을 세워 시선을 약간 올리고 턱은 당기고 엉덩이가 뒤로 빠지지 않도록 허리를 세우고 걸어야 한다. 이때 배를 내밀지 말고 가슴을 가볍게 앞으로 내밀어 몸무게가 약간 앞으로 쏠리는 듯한 느낌이 들면 허리 건강을 보호하는 가장 좋은 자세다.